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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오징어맛집 상도포차]인간은 멍청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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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맛

2019. 2. 11.



수요미식회는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음식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방송의 힘이라는 것이 무시할 것이 못되는지라

많은 인간들은 수요미식회에 선정된 맛집들을 서둘러 찾아가기 바쁘다.


나라는 인간은 막 찾아다니는 것이 게으른 천성 탓에 불가능하지만,

가끔 낯선 동네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꼭 블로그를 검색하는데,

동네마다 수요미식회 방영된 집이 있다고 하면 호기심에 종종 방문해보곤 한다.


결과는 대부분 실망으로 돌아가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멍청하여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누군가의 명언에서 1도 벗어나지 않는

빼도박도 못하는 반박불가 휴먼인 나는, 상도실내포차에 방문하게 되었다.




[상도실내포장마차의 메뉴판. 현재에는 조금 더 깔끔하게 교체한듯 하다.]


사실 방문한지는 좀 되었는데, 이때 당시에 오징어가 금징어라고 해서 오징어는 한마리에 1만원을 호가하고

오징어볶음 전문집은 폐업까지 불사하던, 하여간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던 때였다.

그리고 동시에 나의 잠재된 청개구리 성향이 불쑥 튀어나온 때이기도 하다.






기본안주로는 김치콩나물국이 나오는데, 너무나 단촐한 차림새에 조금 놀랐다.





[통찜 25,000원]


통찜 1마리를 주문하려고 하니,

포장마차 사장왈, 요즘 큰 오징어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나 뭐라나

하여간 작은 오징어로 3마리를 쪄준다기에

아무리 씨알이 작아도 1마리 보다는 3마리가 낫겠지 개이득 하며 흔쾌히 그러라 했다.





정말 작은...(분식집 순대 1인분 접시) 접시에 다소곳하게 찜쪄 누워있는 녀석들이 나온다.

이걸 처음 보는 순간 이 녀석들이 정말 오징어가 맞는가? 아니면 어물전 망신 혼자 다시킨다는 그놈들인가?하는

합리적인 의구심에 봉착하였다.

(바닥에 작은 깻잎 한장 깔려 나오는데, 깻잎 크기랑 비교하면 좀 가늠이 수월할 듯 하다.)




[작은 오징이어지만 내장은 꽉 차있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만큼 내장의 양도, 맛도 부족하다.]


그래도 내장이 그득 찬 오징어는 맛은 괜찮긴 괜찮더라. 그래서 뭐 암말 안했다. 맛있게 먹었을 뿐.




[35,000원짜리 오징어 물회다.]


오징어 통찜이 양이 적어, 물회도 주문했다.

하기야 선택지가 통찜과 물회 두 가지 뿐이니, 어쩔도리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소면은 언제쯤 삶아 놓았는지 탱!탱!탱탱탱탱 후라이팬 놀이!!!가 아니라 대접 바닥에 자기들끼리 한덩어리가 되어 붙어 있더라.]


소면도 함께 주는데, 소면이 너무 떡으로 뭉쳐있어 물회에 풀리지가 않는데,

숟가락으로 뚝 뚝 끊어 먹어야 할 분위기다.






식감이 센 양배추, 오이, 미역같은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있고, 육수는 어느 물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물회육수인데

매운 고춧가루가 많이 들었는지 먹는 내내 위장이 긁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징어는 부산에 하얀집 스타일로 아주 가늘게 썰어내어, 식감이 강한 채소 사이에 묻혀 오징어 특유의 식감과 풍미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6만원짜리 안줏상]



통찜은 먹을만 했으나 양이 부족하고

물회는 양은 푸짐하나 먹을만 하지 않아

공기밥 한그릇 달라고 하니, 누룽지가 섞인 밥을 퍼준다.

김치도 함께 부탁하니, "우린 김치 없어요!! 김치 찾지 마요!!" 라며 짜증을 내길래,

동행한 지인이 "기본안주라고 나오는게 달랑 김칫국인데, 김치가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며 한마디 붙이니,

"우린 원래 김치 없는데 우리가게 식구들끼리 먹는 김치 덜어 주는 거에욧!!"하며 김치 한접시 갖다 툭 던져놓는다.


위의 상이 6만원짜리 안줏상이고, 여기에 소주, 맥주 몇 병씩 하니 8만원이 훌쩍 넘는다.

8만 몇천원을 결제하며 나오는데도 뱃속은 아직 헛헛하다.


여길 가보자고 한 나는 동행한 친구에게 미안하여 괜히 더 볼멘 소릴 해댄다.

"아니 뭐가 맛집이라는 식당이 이래? 수요미식회 이거 영 믿을게 못되는 방송이네! 영 돈 베렸다!! 그치?"

"....."

"야야~ 그러지 말고!! 야 쫌 출출하지 않냐?? 여기서 쫌만 걸어가면 식신로드 나온 파전집 있는데, 파전 콜?!!"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멍청하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