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Jay Kim 2012. 1. 25. 10:46

5~6년 전부터 일부 은행들이 수출업자를 상대로 키코(KIKO; Knock-in & Knock-out)라는 상품을 개발하여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요동을 치면서 키코 계약을 하였던 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자 2~3년 전 국내 금융시장에는 키코에 의한 환차손의 광풍이 몰아쳐 일부 기업들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져 나갔습니다. 최근 제 주변의 분들 가운데 키코에 대한 질문을 하시면서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키코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키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옵션(option)에 대한 간단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옵션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call; 살 수 있는 권리)와 풋(put; 팔 수 있는 권리)의 두 가지입니다. 그리고 옵션 거래는 사는 것(홀드; hold)과 파는 것(라이트; write)의 두 가지 거래가 가능합니다. 이를 표로 그려 보면

 

(call) 옵션

(put) 옵션

홀드 (hold)

원하면 살 수 있는 권리 보유

원하면 팔 수 있는 권리 보유

라이트 (write)

상대방 요구에 의하여 팔 의무

상대방 요구에 의하여 살 의무

 

 

옵션을 홀드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옵션을 이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고, 옵션을 라이트하는 것은 상대방의 요구에 따라 옵션을 이행할 의무를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달러화를 달러당 1,000(행사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B A에게 팔았다면, A는 달러 콜 옵션 홀더(holder)가 되고, B는 달러 콜 옵션 라이터(writer)가 됩니다. 만약 시장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져 달러당 990원이라면 A는 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시장가격으로 달러를 사면 달러당 990원에 살 수 있는데 옵션을 행사하면 달러당 1,000원에 사야 하므로 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더 불리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옵션을 행사하지 않게 됩니다. 이런 상황의 옵션을 아웃-오브--머니(out-of-the-money) 상태라고 합니다. 반대로 시장환율이 1,000원을 넘어 달러당 1,050원이라면 A는 옵션을 행사할 것입니다- , A는 권리를 행사하여 달러를 사고, B A의 요청에 의하여 달러를 팔아야 합니다. A의 입장에서는 옵션을 행사하여 달러당 1,000원에 달러를 매입하는 것이 시장에서 시장가격인 달러당 1,050원에 매입하는 것보다 달러당 50원을 싸게 매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의 옵션을 인--머니(in-the-money) 옵션이라고 부릅니다.

옵션을 갖는 것은 엄청난 특권을 부여 받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머니)에는 옵션을 행사하고, 반대로 불리할 때(아웃-오브--머니)에는 행사하지 않고 옵션을 포기하면 됩니다. 이러한 특권을 부여할 때에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러야 하고 옵션을 사고 팔 때에 지불/수수하는 옵션의 가격을 프리미엄’ (premium)이라고 부릅니다.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데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을 합니다. 첫 번째로는 인--머니 옵션의 경우 현재의 시장가격과 비교하여 옵션의 홀더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을 나타내는 내재가치(內在價値; intrinsic value)가 있습니다. 옵션이 아웃-오브--머니일 때에는 내재가치는 제로(0)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두 번째 요소로는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이를 옵션의 시간가치(時間價値; time value)라고 합니다. 시간가치는 계약 시점의 시장 상황이 옵션 라이터에게 불리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써 만기까지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시간가치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만기가 긴 옵션은 만기가 짧은 옵션보다 가격이 비싸집니다. 이상의 내재가치와 시간가치가 합쳐져서 옵션의 프리미엄이 형성됩니다.

옵션은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였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knock-in 옵션과 knock-out 옵션입니다. Knock-in이란 시장가격의 움직임이 약정된 수준(knock-in 가격)에 이르러야만 옵션의 효력이 발생(발효; 發效, knock-in 혹은 trigger)하도록 계약하는 것이고, knock-out 옵션은 시장가격이 약정된 수준(knock-out 가격)에 다다르면 옵션이 실효(失效; knock-out)되는 계약입니다. 키코라는 상품은 knock-in옵션과 knock-out옵션을 혼합하여 만든 상품으로 knock-in knock-out의 머리 글자를 따서 K-I, K-O., 키코라고 이름 지어진 것입니다.

키코라는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실제로 일어났던 거래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이 거래는 2007 12월 달러환율이 약 930원 수준일 때에 맺어진 것으로, 계약업체는 여성의류 원단을 수출하는 연간(年間) 매출 70억 원, 영업이익 2억 원 수준의 중소기업이었고, 수출대전을 원화로 환전할 목적으로 매월 $20- () $240만을 매각하는 키코 계약을 은행과 맺었으며, 2008년 키코로 인한 손실이 수억 원에 이르자 법원에 제소를 하면서 거래 내용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가 맺은 계약은:

매월 회사는 은행에게 $20만 매각

적용 환율: 행사가격 @935 (, Knock-in @ 975, knock-out @ 890)

1)    옵션이 정상적으로 행사될 경우 달러당 935원 적용

2)    , 환율이 달러당 890원 밑으로 떨어지면 knock-out 발효; 옵션계약 실효(失效)

3)    환율이 달러당 975원에 도달하면 knock-in 옵션계약 발효(發效), 달러당 975원 환율 적용

4)    Knock-in 옵션의 배수(multiple): 2

(knock-in 옵션이 발효하면 원래 계약 금액인 $20만의 2배인 $40만을 매각)

 

이를 알기 쉽게 도표로 표시하면 첨부 표와 같습니다;

(첨부 파일 참조: 첨부 파일 도표를 보시면 이해가 쉽고 빠르실 것입니다.)

이 키코는 두 가지 옵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행사가격 935원의 (회사 입장에서)달러 풋 옵션을 홀드(원하면 달러를 있는 권리)하는 것인데 knock-out 890원에 걸려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사가격이 975원의 콜 옵션을 라이트(상대방 요구에 의하여 달러를 팔아야 의무)한 것인데 knock-in 975원에 결려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 이 거래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환율이 달러당 935원 이상이면 원래의 옵션은 아웃-오브--머니 상태가 되어 행사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옵션은 행사되지 않고 외환시장에서 당시의 달러환율 시세대로 달러를 매각하면 됩니다. 환율이 935원 밑으로 떨어지면 옵션은 인--머니 상태가 되므로 행사가격인 달러당 935원의 환율에 행사되어 $20만을 달러당 935원에 팔게 되고 이 때에 회사가 누릴 수 있는 환차익 (회계상 환차익, 엄밀한 의미에서는 기회이익)은 달러당 935원과 시장환율과의 차이만큼 이익이 됩니다. 환율이 890원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이 옵션계약은 knock-out 되므로 실효되고 회사는 당시의 시장환율로 달러를 매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환율이 상승하여 975원 이상이 되었을 경우에는 새로운 knock-in 옵션이 발동하여 회사는 $40만을 달러당 975원에 매각하여야 하고 이 때에 $40만에 대하여 달러당 시장환율과 975원의 차이만큼 환차손이 발생합니다.

달러 매각 금액과 환율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환율

매각 금액

적용환율

평가 손익 ($1 )

975원 이상

$40

@975

환차손: 시장환율~975원 차이

935 ~ 975

$20

@시장환율

없음

890 ~ 935

$20

@935

환차익: 935~시장환율 차이

890원 이하

$20

시장환율

없음

 

 

키코 계약을 한 기업들은 환율이 조금 하락하여 890~935원 사이일 때에만 키코로 인한 환차익이 발생하고, 최대 달러당 45 (935-890)까지 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935원 밑으로 떨어지면 옵션의 가치가 인--머니 상태가 되기는 하나 환율이 890원 밑으로까지 떨어지게 되면 옵션은 knock-out되어 실효되므로, 이 옵션을 통하여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이익은 이 옵션이 knock-out 되기 직전- , 환율이 890원에 가장 가깝게 근접하였을 때에 행사가격인 935원과 당시의 시장환율(890원에 가장 접근한 환율)과의 차이만큼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밖의 환율 상황에서는 환차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 반면 환율이 상승하여 975원을 넘어서게 되면- 실제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엑스포저 금액(수출 대전) $20만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40)을 매각하여야 합니다. 그 때에 발생하는 손실 금액은 이론상으로는 무한대까지도 가능합니다. 실현 가능한 최대이익이 달러당 45원인데 반하여 발생 가능한 손실은 무한대이고, 금액은 두 배로 늘어나는 구조인 것입니다. 실제로 2008 3 14일 달러 환율은 980.50원에 이르러 knock-in 옵션을 발동할 요건 (환율 975원 이상)을 충족하여 옵션이 발효(knock-in, trigger)되었습니다. 달러 환율은 2008 11 1,509원까지 상승하였으며, 이 때 이 키코 계약으로 인한 환차손은 $40X(1509-975)= 2136십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 회사가 2008년 한 해 동안 기록한 환차손 총액은 약 6억 원에 달하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1년 매출액 70억 수준의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너무나 커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구조의 상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옵션을 이용한 헤지 방법 가운데 수출 대전을 받는 기업에게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달러 ‘풋 옵션 홀드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인--머니 달러 풋 옵션을 홀드 하기에는 옵션의 가격(프리미엄)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므로 (1) knock-out 요소를 가미하여 옵션이 행사될 수 있는 가격 범위를 줄여서 옵션의 프리미엄을 낮추고, (2) 아웃-오브--머니 knock-in 옵션()을 매각하여 구입하려는 풋 옵션의 프리미엄을 더욱 낮추도록 하며, 이 때에 knock-in 옵션의 금액을 두 배로 키워서 지급하여야 할 프리미엄이 제로가 되도록 합니다. , 키코 거래는 두 개의 옵션(knock-in knock-out)을 사고 팔지만 옵션 프리미엄을 지급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습니다. 거래가 일어나는 시점에서는 프리미엄을 주고 받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손쉽게 거래를 일으키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이 키코입니다.

키코거래를 한 기업들이 안고 있던 문제점은 키코 계약으로부터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이 발생하는 환율의 변동 구간과 이익 금액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환율의 움직임 구간은 상대적으로 크고,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거래 금액도 2 배로 늘어나며, 따라서 손실 금액도 매우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1.     키코 거래를 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외환 거래나 옵션 거래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러한 거래를 이해하고 관리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2.     시장 상황이 불리할 때에 키코 계약으로부터 탈출(exit)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3.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키코 계약을 한 기업들은 자신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옵션 거래를 자주 일으키는 금융기관에서는 옵션 계약을 만기까지 끌고 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옵션을 홀드 하고 있을 때에 보유한 옵션 계약이 인--머니 상태라 할지라도 옵션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단순히 내재가치(intrinsic value)만큼의 이익을 취하는 반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시장에서 옵션 자체를 되팔게 되면 내재가치에 시간가치(time value)를 더하여서 프리미엄을 받게 되므로, 시간가치만큼의 추가 이익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시장에서 되팝니다. 옵션을 라이트 한 경우에도 옵션 계약이 아웃-오브--머니 상태라면 내재가치가 제로이고 시간가치만 있으므로 프리미엄은 시간가치와 같아집니다. 따라서 옵션을 싸게 되살 수 있습니다. 라이트한 옵션이 인--머니 상태인데 향후 시장가격이 불리하게 움직여 손실이 더 커질 것이 예상된다면 시장에서 옵션을 되사들여 추가 손실을 방지합니다. 옵션을 라이트 한 경우에는 (1) 시장가격의 변동이 없고 (2) 시간이 경과하면, 옵션의 가격인 프리미엄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내재가치에는 변동이 없고 시간가치만 줄어들게 되므로 기존에 라이트 하였던 옵션을 되사들여 (옵션을 팔았을 때에 받았던 프리미엄보다 그 동안 경과 기간만큼의 시간가치가 줄어든 프리미엄을 지급하면서) 경과된 기간에 해당하는 시간가치만큼의 이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옵션 거래의 ABC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옵션 거래는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키코 거래를 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장의 움직임이 자기 회사에게 불리할 때에 취할 수 있는 전략이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러한 거래를 어떤 방법으로 실행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회사에게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는데도 도중에 옵션을 되사거나, 되파는 거래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대책 없이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키코는 하나의 파생금융상품에 불과하였습니다. 또한 잘만 관리하였다면 설사 손실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2~3년 전에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이 겪었던 것처럼 그러한 커다란 손실까지는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파생금융상품은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은 높이는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거래들은 조금은 복잡한 손익 구조와 시장 관행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자신의 상황과 시장의 움직임에 대하여 좀 더 정확한 분석을 통하여 적합한 파생금융상품을 잘 이용하여 보다 나은 재무관리, 리스크 관리를 이루어 나가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요.

감사합니다.

김재호 올림

 

2011_11_4_KIKO-illustratio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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