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서울 올림픽 이야기

우정(牛亭) 2013. 3. 8. 11:54

88 서울 올림픽 이야기(2) - 자원봉사

 

 

 

올림픽 개최 준비를 하려니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경기장 건설, 선수 숙소 마련, 외빈 접대, 홍보, 진행요원 확보,

행사 진행. 지금까지 우리가 유사 이래로 한 번도 해 보지

못 했던 대규모 국제행사가 아닙니까? 온 나라가 매달렸습니다.

 

 

이전에 국제 사격대회 한 번 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선진국의 기준은 국가행사 때 자원봉사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진국은 국가가 부역같이 동원합니다. 마지못해 부역에 나간 적

많이 있었지요. 그러나 선진국은 국민들이 자진해서 기꺼이

자원봉사를 합니다.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시스템은 88 서울 올림픽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 이후로 지금은 자원봉사 체계가 잘 세워져서 시.군.구에 자원봉사

자원관리 부서가 있습니다.  봉사자 수첩도 주고 모집, 훈련, 실적도

관리하고 포상도 합니다.

 

 

우선 1986년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고 준비하면서 88 올림픽에

대비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자원봉사자 모집에 응해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얼마 있으니 여의도 어느 고등학교로 언제 시험을

보러 오라고 통지가 왔습니다.

 

 

 

(아들과 1986 아시안 게임 관람을 갔습니다.  올림픽 공원입니다.)

 

 

 

시험을 봐야 할 정도로 지원자가 많아 경쟁이 된다면 나는 빠져야 겠다고

시험에 응하지 않아 결국 참가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88 올림픽은 또

달랐습니다. 필요한 자원봉사 요원이 자그만치 3만 명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참가 자원봉사자는 27,221명이었다네요.)

 

 

(1986 아시안 게임을 보러 간 아들과 친구들)

 

 

아시안 게임 때 접수한 신청서가 유효해 또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시험을 쳐야 할 정도 경쟁이면 빠지겠다’고 했더니 시험의

목적이 그게 아니고 봉사 지원자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훈련계획을 세우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강대학까지 가서 시험을 봤습니다. 그 결과

시험 성적에 따라 몇 그룹으로 나누어 팀을 조합한 뒤 정기적으로

(대체로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연수를 하라는 것입니다.

 

 

나는 직장에 미리 그 해 휴가를 몽땅 몰아 올림픽 기간인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로 확정을 했습니다.

 

 

우리 팀에도 대학생 두세 명이 배정되었고, 나중에는 주한 미군

자원 봉사자도 참여했습니다. 각 팀의 영어 선생님으로 배정을

해 영어 통역 자원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나는 주로 토요일 오후면 내 사무실이 비니까 모두 그리로모이도록

하여 모였습니다. 우리 팀에 배정된 주한 미군은 한국 부인과 결혼하여

예쁜 딸을 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주말을 잡아 점심에 그 미군 가족과 학생들을 모두 우리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외국인 직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그런 초대에 익숙했는데 결국 그 미군

가족만 오고 다른 학생들은 아마 그런 초대가 익숙지 않았던지 아무도 오지 않아

준비하느라 애를 쓴 집사람이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어학훈련이 끝나고 나니 이제 봉사활동을 할 장소를 배정했습니다.

나는 레슬링 경기장으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그때 레슬링 경기는

장지동에 있는 국군 상무 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다시 레슬링 경기장에 배정된 각종 자원봉사 요원들을 모아

레슬링에 대한 학습이 시작되었습니다. 레슬링에는 그레꼬 로만 형과

자유형이 있습니다. 그레꼬 로만 형은 상체만 접촉하여 겨루고

자유형은 하체도 접촉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다시 어떻게 점수를 얻고 어떻게 이기고 지는지를 가르쳤습니다.

양쪽 어깨가 지면에 닿아 3초가 지나면 한 번에 15점을 따면 폴승이

됩니다. 기술의 크기에 따라 점수가 주어집니다. 어떤 기술이 몇

점인지도 배웠습니다.

 

 

다시 경기장 안에서 각자가 근무할 장소가 배치됩니다. 나는 체육관

정문으로 배치되고 임무는 ‘임시 출입증’ 관리계장의 직책이 주어졌습니다.

 

 

또한 자원봉사자와 모든 행사 참가자에게 복장이 지급됩니다.

베이지색 바지에 초록색 자켓(통역 봉사자), 올림픽 넥타이, 허리띠.

 

 

 

(조국에 영광을!)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개막식이 열립니다.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