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피아노의 숲 2012. 11. 27. 20:15

만화의 시작부터 흥미진진 하다.


역사에 남은 많은 의인이라고 불리는 영웅들, 악인이라고 영웅들이 진정한 악인일까...?
라는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질문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며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그리고 2천년이 지난 지금도 끊임 없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았던 사나이. '난세의 간웅'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가 바로 조조 맹덕이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삼국지연의에서도 충분히 많은 '영웅'들을 그려내었지만
창천항로에서는 '영웅들의 그릇'에 많은 포커스를 두고 있다.

우선 주인공인 조조를 살펴보면
여느 위인전에서 나오는 위인들과 마찬가지로 남들과는 다른 어린 시절의 조조.
삼국지정사의 저자 진수는 '파격적인 인간' 이라 조조를 칭했다 하는데..
조조는 엘리트 코스(?) 를 밟으며 무예에도 출중하며, 병법서를 읽고 그 속의 이치를 빨리 깨우치며, 여자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사냥에도 능한..
'엄친아'로 그리고 있다. (적절한 비유를 못 찾음;)

그리고 그 많은 재주들 보다 조조의 '그릇'을 아주 포부있게 그려 낸다.
항상 하늘의 뜻이 자신의 뜻인양 행동하며, 그 포부에 많은 군사들과 장군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뭐, 조조가 아니더라도 동탁, 원소, 손견, 유비, 손책, 손권 등등 많은 영웅들이 저 마다의 '하늘의 뜻'을 쫓으며 살아가는 자들로 그리고 있다. )


또 하나 읽으면서 재밌게 본 것은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간 다는 것이다.

각 화 속에서 주인공인 인물들을 아주 멋드러지게 그려내었다.
전쟁이나 일기토도 무인들의 충성심과 (만화니까 과장되었다 할지라도) 엄청난 '기'를 뿜는 포스들을 그리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고, 문인들의 작은 머리 싸움과 그들의 '승리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무인이든 문인이든 작은 에피소드이든 큰 전쟁이든 어쨋든 '인물 중심'으로 영웅들을 그리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또 재미있는 점은 그 영웅들의 '재해석'에 있다.
(물론 조조를 주인공으로, 삼국지를 소재로 만화를 그리는 것 자체가 재해석이지만)
삼국지의 죽은 인물들을 '재해석'함으로 써 '살아있는 인물'들로 그려내었다고 하면 과찬일까...
동탁을 천하의 역적으로만 그리지 않고, 야망이 크고 능력또한 엄청난 자로 그리고
초선의 마취수술없이 쌍커풀 하는 장면도 아주 인상 깊고;
여포는 말은 더듬지만 오로지 순수한 무를 추구하는 인물로 그리고
(적토마를 타고 날아다니는 여포. 장관이다)
원소는 그냥 집안 좋아서 능력이 없지만 운 좋게 높은 위치까지 간 인물이 아니라 역시 조조의 엄청난 라이벌로 조조가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그리고 있고
유비는 좀 짜증나리 만치 바보같고 능력이 없지만 엄청난 그릇을 가지고 있으며
제갈량은 정말 특이하게 그려내었다. 음... 표현불가;; 제갈량을 가장 특이하게 표현 한 듯...

(글을 쓰다보니 내가 정사보다 연의를 훨씬 많이 읽어서 '연의의 세계관'이 많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재해석'이라고 오버해서 표현 한거 같기도 한...)


어찌됐건...(;;;) 많은 영웅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특이하게 표현 해 내었다. 흠흠...


그 수 많은 인물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단연 조조이다.

모든 군사들의 전략을 다 헤아리는 지혜와 통찰력,
여포에게도 물러나지 않는 담대함,
사람의 출신을 따지지 않고 능력을 보는 (진짜 이 '생각'은 몇 백년을 앞선 사상인지;;),
능력이 있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은 몇 만명이나 알고 있으며,
어디에서도 물러남이 없으며, 화가 났을때에는 무조건 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더러운(?)성격,
자신이 아끼는 군사나 장군들과는 친구처럼 스스럼 없이 지내는 아이 같은 모습도 가지고 있고 (허저나 하후돈과 대화할때 가장 빛을 발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는 목숨을 바치는 '순수한 남자'라는 것.
그래서 사랑을 쫓는 엔딩도 조조 스러워 좋았다..



어찌됐건 매력적인 인물들을 특유의 해석으로 그려내고, 한 장면마다 힘이 넘치는 그림과 연출.
그리고 주옥같은 대사들.

꿈이 없다거나 혹은 꿈을 쫓다가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는 우리들에게 가슴 뛰게할 '꿈'을 발견하게 하거나 쫓아갈 힘을 충전시켜줄 책이 창천항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