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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신림동 삼겹살 맛집]미나리생삼겹(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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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맛

2019. 3. 6.



나는 평소 삼겹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갑자기 이게 웬 뜬금없는 소리냐, 니가 분명 지난번에 삼겹살 2인분에 공기밥+된장찌개를 먹는걸 보았는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앞다리살을 좋아한다. 쫀득한 비계, 약간 퍽퍽한 살코기, 지방인듯 지방아닌 지방같은 비계부위.

삼겹살보다 값도 싸고, 내 기준에서는 맛도 더 좋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가끔 나와 저녁을 먹을 일이 있으면, "그냥 삼겹살이나 먹을래?"라고 한다.

엊그제 만난 친구와도 삼겹살을 먹었다. 별로 친하지 않다는 얘기다.

친구가 요즘 핫한 삼겹살집이 있다고 하여 방문했다. 초저녁인데도 벌써부터 줄이 길어 우리도 한 30분 기다렸다.





실내는 7~8테이블정도로 협소한 규모이고, 분위기로 보면 삼겹살집이라기 보다는 실내포장 소주집 분위기다.





국내산 생고기 180g 가격은 13000원. 신림동 동네 치고는 값이 좀 나가는 편이다.

우리 일행은 미나리삼겹살 1인분, 그리고 미나리목살 1인분 주문했다. 껍데기는 서비스로 조금 준단다.





상차림에 특별한건 없고, 미나리무침이 약간 나오고 또 생미나리가 조금 나온다는 점이 다르다.







곧이어 고기 2인분이 불판에 올라가는데, 정량인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고기 2인분은 2인분 같지가 않다.

새송이버섯이 통째로 올라가고, 특별히 고기가 좋아보인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다.








삼겹살은 주인장이 모두 구워주고, 어느정도 익었다 싶으면 미나리도 불판위에 올려준다.





삼겹살부터 먹고, 목살은 좀 나중에 먹으란다. 사장님이 친절하시다.





살짝 익은 미나리에 싸서 먹어보니,

음... 고기며 미나리며 특별하진 않다.

삼겹살 맛도 그저 그렇고, 미나리도 고기 기름에 구워 그런지 향이 강하진 않다.





미나리무침에도 한번 먹어보니, 이것도 그다지 특별하진 않다.





다른 채소들과 함께 굽지 않은 생미나리 올려 먹는게 가장 낫다.

미나리를 고기 기름에 구우니, 향이나 맛이 반감되는 느낌이다.





대식가인 친구와 내가 겨우 180그람짜리 고기 2인분을 놓고도 다 먹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맛이 없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대단히 맛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대비 먹잘게 별로 없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미나리삼겹살은

그저 싱싱한 생미나리를 자르지 않고 길쭉한걸 두세번 접고 접어 쌈장 툭, 마늘 툭, 고기 몇점 툭 올려

볼따구니 터지게 우걱우걱 먹어야 맛이 나는 것 같다.





끝으로 오랫동안 구워온 새송이버섯을 가로로 잘라 마치 관자같이 구워 먹는데, 이것도 뭐 딱히...





옆테이블에서 "이집은 냉면이 맛있어~"하면서 아직 엄동설한에 너도 나도 냉면 한그릇씩 시키길래,

우리도 하나 주문했다.





너무 달고, 짜고.... 함흥식 면발은 나쁘지 않은데, 양념맛이 너무 과하다.

삼겹살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기 보다는, 혓바닥이 아릴 정도로 자극적이다.





그래도 구색은 한번 맞춰보고...





고기를 적당히 먹고, 냉면까지 먹었는데 소주가 조금 남았기에

서비스로 준다는 껍데기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바빠서인지 한참 뒤에야 "껍데기 드실래요?" 묻는다.

준다고 했으면 굳이 이런건 좀 안묻고 갖다주면 좋겠다. 차라리 고기 나올때 같이 주던가...





간혹 지방이 많이 붙어 질겅질겅한 껍데기도 있는데, 이집은 지방을 깔끔하게 다 떼어내어

오롯이 껍데기만 남겼다는 점이 상당히 맘에 든다.





껍데기 맛집이다. 껍데기가 가장 맛있다. 껍데기만 따로 팔았으면 좋겠다.

간장에 살짝 졸인듯 짭잘한 간장맛과 간장향이 나면서 술안주로 딱이다.




늘상 먹는 삼겹살에 미나리를 곁들여 색다른 경험을 해본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공장제 흔한 반찬에 약간의 미나리만 곁들였다고 뭔가 특별한 삼겹살이 되지는 않았다.

미나리 삼겸살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밑반찬이 한두가지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 미세먼지가 기승이다.

예전엔 미세먼지에 삼겹살이 좋다더니, 또 얼마전에 보니 삼겹살과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이란다.

대체 삼겹살이 미세먼지에 좋다는건지 나쁘다는건지 모르겠지만, 미세먼지가 기승인 날 삼겹살 매출이 급증한단다.

요즘 미나리도 슬슬 철인데, 삼겹살에 미나리 곁들여 먹어보는 경험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