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단상

우정(牛亭) 2019. 7. 27. 20:16

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4)

 

3. 새 까맣게 다가오는 월맹군들

 

저녁식사는 씨레이션으로 간단하게 마치고 야전삽으로 내 자신의 개인호를 정비하였다.

초저녁부터 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지친 몸으로 젖은 담요를 덮고 자리에

누워 보았으나 판초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잠이 올이 만무하다


일제 RICO 야광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 판초위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비에 젖은

눅눅한 습기 때문인지 온몸이 무겁고 불편 하였다.

 

그런데 너무도 조용하다. 깊은 잠에 떨어진 듯한 op대원들이 신경이 쓰였다.

서재홍! 무전기 체크해라! “ 세 번이나 조용히 불러도 서 수병은 대답이 없었다.

 

야수가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육감에 살이 떨리고 경련이 날 지경을 오싹하는 공포감이

엄습한다. 그런 위기감이 감도는 육감과 함께 앞으로 6 시간만 잘 참으면 안전하게

여단본부로 철수한다는 기대가 온몸을 휘감아 오기도 하였다.

 

긴장이 풀린 대원들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걱정이 일어났다. 3명의 관측반원

모두를 조용히 깨웠다. 대원들은 피로에 지쳐서 아주 불쾌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어두운

빗속에서 복장과 장구를 정돈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개인호에서 총을 휴대한 채로 경계근무를 서야하는 기합을 주었다. 말도,

다른 행동도 못하게 긴장을 시키기를 거의 2시간여 동안 세워놓았다. 너무 심한가 싶었던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 350분경이었다. 마음을 누그러트리게 하려고 편한 자세로 앉혀

놓고 조용히 타이르기 시작하였다.

 

그러고 있는데 바로 그 때였다.

 

탕 탕 따 당......”하는 총소리와 함께 1소대 정면에 조명지뢰가 터지고 수많은 총알이

새빨갛게 직선을 그리며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 다행이 1소대장 김원식 소위가 소대

전면을 순찰하던 중 조명지뢰가 터지면서 새까맣게 밀려드는 적을 발견해서 즉시

응전했기에 적들도 주춤한 것 같았다.

 

3소대 쪽은 적군들이 지형이 낮은데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니까 완전히 포복자세로

기어서 접근하여 소대원들이 방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포병관측반은 복장이며

장비까지 완벽하게 기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즉시 호에 엎드리며 바로 사격임무

명령을 전송할 수 있었다.

 

통신병은 바로 내 곁에 엎드리고 서수병과 김수병은 몸을 날려 자신들의 호로 굴러

들어갔다. 갑작스럽게 광풍이 치듯이 총소리, 수류탄 터지는 소리, 적의 로켓포탄

터지는 소리, 우군의 클레이모어지뢰가 터지는 소리로 순식간에 수라장이 되었다.

 

폭음과 섬광과 탄환이 날아오는 날카로운 굉음으로 정신이 없었다. 내 개인호에서

10미터도 안 되는 가까운 곳에서 굉장한 폭음과 섬광이 일더니 비명소리가 들리고

박윤철 하사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당했구나! 최초의 희생자들은 81미리 박격포 반원 3명이 있던 개인호였다. 비에 젖은

판초가 섬광에 반사광을 내서 적의 표적이 된 것이다. 그러니 우리 관측반은 사전에

비를 맞으면서도 판초로 된 지붕을 철거한 것이 천만 대행이었다.

 

첫 번째 총성이 나자마자, 포병통신망은 활동을 즉시 시작하였다.

 

여기는 촉성루, 미도파 나와라 오버,”

 

사격임무 MB341, MB342, MB343 효력사 오버

 

우선 적의 공용화기인 기관총진지부터 제압해야 했는데 포병대대 본부 미도파에서는

거의 동시에 해포 5중대, 6중대, 7중대포로 3개 지점을 거의 동시에 퍼부어 주었다.

 

정말 다행인건 3개 포대 모두에게 당시의 화집점 9개를 모두 확인 사격을 하도록 해

포대대의 화력 협력체계를 만들어 주어서 절대적인 효과를 얻었다.

 

문제는 가장 치열하게 기관총을 쏘아대던 지역인 1소대 전면 23미터 고지에 화집점

MB 342를 제압하는 것이었다. "떴다 OP" 무전기소리가 났다. 긴장과 초조함으로

대기하던 1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차라리 무서웠다.

 

씨이-----!“ “씨이-----!“ 하는 포탄 낙하소리와 동시에 대 여섯 군데에서 번개

치듯 섬광이 보이더니 꽈과광!“ ”꽈과광!“ ”꽈과광!“ ”꽈과광!“ ”꽈과광!“ ”꽈과광!“

뇌성병력보다도 훨씬 큰 소리를 내며 주위에 광범위하게 폭발하였다.

 

아니 바로 우리 진지에 포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화집점 PR사격(정밀제원사격)을 할 때는 포탄 기준포 한발로만 사격하였는데 바로 효력사를 

명령내렸으니 목표물 주변에 그 보다 여섯 배가 되는 6발이 동시에 폭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