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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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담는 프리즘

202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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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세속에 지친 영혼의 마른 입술 속으로 맑은 물을 흘려준다.

물은 내장을 돌면서 욕망과 갈등에 오염된다. 오수가 제대로 배설되도록 하는 건 정치의 몫이다.

 

성직자가 강한 것은 잃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땅도, 아파트도, 직장 의자도 없다. 신부와 승려에겐 가족도 없다. 스님은 쇠고기도 먹지 않는다. 버릴 것도 없는데 그나마 남은 육신마저 고행으로 가볍게 만든다.

 

그러나 안락에 빠진 목사, 성추행하는 신부, 부패한 승려도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성직자들은 가벼운 몸과 강한 정신으로 세속의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곤 했다. 수많은 가톨릭·개신교 전도사가 순교했고 적잖은 승려가 억압과 폭력에 맞서 분신했다.

 

60년대 초 베트남의 독재자 디엠은 가톨릭 신자였다. 그는 프랑스 식민정부의 불교 억압정책을 이어갔으며 불교는 저항했다. 63년 6월 베트남 사이공 시내 한복판에서 비구와 비구니들이 행진했다.

 

한 노승이 차에서 내리더니 아스팔트에 앉았다. 틱쾅둑 스님이었다. 다른 승려가 그의 머리 위로 휘발유를 부었다.

노승은 스스로 성냥불을 댕겼다. 불길이 몸을 태우는데도 그는 비명도 미동도 없었다. 그렇게 앉아 있다 그는 서서히 옆으로 쓰러졌다.

 

AP통신의 사진을 보고 인류는 분신공양(焚身供養)에 전율했다. 로마의 사자 밥이 되면서도 기독교도는 굴하지 않았고, 가톨릭 전도사들은 대원군의 칼날에 목을 바쳤다. 그러나 승려의 분신은 자발적이어서 더욱 강렬하다. 인간이 종교로 무장하면 그 얼마나 강할 수 있는가.

성직자는 강하기 때문에 그들이 움직이면 세속이 긴장한다. 지금의 시대야 순교도 분신도 없다. 그러나 일단 그들이 거리에 나서면 왜 나왔는지, 무엇을 외치는지, 세상이 얼마나 흔들릴지 세인은 긴장한다. 그들이 외치면 대통령부터 노숙자까지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래서 성직자의 집단행동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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