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Jay Kim 2016. 11. 25. 12:09


요즈음 언론보도는 온통 어둡고 비관적인 이야기뿐입니다.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희망찬 보도는 찾아 보기 힘들고 어둡고 음흉한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의 음습한 뒷모습만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잠시나마 기분 좋은 소식도 보기 드물게 끼어 있기는 합니다. 그런 기분 좋은 보도 가운데 하나가 지난 월요일 아침에 각 신문과 언론매체에 보도된 우리나라 여자골프 선수 전인지 선수의 2016년 미국 LPGA 최저타상 수상 소식입니다. (관련 기사: 2016/11/21_전인지 2관왕) 보도에 따르면 1978년 낸시 로페즈 (Nancy Lopez) 이후 처음으로 신인상을 탄 골퍼가 최저타상을 타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려 28년 만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관련 기사: lpga.com/In-gee-Chun-2016-vare-trophy-and-rolex-rookie-of-the-year) 골프의 여제(女帝)라고 불리는 아니카 소렌스탐 (Anika Sorenstam)선수도 1994년 신인상을 탔고 그 다음해인 1995년에 최저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에는 박세리, 박지은, 최나연, 박인비 선수가 최저타수상을 받았었습니다.

우리나라 여자 골프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보다 더 많은 선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하였습니다. 그리고 특히 1998 IMF 구제 금융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에 박세리 선수가 US Women’s Open 연장전에서 맨 발로 물에 들어가 공을 쳐내고 결국에는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관련 동영상: youtube.com_Seri Pak legacy for Korean) 이 모습을 밤새워 지켜 보던 우리나라 국민들은 용기 백배하였고, 어려운 나라의 경제 상황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이 나라의 경제, 또는 미래에 대하여 희망을 주고 힘을 솟게 만들었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나라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자신들의 눈 앞에 보이는 이해를 쫓으면서 나라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흔히 보아 왔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도 정치인들이 어지럽혀 놓은 것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들이 어지럽혀 놓은 상황을 그들이 스스로 정리하겠다고 나섭니다. 과연 지금의 상황이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잘 정리가 될 것인지 지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스포츠는 정치나 경제에 비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골프 경기는 정해진 경기장- 필드- 안에서 보다 적은 타수를 쳐서 공을 홀 안에 들어가도록 하면 됩니다. 그렇게 매일 18홀을 돌고, 3일 또는 4일 동안 친 타수를 더하여 가장 적게 친 사람이 이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나 정치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단순히 이기고 지는 문제도 아니고, 지향하는 목표도 스포츠처럼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표면적으로는 국가를 풍요롭고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치인들의 정치 생명과 이익을 쫓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명분을 그럴 듯하게 내세우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것을 쉽사리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기업보국(企業報國), 산업역군(産業役軍) 등 겉으로는 각종 미사여구를 나열하면서 실제로는 이익을 쫓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나라를 위하여 기부금을 내는 듯 하지만 조금 더 속을 파고 들면 기업 나름의 보험을 들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뿌리 깊은 정경유챡(政經癒着)의 잘못된 관행을 최근의 사태에서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며 요란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재벌 그룹의 총수를 국회의 청문회장으로 불러내는가 하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범죄로 추정되는 피의 사실을 마치 확정적인 범죄인양 발표하면서 기업인들을 단죄하고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_2016/11/23_재벌개혁)

그러나 정경유착은 재벌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 정경유착에서 재벌의 파트너는 정치권입니다. 그러한 정치권이 자신들은 쏙 빠진 채 기업들만을 단죄하고 개혁하겠다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어두운 면을 덮어 버리려는 저의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정치권에 더욱 강력한 감시와 높은 규범을 적용하도록 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기업의 경영활동이 어렵도록 제도와 규정을 만들어 놓고 이를 빠져 나가는 데에 정치권이 도움을 주면서 정경유착이 이루어지는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런 저런 명목으로 정부, 또는 공익기관 등에 내는 준조세 성격의 돈이 연간 20조원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hankyung.com_2016/11/11_준조세 20) 우리나라 1년치 예산이 약 400조 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20조 원이라는 금액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닙니다. 이만한 금액의 돈을 기업들이 내놓게 된 것은 그 만한 대가를 기대하거나 혹은 어떠한 불이익이나 형벌을 피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부 또는 정치권에서는 기업들에게 불이익, 형벌적 조치를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러기에 국회의원들이 재벌총수들을 마치 죄인 취급하며 오라 가라 하기도 하고 그들을 불러다가 준엄하게 꾸짖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재벌 총수들을 불러다가 혼을 낸다고 정경유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치권에서 기업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정경유착을 막아내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골프 경기에는 정해진 룰이 있고 그 룰의 커다란 틀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선수들은 정해진 규칙대로 플레이를 하면서 더 좋은 스코어를 내는 데에만 열중합니다. 만약 골프 경기의 규칙을 어느 특정 선수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선수는 규칙을 바꾸는 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접근하여 규칙을 바꾸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도 골프와 똑같습니다. 기업이 창의적이고 공정한 경쟁에서 이겨나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들을 수시로 바꾸고 또는 만들거나 없애기를 한다면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자신들의 기업활동에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 것입니다. 이 것이 바로 정경유착의 시작점이 됩니다.

우리나라도 기업 활동의 환경이 보다 투명하고 외부인- 특히나 정치인들-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은 진정한 기업 경쟁력을 키우려고 노력할 것이고 음습한 정경유착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최근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서 승마 선수의 부적절한 처신과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투명하지 못하였음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3 년쯤 전에 금요일 모닝커피에서 다루었던 토픽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에 LPGA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어서 우리나라 여성 골퍼들이 미국 LPGA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다.’ 는 조크가 있었습니다. (2013. 10. 25. 금요일 모닝커피 참조)

지금 와서 그 때의 그 조크가 다시 생각 나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도 우리나라 정부에서 여자골퍼들의 LPGA 진출에 간여하였더라면 아마도 몇 몇 골퍼 가운데에는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여서라도 해외로 진출하려는 유혹도 느꼈을 것입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 경기를 하듯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건전한 방법으로 공정한 룰 아래에서 경영하는 환경이 이루어지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