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Jay Kim 2021. 11. 12. 05:37

지난 일요일자 인터넷 판 신문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조만간 종합부동산세금 고지서가 나올 텐데 세금 금액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재산세 낸지 얼마 안됐는데"…`경험해보지 못한` 종부세 날아온다_mk.co.kr_2021/11/07)

이 기사의 내용 가운데 ‘전용 84㎡ 규모의 대치 은마아파트와 마포구 래미안 푸르지오 2가구만 갖고 있어도 작년 3000만 원 선이던 보유세가 올해는 7500만 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용면적 84㎡라면 과거의 평수로 환산하면 25.4평입니다. 분양 평수로 약 30평대인 아파트입니다. 과거 30~40년 전에는 중대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중소형이라 불릴 크기의 아파트입니다. 이런 아파트를 두 채 가지고 있으면 보유세가 7,500 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종부세의 인상률은 지난해에 비하여 170~19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원론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부동산은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원초적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주(住)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징벌적인 세금을 물게 되고, 처분을 하게 되면 고율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부동산에서 비롯된 수익을 불로소득이라고 폄하하며 이를 정부가 거두어들여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기도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1. 10. 8. 참조) 불로소득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비하여 실제로는 불로소득 자체는 전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세법상 분류한 소득은 임금(賃金, wage), 이자(利子, interests), 지대(地代, rent), 이윤(利潤, profits)입니다. 이 가운데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부류의 소득은 모두 불로소득입니다. 예금이나 채권 투자 등에 따른 이자 소득, 부동산 임대로 인한 지대 소득, 투자(부동산, 주식, 사업 등)에 따른 이익 등이 모두 세법상에 명시된 정당한 소득입니다.

세금의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원칙입니다. 둘째로는 모든 ‘소득에는 동일한 세율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원칙이 있듯이 여기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소득이 없는 데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있고, 그 대표적인 예가 부동산 세금과 상속세입니다. 두 번째 원칙의 예외는 각종 감면조항들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투자된 장기 투자로부터의 자본 소득(capital gain)에는 낮은 세율을 부과합니다. 현재 미혼 단독 세대주에게 적용되는 미국의 장기(1년 이상) 투자에 따른 소득세율은 다음 표와 같습니다.

Long-term capital gains tax rate Income
0% $0 to $40,000
15% $40,001 to $441,450
20% $441,451 or more

 

똑같은 단독 세대주의 일반 소득세율을 보면;

Tax rate Taxable income bracket Tax amount owed
10% $0 to $9,875 10% of taxable income
12% $9,876 to $40,125 $987.50 + 12% of the amount over $9,875
22% $40,126 to $85,525 $4,617.50 + 22% of the amount over $40,125
24% $85,526 to $163,300 $14,605.50 + 24% of the amount over $85,525
32% $163,301 to $207,350 $33,271.50 + 32% of the amount over $163,300
35% $207,351 to $518,400 $47,367.50 + 35% of the amount over $207,350
37% $518,401 or more $156,235 + 37% of the amount over $518,400

 

장기투자에 따른 자본소득세율이 일반 소득세율보다 현저히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 투자를 권장하는 정책에 따른 것으로서 수십 년 동안 이 원칙을 고수하여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택을 1년 이상 보유한 정도로는 양도세 (미국의 자본소득세와 동일) 감면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하도 자주 양도세 기준이 강화되어 세무사마저도 헛갈린다고 하지만, 1가구 1 주택인 경우에도 실거주 2년을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1가구 다주택- 즉, 2 주택 또는 그 이상이라면 양도세 감면은 기대할 수 없고, 징벌적인 가산세를 각오하여야 합니다. 그에 반하여 미국의 경우 1 가구 1 주택 또는 1 가구 다주택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한 가족이, 또는 한 사람이 주택을 여러 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양도 차익에 대한 자본소득세율은 주택을 한 채만 가지고 있는 사람과 똑같습니다. 부동산 또는 주식 등의 매매로 인한 소득 금액의 크기에 따라 세율이 달라질 뿐 집을 몇 채 가지고 있었는지는 문제 삼지 않습니다. 보유 기간도 1 년을 초과하는 기간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만을 따집니다.

부동산 보유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을 몇 채를 가지고 있고, 또 집의 가치가 얼마나 크냐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부동산 보유세는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부과하므로 세율은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부동산의 가치가 크다고 세율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것은 소득세에만 해당하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세금은 소득에 부과하여야 하나, 부동산 보유세는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부과되는 특이한 성격의 세금입니다. 부동산이 소재하는 지역의 상하수도, 도로 등의 기반시설을 유지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수익자, 사용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그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부동산 보유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크면 보유세가 자연스럽게 많아집니다. 구태여 세율을 복잡하게 올릴 이유가 없습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보유세 부담이 늘어납니다. 거기에 인위적으로 징벌적인 과도한 세금을 물릴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에서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은 당연히 가지고 있는 집을 임대하게 됩니다. 임대 수입이 있으면 이를 세무서에 신고하고 소득세를 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임대를 하려면 임대 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무상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임대 사업자가 많아지고 임대사업자들의 보유 주택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이를 취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애써서 임대 사업자들을 옥죄이지 않아도 임대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임대 사업자는 줄어들고, 임대 사업의 수익성이 오르면 사업자는 늘어납니다. 정부가 개입하여 임대 사업자의 숫자를 인위적으로 늘리고 줄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시장이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면 부동산 임대 시장은 균형을 맞추면서 가격이 오르내리고 수요와 공급이 조절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한 가지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보이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급격한 가격의 등락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우리나라 정부가 보여 왔던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안간힘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못한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부동산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의 완만한 가격 상승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부동산 담보 대출의 담보 부족이 가장 먼저 타격이 되어 금융 전반에 어려움을 초래하게 됩니다. 2007년 중반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 (Global Financial Crisis)의 시작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여 나라 경제가 성장을 멈춘 사례도 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전반적인 경제의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궤적을 함께 하였습니다.

장기 투자의 기준이 1 년인 것은 회계의 원칙에도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정상적인 기업활동에서 1 년 이상의 기간 동안 현금화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되면 이를 장기로 분류합니다. 자산의 경우 1 년 안에 현금화되는 자산은 유동자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유동 자산으로 분류합니다. 부채도 마찬가지입니다. 1 년을 기준으로 유동부채 장기부채로 구분합니다. 장기부채의 만기가 근접하여 향후 1 년 안에 만기 도래하는 장기 부채는 유동성장기부채 (Current Portion of Long Term Debt, CPLTD)라 하여 유동부채에 별도 표시합니다. 이렇듯 정상적인 경제활동에서 1 년 이상의 기간 동안 현금화하지 않는 투자는 장기 투자로 보는 것입니다. 대차대조표를 만든다고 하면 1 년 이상의 투자는 모두 장기 투자로 분류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장기 투자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미실현 이익에 대하여서도 과세를 합니다. 과세의 절대적인 원칙은 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입니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소득에 섣불리 과세하였다가 뒤에 손실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세금을 돌려주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므로 미실현 이익에는 과세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재건축으로 이익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면 정부가 과세를 합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집값이 하락하여 과세 시점에 발생한 이익이 사라지게 되면 어찌하려는지 그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부동산 보유세는 단일 세율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종합부동산세를 징구하는 것은 이중과세입니다. 은행에 예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세금을 물리거나, 예금 금액이 크다고 세금을 더 물리지 않듯이 부동산 보유세는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세금을 물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유세가 부동산의 보유 비용이 되어 임차인들에게 모두 전가됩니다.

1 년 이상 보유의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하여서는 과감히 감면을 하여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가족의 숫자가 늘어나면 집을 늘려서 옮기고, 가족이 줄어들면 집을 줄여서 옮기는 데에 따른 부대 비용- 세금-이 줄어들어 합리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보유세의 과세 기준은 취득 당시의 가격으로 하되, 보유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1 년 전에 비하여 보유세가 100%, 200% 상승한다는 것은 비정상입니다.

부동산에서 발생한 소득을 불로소득이라 이름 지어 죄악시하는 시각을 고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불가능해 보입니다. 혹시라도 다음 정권에서 국민들의 의식을 크게 개선할 수 있기를 막연히 기대해 봅니다.

오늘 글에 100% 동의. 잘못 되도 크게 잘못되었는데 이대로 갈건가?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