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Jay Kim 2013. 12. 13. 09:52

 

지난 주말 국내 언론은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하여 쉴 틈 없이 새로운 기사들을 쏟아 내었습니다.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선불복, 김연아 선수 스핀 오브 자그레브 피겨 대회에서의 1, 이상화 선수의 월드컵 빙상대회 500미터 1, 같은 대회에서 모태범 선수의 500 미터와 1,000 미터 1, 리디아 고 선수의 KLPGA 2014 시즌 오픈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승리 등등 정말로 뉴스 거리가 많았습니다.

그 많은 뉴스 가운데에는 북한과 관련된 소식도 있었습니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의 고모부이며 2인자라 불리던 장성택이 숙청되었다는 것입니다. 장성택이 물러나게 되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이러한 사태가 의미하는 북한의 상황에 대한 해석과 추측까지 보도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습니다.

초기에 보도된 바로는, ‘장성택 실각설이 맞다면 당시 리영호 숙청을 주도했던 장성택은 그와 유사한 죄목으로 1 5개월 만에토사구팽을 당한 셈이다.’ (관련기사: 서울신문_2013/12/6_장성택_토사구팽) 라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 접하였던 북한 소식을 전하는 단어 가운데 익숙하였던 것은 숙청’ (肅淸)이었습니다. 집권자가 자신의 권위와 지위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을 여러 가지 죄목을 걸어 물러나게 만드는 것이 숙청이라고 배웠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전쟁의 실패를 빌미로 무정을 위시한 연안파, 박헌영을 필두로 하는 남로당 계열 등이 모두 숙청되었다고 합니다.

북한은 지난 60여년의 김일성과 그 아들, 손자에게까지 이어지는 통치 기간 내내 숙청을 무기로 공포정치를 하였습니다. 이번에 장성택이 숙청되었다고 하는 것도 북한의 지나 온 날들을 생각해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특별히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전에 없던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토사구팽이라는 고사성어를 익숙하게 만든 사람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집권 초기에 타의에 의하여 정계 은퇴를 하였던 김재순 당시 국회의원입니다. 김재순 의원은 국회의장까지 역임하였던 정치 원로였으며 김영삼 대통령의 집권에 음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을 하자 김재순 의원을 더 이상 써먹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여 예전 비리를 들추어 내서 강제로 정계 은퇴를 시키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물러나는 김재순 의원이 일갈(一喝)한 고사성어가 토사구팽’ (兎死狗烹)이었습니다.  이 말은 중국 사기 (史記)에 나오는 말로서 토끼를 잡고 나서는 쓸모 없어진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말입니다. 충성을 다한 부하의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내치는 것을 비유한 말입니다.

이 말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된 것은 김재순 의원이 이 표현을 사용한 1993년 이후입니다. 이 말은 정계뿐 아니라 재계(財界)에서도 자주 쓰였습니다. 회사의 주요 인사가 갑자기 물러나게 되면 의례히 토사구팽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을 보냅니다. 신문에까지 보도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티맥스소프트, JBS_삼성중공업, AUDI_VW_토사구팽)

소위 재벌집단이라 불리는 대기업에서는 고위직 임원이 회사를 그만 둘 때에 2~3년 정도 말미를 주어 한 단계 상위 직급, 고문 또는 명예 회장 등의 직함과 함께 사무실, 승용차를 제공하여 퇴직에 대비하도록 합니다. 봉급은 이전보다 낮아지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사회적인 지위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토사구팽 당하였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는 조치로 보입니다.

고위 임원에 대한 이러한 예우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외부에 비쳐지는 회사의 이미지, 임원들이 알고 있는 경영상의 비밀 유지, 퇴직 임원이 가질 수 있는 배신감을 누그러뜨리는 등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고위직 임원이 토사구팽 당하였다고 느끼면 대체로 자기가 일하던 기업에 대하여 굉장히 강한 반감을 표시하고 그 기업에 불리한 정보를 유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자기가 일하던 기업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합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폭력사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피존회장구속) 이런 일들의 결과는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불행하게 끝이 납니다.

토사구팽과 의미는 다르지만 쓰임새가 유사한 고사성어로 감탄고토(甘呑苦吐)가 있습니다. 우리 말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필요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데려오고, 입 맛에 맞지 않으면 냉정히 차버립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는 스스로의 재원이 제한적이고 부족하다는 이유로 쉽게 감탄고토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감탄고토하는 것은 기업이 실패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한 때 증권사들이 영업직원들을 독려하다가 사고가 터지면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등을 돌리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증권사_감탄고토) 영업을 목적으로 직원들을 독려할 때에는 각종 실적금 등으로 실적에 대한 보상을 하다가,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그러면 증권사는 빠지고 고객과 영업사원간의 문제로 남겨지게 됩니다.

반드시 이런 사례만이 아닙니다. 일을 잘 할 줄 알고 뽑은 임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좌천을 시키기도 합니다. 이 때에는 능력이 부족한 임원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과대평가한 기업, 경영진들도 부분적으로라도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기에 사람을 뽑을 때에는 신중하여야 합니다. 사람을 뽑고 나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토사구팽, 감탄고토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임직원을 토사구팽하는 것을 다반사로 하는 기업을 위하여서 열심히 일하려는 직원은 없습니다. 직원들이 ’ ()당하기 전에 그 기업을 하고 먼저 떠나려 할 것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행여 자신이 토사구팽, 감탄고토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기업이 직원을 토사구팽하면 이를 본 직원들 가운데 능력 있는 인재는 자신이 먼저 회사를 토사구팽합니다. 토사구팽을 걱정하지 않는 기업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