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습니다. 진심이 담긴 음식이 좋습니다.

[금정역 맛집 남원집, 강화밴댕이회무침] 밥상 위 쇄국정책 투어

댓글 21

서울外의 맛

2019. 2. 13.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오리지널 한국 토종 입맛을 타고 났는데,

내가 아주 어려 기억나지 않는 시절의 이야기를 선조로부터 전해 들어보면,

만3에 본인은 시큼하게 익은 깍두기 국물에 흰밥을 말아 먹고, 반찬으로는 강된장에 풋고추를 찍어 먹었으며,

만4세 무렵에는 김장하는 어른들 옆에 바싹 붙어 절인배추에 김치속, 생굴, 보쌈고기를 척척 싸 먹은 양이

무려 배추 한통에 이른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우리 가문 대대손손 전해지고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이러한 나의 입맛은 그대로 전해져, 파스타 보기를 돌같이 하였고,

하루라도 청국장을 먹지 아니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았으니

과연 본인의 입맛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빗대어 견줄만 하였다.

그러나 급격한 경제개방으로 왜구의 신문물이 물밀듯 들어왔고, 본인은 급격히 세력을 잃게 되었고,

그러던 중 금정역의 한 골목을 알게 된 본인은 이 곳을 과거 본인의 세력을 재건하기 위한 적전지로 삼았다.

바로 이 곳이다.

▼ 금정역 남원집


[금정역 인근의 최고 맛집으로 생각하는 남원집이다.]




근 3년만에 방문하였음에도 그 때와 변함없는 그대로의 모습이 마치 푸근한 고향집에 온 것 같아

과거 격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스 가오리찜으로 전투력 상승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늘 신선한 채소로 직접 만든 푸짐한 상을 내어 준다.]




과연 가오리찜이 나오기 전부터 이러한 성찬이 삽시간에 차려지니,

최근 한식을 표방한 여러 식당들이 말도 안되게 차려놓는 쥐코밥상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








[반찬이 하나같이 모두 맛있습니다.]





수라상 못지 않게 차려진 상을 보고 있노라니, 기쁨과 벅참이 차올라

역시 좋은 날엔 곡차 한잔을 곁들여야 한다는 선인들의 금과옥조같은 말씀이 떠올랐다.


[곡차 2종이다. (좌)고구마 곡차, (우)보리차]





나와 뜻을 같이 한 조력자들과 함께 다도(茶道)를 즐기며 있노라니,

일용할 미스가오리찜이 도착하였다.

이 혜자롭고 풍요로운 가오리찜이 단 2만냥이니,

당인들이 즐겨먹는다는 기름진 음식들이나, 백인들이 즐겨먹는 토마토 올린 국숫가락,

왜구놈들의 날생선 올린밥과 비교할 것이 아니더라.


[이번 포스팅 드립실패한 것 같습니다.ㅠㅠ 이미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아 덧붙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과연 조선은 백의민족이더라.

외세의 침략에 우리 민족은 겉으로는 아닌 듯 위장하면서도

늘 마음 속으로 청렴한 백의민족 사상을 품고 있음으로 그들에게 대응코자 하였으니.

이 가오리찜에 민족의 혼백이 어려 있다.


[맛잇습니다!ㅋㅋㅋ 저는 항상 조금 덜 달게 만들어달라고 해요. 그래도 조금 달긴 답니다 ㅠㅠ]





바람직한 조선의 한상 차림이다.






가오리찜 성찬을 즐거이 즐긴 뒤, 우리 고유의 식문화인 2차 문화를 사수하기 위해 다음 격전지로 향했다.

우리 고유의 식문화인 2차 문화는 과거 조선인의 식사량이 많았던 시절,

한 자리에서 부동자세로 식사를 하고자 하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더부룩하여 곧 식음을 전폐하게 되는 무서운 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선조께서 고안하신 식사 방식이다.

잘 알다시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 강화 밴댕이 회무침





최근에 섬나라 왜구들이 날생선이 자기네 고유 음식이라 주장하는데 더불어


조선의 한 평론가 황첨지는 조선의 불고기가 왜구음식이고, 멸치육수도 왜구의 고유한 음식이며,

장어구이와 조선 한정식이 모두 왜구놈들의 영향이라고 주장하는 등 만물의 근본이 왜국이라는 잠꼬대를 하는 꼴이

영 언짢고 못마땅하며 불쾌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조선 고유의 날생선 요릿집에 방문하였다.






최근 조선의 문희상 첨지가 한마디 한 것에  왜구의 아베장군이 발끈하여 대노한 것을 두고

밴댕이 소갈딱지같다 하여 밴댕이 회무침을 주문하였다.







과연 조선의 상이로다.

이미 알고 있듯이, 조선에서 5찬 이하의 밥상은 3년 미만의 징역에 처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밴댕이 회를 뜨고 남은 뼈를 튀긴 것, 그리고 돌게장의 풍미가 아주 좋다.

밴댕이 회를 뜨고 남은 뼈를 튀겨 먹는 다는 것은 밴댕이의 뼛속까지 잘근잘근 씹어 먹어 주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우리 조선인들의 투지와 긍지를 나타낸다.


[반찬이 깔끔하고 맛있어요!]




붉은 초장에 각종 채소들과 버무려진 밴댕애들은 흡사 본 전투에서 왜구들의 말로를 연상케 한다.



[새콤달콤하고 맛있습니다~ㅎㅎㅎ]




큼직한 밴댕이들이 한가득 들어있다.






이 곳에서도 어김없이 조력자들과 조선의 다도문화를 한껏 즐겼다.


[8천원에 1인분인 밴댕이 회무침을 2인분 주문한 모습입니다. 푸짐하고, 맛있어 보이죠?^^]

최근에 제대로된 한식을 먹기가 좀 힘든 것 같습니다.

뭐, 한식이라는게 뭐 별거 있냐~~ 집에서 먹으면 다 한식이지, 이러는 분도 계신데

요즘 나이가 드는지 자꾸 옛날 할머니 밥상, 시골밥상이 생각납니다.

술상도 마찬가집니다. 한식에 마시는 소주가 최곤데, 요즘엔 맛깔나게 한식하는 곳이 많지 않네요.

(혹시 아는 곳이 있으시면 제발 알려주세요....ㅜㅜ)

제대로 한식 한상에 소주가 마시고 싶었던 날,

큰맘먹고 금정역까지 다녀왔는데 역시나 잘 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막상 가보니까 별로 멀지도 않더라고요 ㅎㅎㅎ

1차로 간 금정역 남원집과 2차로 간 강화밴댕이는 걸어서 한 5분 미만 거립니다.

요 두 식당 들리는 코스가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조만간 이 코스로 또 방문하렵니다.

한식화이팅!




▼ 금정역 남원집





▼ 금정역 강화밴댕이회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