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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동 정훈단지 맛집 제주돈짜투리]제주 생고기가 단돈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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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0.

 

며칠전 미나리생삼겹 포스팅에서 "나는 사실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주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디스를 당했다.

그 골자는 "내가 지난번에 너 삼겹살 2인분 처먹고 된장찌개에 공기밥 말아서 돼지기름에 구운 김치 올려 먹는걸 봤는데 갑자기 삼겹살을 안좋아한다니 이게 무슨 궤변이냐"는 거다.

음... 예상했던 결과다.

내가 삼겹살 2인분 먹은 사실은 겸허히 인정한다. 그러나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원래 고기는 4인분 정도 먹어야 먹은 걸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즉 디폴트값이 4인분인 것이다.

요즘 완전 꽂힌 고기집이 있다.

지나가면서 우연히 간판을 보고는 왠지 고수의 냄새를 폴폴 풍기길래 버킷리스트에 담아 두었는데,

이번에 연말정산 환급을 받은 기념으로 방문해 보았다.

독산동 정훈단지 인근에 위치한 "제주 돈 짜투리" 이다.

 

 

 

 

 

아담한 가게 분위기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셀프코너도 마련되어 있어 기분이 좋다.

 

 

 

 

 

 

제주 돈 짜투리인만큼, 제주도 돼지고기를 판매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생삼겹살이 있고, 짜투리 생고기라는 부위가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가격도 무려 8000원.

제주도 돼지고기의 자비없는 가격을 익히 알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8천원이라는 가격때문에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제주도 짜투리 생고기 2인분을 주문하니, 이런 황홀한 비주얼의 돼지고기가 나온다.

일단 1인분에 200그람은 너끈히 상회할 푸짐한 양에 한번 놀랐고, 생소한 비주얼에 두번 놀랐다.

2인분에 큼직한 고깃덩이가 6덩이 나오더라.


 

 

 

 

본인은 선천적으로 고기를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데 이 고기는 보는 순간 "아 이건 진짜다"라는 느낌이 팍 왔다. 즉 디폴트로 4인분 깔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집이 또 밑반찬이 상당히 괜찮다.

8천원짜리 고기집이면 그냥 중국산 김치, 마늘 쌈장, 기름장 뭐 이정도만 갖추어도 구색은 갖췄다 하는데,

여기는 직접 담근 김치에, 양파장아찌에, 금방 무친 파절이에, 팽이버섯나물, 미역나물 등이 일단 깔리고,

셀프코너에 가면 몇 가지 반찬이 더 있어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으면 된다.

 

 

 

 

 

셀프코너. 땡초와 알타리 무우 등 몇 가지 반찬이 더 있다. 맘껏 퍼다 먹으란다.

셀프코너 관리도 참 깨끗하게 깔끔하게 하고 계셨다.

사장님도 너무나 친절하시다.

 

 

 

 

 

네덩이만 먼저 올려본다. 김치도 함께 구웠다.

제주도에서 돼지고기 먹을 때 꼭 갖춰 먹는다는 멜젓도 한켠에 준비해주셨다.

 

 

 

 

 

제주 돈 짜투리는 기름기가 많지 않은 부위다.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어보니, 갈매기살 같기도 하고 가브리살 같기도 한, 쫀득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다.

일단 고기가 참 좋고, 곁들이는 반찬이 훌륭한데다가 느끼함이 없어 자꾸자꾸 땡긴다.

동행한 친구는 "간판만 보고 이런 훌륭한 맛집을 찾아낸다니, 넌 역시 맛집탐지견이야!"라고 하면서

졸지에 멀쩡한 사람을 견공으로 만들었다.

 

 

 

 

 

된장찌개도 기본으로 나오는데.. 정신줄 놓고 한참 먹은 뒤에야 사진을 찍었다.

이집 된장도 꽤 잘한다.

 

 

 

 

 

소주가 부족해서 매운갈비찜을 추가했다.

나는 사실 고기 몇인분 더 먹고 싶었는데, 동행한 친구가 매운게 땡긴다며 매운갈비찜을 주문했다.

친구는 2차를 가야한다며 1인분만 주문했는데,

나는 2차를 가야하는 것과 갈비찜을 1인분만 주문하는 것이 어떤 개연성이나 인과관계가 있는지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갈비찜 1인분에는 갈빗대가 약 4~5개 들어있고 당면과 떡도 들어 있어 안주로 꽤 괜찮았다.

마지막 사진이 뼈다귀 사진이라 조금 유감스럽다.

 

 

 

 

 

동네에 입에 맞는 고기집이 있다는건 축복이다.

혹자는 집 근처에 버거킹이 있다고 하여 자기는 버세권에 산다고 하고,

또 다른 혹자는 집 근처에 맘스터치가 있어 맘세권에 산다고 하며,

버거킹과 맘스터치가 모두 근처에 있는 혹자 왈, "나는 이중 먹세권에 산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제주짜세권에 산다고 할 수 있겠다.

고기 맛이며 양, 값, 밑반찬, 사장님의 친절함, 청결도 등 뭐 하나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한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