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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느껴지는 화교 중국집, 대림맛집 동해반점] 화합의 맛, 양장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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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맛

2017. 11. 11.


중국집 가면 예전에는 가격의 압박에 짜장면 하나, 짬뽕 하나,
기분내고 싶을 때는 탕수육 하나 주문하면 행복했는데ㅋㅋㅋ


그러던 내가 돈을 버넹. 돈을 다 버넹.
엄마 탕수육도 먹고싶어~~~~.... 했었는뎅.






대림사거리...
그 사거리 중 한 가닥, 길가에 위치한 동해반점.
주변의 마천루에 비해 작고, 좁고, 아담한 건물 한채가 오랜 역사 간직한 채 서 있다.
20년 전쯤에 아빠랑 엄마 손 잡고 왔던 기억이 있는 곳.
그때 처음으로 방에 빙 둘러앉아, 동그란 식탁 위에 중국요리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양껏 담아 먹었는데.
그때 괜히 우리 집이 꽤나 잘 사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동글동글 화목한 가정이란 생각에 행복했는데.












어딘가 모르게 구질한 느낌이 살짝 들긴 하지만,
세월의 흔적일 것이라, 20년전 내 손때도 어딘가 묻어 남아있으리라.















2017년 현재에도 여전히 참 착한 가격
게다가 요리메뉴를 대/중/소로 주문할 수 있어 좋다.








양장피는 고구마전문으로 만든 반죽을 2장으로 겹쳐 만든 피라 하여 양장피.
거기에 각종 채소, 해산물을 곁들인 뒤 겨자소스를 뿌려 먹는다.

어느 중국집에나 있는 메뉴이고, 톡 쏘는 겨자소스 덕에 어디서나 괜찮은 맛을 보장하는 요리이지만,
이 집의 양장피는 다르다.











흔하디 흔한 중국산 김치에 단무지, 양파들을 내어 줄때에도,

나는 여기서 인생 양장피를 먹을거라는 기대도 하지 못했다.







양장피 소자, 2만원짜리 요리 비주얼에 살짝 오~ 하는 마음이 들 때에도,








엊그제 먹었던 깔끔하고 정갈한 중식 레스토랑의 양장피와 은근슬쩍 비교도 했다.









겨자소스를 적당히 부은 뒤








마구마구 섞어 마침내 한 입 넣었을 때.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아, 화합의 맛이다.'


별스러운 맛이랄 것 없는 채소와 해물들, 버섯들이 한데 모여,

양장피와 볶은 돼지고기 약간,

거기에 화합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뾰죽 튀는 겨자소스의 합체가,

기대하지 못했던 화합의 맛을 낸다.



채소 하나하나 이유없이 들어있는 재료가 없으며,
채소와 함께 잘 볶은 고기 고명은 먼저 밀가루를 입혀 끓는 기름에 살짝 튀겨냈더라.
잘 숙성된 겨자소스와는 이 모든 것들은 한데 어울리도록 돕는다.
건해삼, 양송이버섯, 표고버섯이 씹힐 때마다 쭉 흘러나오는 육즙도 젓가락을 계속 가게 만든다.

하나하나 뿔뿔히 흩어진 가족이 모여 하나로 화합한 소리를 내 듯,
그 중에 누구 하나 삐죽하게 튀어나오지 않은 맛. 그러나 그 자체로 부족함이 없는 맛.











옛날 비주얼의 탕수육도, 11000원짜리 소짜 치고 넉넉한 양.

맛은 약간 아쉬움이 남아, 개인적으로 탕수육은 비추다.











짜장은 한 그릇만 주문했는데, 둘이 방문했더니 둘로 나누어 담아 준다.
이런 작은 배려 하나하나가 너무나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 이후로 한달에 두번쯤, 이집 양장피가 자꾸 생각난다.
포장을 해도 정성껏 담아주신다.
2만원 양장피의 내공이 대단하다.


참고로, 이 집에서 5500원짜리 짬뽕밥을 주문하면,
맨밥이 아니라, 볶음밥에 짬뽕국물을 주신다.
참 맛있다.


대림동 동해반점
도로명      주소서울 영등포구 시흥대로 639구(지번)
주소       영등포구 대림동 984-2 (지번)
전화        02-832-4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