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소식

고인돌 2008. 10. 28. 08:22

(증시 브리핑)와타나베 부인의 귀국
edaily | 2008-10-28 08:18:45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약세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원화와 달리 엔화값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를 말할 때 흔히 지칭되는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이 짐을 챙겨 고국으로 떠나고 있다는 증거다.

27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3% 오른 1442.50원에 마감하며 닷새연속 상승했다. 10년 5개월만의 최고치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자국통화 약세 유발`이라는 교과서 이론에 따라 움직인 탓이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1% 가까이 내린 92.40엔에 거래를 마치며 닷새 연속 내렸다. 8월 중순까지만해도 달러-엔 환율은 110엔선대였지만 불과 두어달 만에 20엔 가까이나 떨어진 셈이다. 엔화값은 13년만의 최고치라 한다.

두 달전만 해도 1달러를 사려면 한국돈으로 1050원만 주면 됐지만 이제는 40%나 더 많은 1400원을 줘야 한다. 반면 일본돈으로는 90엔만 주면 되니 최근 들어 일본인 관광객이 왜 그렇게 갑자기 늘어났는지도 설명이 된다.

엔 강세의 원인은 우선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전세계를 떠돌아 다니며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엔 자금들이 금융위기로 인해 본국으로 속속 돌아가고 있는 것.

여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일본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한 몫하고 있다. 내각은 물론 야당까지 나서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일본 정치권의 신뢰도 이를 거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레버리지 효과에만 도취돼 온갖 파생상품 투자에 몰두하고 있을 때, 무리하지 않았던 일본인들의 자금운용이 요즘 들어 새삼 빛을 발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놔도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 우리와 비교하면 부러울 따름이다. 그만큼 지금의 원약세, 엔강세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밤사이 또 급락한 뉴욕증시를 바라보니 우선 한숨만 나온다. 전날 한국은행이 0.75%p라는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했다.

돈은 돌지 않고, 정부는 못믿겠고, 외국인 자금은 계속해서 빠져나가니 투자심리는 얼어붙기만 할 뿐 녹으려 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정부가 운용하는 연기금을 제외하면 누구도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려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의 공포심리가 과도하다는 것만은 분명한 데, 좀처럼 안정을 찾을 줄 모르는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개장을 맞는 오늘 아침도 뿌옇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