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단상

우정(牛亭) 2019. 7. 27. 17:19

포병-짜빈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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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心

얼마 전에 츄라이에서 나와함께 근무하였고, 호이안 이동 후에 귀국한 최모 수병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해서 이긴 일이 있었습니다.

 

귀가 안 들려 이것을 전상으로 인정하라는 것인데..... 이 처럼 포병 전우들 중에는

한쪽 귀, 혹은 양쪽 귀 모두가 고막이 파열(?)된 전우들이 많이 있답니다.

 

츄라이에서 30만발의 포탄을 날리고, 호이안 이동 후 불과4개월여 동안 또 다시

10만발을 쏘아댔으니, 40만 발 째의 사수가 지금은 고인이 되신 당시 여단장

김 연상 장군이셨지요.

 

40만발 째의 탄피를 안고 찍은 사진이 최 수병의 소송자료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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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대 신원배소대장이 긴급지원 요청이라 고한다모두들 자기 앞 가림하기도 힘들 건만

무슨 소리냐중대장은 - "그래 알았어!" - 소리만 하고 어찌할 바를 결정하지 못하는 듯하였다.

다른 소대병력을 뺄 수 도 없었다중대장이 말을 안 해도 내게 지원을 강화할 것을 요구할 밖에 

없었다당연히 내 몫인걸 내 가 더 잘 안다.

 

통신병 서재홍 상병에게 "자리 지켜! 통신망 깨지면 우리 죽는다. 알아!?"

고함 치고는 혼자 뛰쳐나왔다 1소대 방향으로 가기위해서 취한 조치였다.

직선거리로 뛰어가면 10초면 될 거리이다.

 

그러나 지휘소 밖에 나오자마자 지휘소 반대쪽에 서 적 포탄이 터진다.

어찌나 큰지 폭음에 무척 놀랐다그런데 하나씩 떨어지는 포탄이 아니고 

서너 발이 거의 동시에 지휘소 주변을 맹타한다탄막에 들어있다는 직감이 

다시 들었다

 

나오자마자 교통호에 엎드렸다. 본능적으로 입을 반쯤 벌리고, 무전기를 직접 울러

메고서 혼자서 기어가기 시작하였다처음에는 오리걸음이었지만 서너 발자국을 

움직이자니 걸어갈 수가 없었다.  바위 위로 난 형식적인 교통호였다. 낮게 패인 곳은

깊이 20-30센티나 될까한 번에 뛰어 나가면 1-2초안에 닿을 거리인데 머리를 들 수가 없다.

 

철모에 부딪치는 돌조각과 모래가 어찌나 세게 때리는지 천둥소리보다 크다.

불과 1~2미터 거리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터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니 바로 옆 지상에서 터지나 보다.

 

머리와 목덜미로 따가운 흙모래가 와르륵 와르르 쏟아져 살에 와 닿고

포탄 터진 화약 연기인 초연(硝煙)의 매개한 냄새로 숨을 쉴 수도 없었다.

 

포병특유의 버릇으로 고막이 터지는 것을 예방하려고 입을 반쯤 벌리고 포복을 하려니

입안에 모래와 매연이 함께 들어와 구역질도 나고 모래가 입안에서 흙이 지분거린다.

그러나 앞으로 전진 해야만 하였다. 소대장 신원배 소위가 얼마나 애탈까?

 

불과 수초나 걸렸을까? 마지막 고개에서 뒹굴어 깊은 교통호 속으로 굴러 들어가니

갑자기 소총 예광탄이 요란한 불꽃처럼 수십 발이 직선을 그며 우리 진지 쪽으로 쏟아져

다가왔다.

 

교통호에서 머리를 낮추고 빨리 지나가면서 간간히 총안(銃眼)밖을 보니 적의 공격이

얼마나 치열한지 그 상태가 보였다. 세상에 이리도 많은 실탄이 우리를 향해 올 수 

있을까?   상상을 초월하는 총알 이 빗발치듯한다. 아니 빨간 천을 펼쳐 놓은 듯하였다

어찌 이리도 많은 적탄이 내 쪽에 다가올 수 있나?

 

또 내다보아도 전방에 가득히 새빨간 불줄기로 가득하게 보이였다. 실제 눈에 보이는 건

예광탄이다. 예광탄 말고 실제의 실탄은 얼마나 될까? 적어도 5배가 된다고 가정해도

무서운, 정말 무시무시한 총알 세례인 게 틀림없었다.

 

총알이 교통호 토치카 벽면에 부닥치는 소리 또한 상상을 할 수가 없이 소란 그 자체였다.

 

신 소위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집중사격! 집중사격!" "정문초소 입구의 바위 뒤에까지 

적이 왔다 ."  "바위다! 바위! 유탄 발사기 유탄 발사기 가져와!"

 

아무래도 적 공격 부대의 총알이 머리위로 높이 지나는걸 보면 적들도 어두워서

조준사격을 거의 못하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1소대 쪽은 포탄 조명탄이 거리가 

멀어서 희미하기 때문에아군의 위치 파악이 제대로 추측하기가 힘든가 보다.

 

내가 소리쳤다. "!! - 신 소위 주공이 어디야 어디 ???"

신 소위는 손가락으로 지시를 하였다. "우물집 주변" "우물 집 주변 !!!!

 

야간 전투에서는 첫째가 시야의 확보이다. 1소대 전면은 소대원들이 보기에 눈을

감고도 전방의 지형을 환희 알고 있기에 직감으로도 적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니 적들의 총구 섬광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야간 조준사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명탄이 하늘에 있다고는 하지만 가랑비나 안개가 가득하여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적들은 아군 해병소대의 총안이 안 보이는 게 천만 다행이다. 더구나 총안 주변은 위장을

잘 해놓고 있었으니 주간에도 찾기 힘들지 않았던가?

 

천을 깔아놓은 듯 총알이 토치카 아래로 와서 박히는 게 보인다는 말은 바로 오조준의

결과라고 생각되는 말이다. 그러니 우군은 훨씬 사격에 유리한 판단이 서게 되었던 것이다.

간간히 토치카 벽에 총알이 후두두둑 하고 박히는 소리는 아마도 기관총이거나 난사하는

AK자동 소총인듯 하였다.

 

1소대 교통호를 진입해서 관측하며 본 소대원의 모습에선 적어도 고개를 숙이고 겁을 먹는

병사가 없었다는 확신이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참으로 놀랍고 장한 소총소대 전투원들의 

참 모습이었다정말 이들은 용감한 해병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