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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2014. 8. 23. 14:43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 음식을 든다면 아마 비빔밥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비빔밥은 정말로 여러면에서 한국인 성격에 맞는 것 같다.

우선 각기 다른 재료들이 각자의 형상을 유지하며 고추장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하나가 되니, 각자의 특성은 있지만 이보다는 관계라는 social cement에 의해서 단체적으로 조화된 특성을 나타내는 한국인들과 비슷하다. 재료 또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손안에 있는 (그렇다고 코앞에 있는 모든 것이 아닌) 재료를 사용하는데 마치 한민족의 제한된 flexibilty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잘 적응하는 한민족이니, 비빔밥 또한 그 곳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해도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으니 잡초 같이 강인한 생명력의 한민족을 닮았다.

재료는 숫갈이라는 도구로 비교적 빠른 속도로 휘저어 진다, 마치 풍운을 겪어 온 우리 민족처럼. 그러나 임란과 6.25등 주요 전란을 덜 겪었던 전주 비빔밥은 숫갈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delicate하게 식재료를 섞는 것이 원칙이다.

비빔밥은 주변에 반찬이 있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밥과 반찬이 한데 어울어진 self imbeded auto sufficient multiplexed food이다. 외부와 끊어져도 자생력이 강한 한인들 처럼.

나는 이제까지 그 어느 누구도 비빔밥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 한국인을 보지 못했다. 애초에 시간을 줄이며 (뭣 땜시는 모르지만) 조화된 맛을 돋구는것이 목적이었으니 천천히 먹을 이유가 없을테지만.... 더구나 그리 창조된 조화의 맛은 미묘하기에 언제 날아갈지도 모르니 빨리 먹어 치워야 한다.

식사시 사용하는 도구만 보아도 아직도 진화가 덜 되어 식탁에서 까지 농기구를 - 비록 소형화 하고 stylish하게 만들었지만 - 쇠스랑 같은 포크, 풀 자르고 돼지 목을 따던 나이프, 똥박아지 같이 속이 깊숙한 스푼 등등 - 사용하는 서양에 비하여, 우리는 뱃길 젖는 노와 같은 날렵한 숫갈을 우아하게 사용 한다.

그러니 우리 비빔밥이 어찌 격조 높은 민족의 승화된 메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