증권소식

고인돌 2008. 5. 14. 08:42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지난주로 대형 이벤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 새로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심란하기만 하다. 여기저기 호악재가 뒤섞여 어떤 것이 진짜 재료인지 헷갈리는 요즘이다.

어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밤사이 뉴욕증시 강세 마감은 개장초 양호한 투자심리 형성에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부담이 상존해 있었고, 쓰촨성 대지진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도 기다리고 있었다.

120달러대를 훌쩍 넘어버린 국제유가와 이로인한 물가부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원화약세도 양면의 날이었다. 경기부양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정부의 금융정책도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수급 상황도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7조원대를 넘나드는 매수차익잔고가 힘 좀 썼던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는 모처럼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전일 반등이 가능했던 건, 오후장 들어 이들 프로그램 물량이 다시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투자자들이 걱정하고 있는 악재들은 이제 그다지 새로운 뉴스는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주택시장이 여전히 안갯속이긴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하루 이틀된 재료가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유가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경기의 발목을 잡으면서 경계심리를 확산시키고는 있어도,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에서 보듯 소비심리 개선이 선행된다면 이들 요인들도 예전처럼 증시를 끌어내릴 만큼의 위력을 갖진 못할 것이란 평가다.

그보다는 매도우위에서 중립적 매매로 돌아선 외국인과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주의 약진,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지력을 확인 중인 현 상황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전일 IT주가 다시 급반등하며 재차 주도주로 떠오르고, 철강과 건설 등 산업경기 회복에 민감한 산업재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은 그래서 시사할 만하다.

물론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이 나와준다면 증시로서는 더없는 원군일터이다.

그러나 새롭지 않은 악재에 대해 더이상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시장은 이미 과거의 어두운 기억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