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Jay Kim 2022. 1. 14. 05:32

얼마 전 소셜 네트웍스에 올라온 글 가운데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How far away do you live from the place you were born?”
“당신이 태어난 곳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의 라스베가스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는 약 9,700 킬로미터, 약 6천 마일입니다. 그런데 제 친구 가운데 한 사람 R이 이질문에 답하였습니다. “Only 8,792 Kilometers.”라고 합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위스콘신의 리폰(Ripon)이라는 곳에 살았고 지금은 캘리포니아의 맨티카(Manteca, CA)에 살고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12. 11. 참조) 그가 태어난 곳은 네델란드의 Kudelstaart라는 도시입니다. 아마도 구글 맵이라던가 다른 지도 앱을 동원하여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부터 지금 그가 살고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재어 보았을 것입니다. 그 결과 그 거리가 8,792 킬로미터라는 것을 알아냈을 것입니다.

R은 그동안 여러 곳을 옮기며 살았습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Davis에서 대학(UC Davis)을 졸업하였고, 그 이후 직장을 따라 여러 도시를 옮기며 살았습니다. 저와 처음 만난 것은 그가 Bank of America의 Los Angeles 사무실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저와 같이 딜링 룸(Dealing Room)에서 외환 트레이더로 일하면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 이후 그는 한 때 일본의 Bank of America 동경 지점에서 일하기도 하였고, Bank of America를 떠나 여러 금융기관으로 옮겨 다니면서 미국의 여러 지역과 영국의 런던과 스위스의 Adliswil이라는 도시에서도 근무하였습니다. 아마도 그가 살았던 도시를 나열하면 10 곳은 충분히 넘고 20 곳 가까이 될 것입니다.

저는 최근 R을 만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저 이따금 소셜 네트웍스를 통하여 소식을 듣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전하는 수준의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한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는 소식을 그에게서 들었었고, 제가 처음 그를 만났을 때부터 계속 기르고 있던 콧수염도 몇 해 전에 깎았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태어난 도시가 네델란드의 Kudelstaart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가 네델란드 출신임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성(姓)이 Groenveld이고 이는 네델란드 말이며, 영어의 Green field와 같은 뜻이라는 것은 그를 처음 만났을 때에 그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태어난 곳의 도시 이름은 몰랐었다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약 5년 전에 새로운 직장으로 옮겼습니다. 그는 직장을 옮길 때마다, 또는 근무지가 바뀌어 이사를 할 때마다 연락을 합니다. 저도 이사를 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로 옮기게 되면 그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그가 제게 그의 고향을 이야기한 적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제 고향을 그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소셜 네트웍스의 짧은 질문 한 가지에 답하면서 그의 답변을 보고 제가 그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고, 그의 고향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향에 관하여 길게 설명하였습니다. 대도시인 암스텔담에서 멀지 않은 곳이며 나름 관광객도 많이 오고, 좋은 음식점도 많은 곳이라고 자랑하였습니다. 그도 제게 저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서 저는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피난지였던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태어난 곳 부산에 대하여 그리 잘 알지 못합니다. 대한민국 제2의 대도시이며 항구도시이고… 그 정도를 애기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태어나서 1 년도 채 되지 않아서 서울로 이사 온 이후 계속 서울에서 자랐기에 부산에 대하여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의미이던 혹은 안 좋은 의미이던 고향에 대하여 기억이 있게 마련입니다. 많은 경우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특별한 향수(鄕愁)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나이 든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갖게 마련입니다. 반드시 고향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지나간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없어진 과거의 일들이 그리워지게 됩니다.

그런데 나이 든 사람들이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살려고 하면 적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 거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금융거래를 하게 되면 이제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늘어나서 손해를 보게 된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어르신, 금융앱 못 쓰면 年 180만원 손해 봐요_chosun.com_2022/01/10) 그런데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금융 앱을 사용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또 역으로 조금만 금융앱을 잘 이용하면 적지 않은 이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요즈음 같은 저금리 시대에 연 7%의 이자를 지급하는 적금도 금융앱 플랫폼을 통하여 가입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앱 전용 '연 7% 정기적금' 출시_yna.co.kr_2022/01/03)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수십 년, 백 년이 지나면서 겪었던 변화를 이제는 불과 수년만에 경험하게 됩니다.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는 아예 되지 않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불과 20~30 년 전만 하여도 은행들이 재산세를 자기네 은행에서 납부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재산세 납부를 하려고 은행 창구를 찾아가면 점포 안에 있는 무인 자동화 기기- ATM으로 안내하여 그곳에서 납부하라고 합니다. 재산세 수납에 인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인건비를 절약하겠다는 은행의 전략입니다. 금융 앱을 사용하여 인터넷 플랫폼을 통하여 적금을 가입하면 이자율이 연 7%까지도 올라가지만 일반 창구를 통하여서는 가입할 수 없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거의 은행 거래와는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금융은 엄연히 이익을 추구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비용 발생이 큰 금융 거래는 자연스레 금융기관이 피합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거래를 회피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서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는 자금이 창출하는 이자 수익도 과거에 비하여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금융기관들이 영위하던 금융 거래는 이제는 더 이상 금융기관들이 선호하지 않는 거래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고향이 그리워 찾아가 보니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고향의 모습과 다른 변화된 모습의 고향을 맞닥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거액의 예금을 맡기면 은행의 지점장이 나와서 반겨주던 시절은 이미 다 지나갔습니다. 단순히 예금만 하여서는 은행 창구에서 크게 대접받지 못합니다. 펀드 또는 금융상품을 큰 금액으로 매입하게 되면 프라이빗 뱅킹 고객으로 모실 것입니다. 수수료 수입이 없는 예금을 맡긴 고객이 대접받던 과거는 나이 든 사람들이 기억에만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살았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거나, 고향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또 학업을 위하여 고향을 떠나면서 직장을 찾아 새로운 곳에서 터를 잡으며 고향을 멀리 떠나서 사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저만 하여도 제가 태어난 곳에서 9,700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며, 제 친구 R은 8,792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고향으로부터 많이 먼 곳입니다. 이렇듯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이 흔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금융 거래도 과거의, 처음 금융 거래를 시작하였던 때의 금융에 비하면 크게 거리가 있는 새로운 금융 환경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운 마음에 고향을 찾아가도 많이 변화하여 있듯이, 금융기관도 이제는 과거의 금융기관과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다고 마냥 옛 것을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달라진 세상에서는 그에 맞춰 살아가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힘들겠지만 노력하여야 합니다. 고향의 모습이 달라져 있다고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듯이, 금융 환경이 바뀌었으면 바뀐 환경에 맞추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