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Jay Kim 2022. 4. 8. 05:47

지난주 토요일 4월 2일 아침 (미국 시간) 뉴욕 타임즈 신문 1면에 나온 기사 가운데 ‘Big job gains fan the flame of a recovery’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 기사는 하루 전인 4월 1일 인터넷 판 기사로 이미 올려진 기사입니다. 다만 제목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관련기사: Strong Job Gains in March Keep a Flame Under the Recovery_nytimes.com_4/1/2022) 우리말로 번역하면 종이 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은 ‘크게 늘어난 일자리가 경기회복의 불씨를 부채질한다’라고 할 수 있고, 인터넷 판 기사의 제목은  ‘3월의 강력한 일자리 증가는 경제회복의 밑불을 지피고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의 표현은 거의 같으나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기사 내용은 똑같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잠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돌아보았습니다. 5년 전 현 정부가 들어섰을 때에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고용정책 직접 챙긴다_hankyung.com_2017/5/11) 실제로 이 상황판에는 어떤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이 상황판이 얼마 만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되었는지도 의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일자리 통계의 가장 중요한 수치인 실업률 발표는 매월 한번씩 이루어집니다. 전국의 통계인 만큼 자료의 수집과 집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월 1회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은 어떤 통계를 얼마나 자주 보고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은 보여주기식 홍보라는 것입니다. 과연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이 만들어졌다고 하여서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지극히 의문입니다.

경제를 관리 운용하는 데에는 통계가 필수입니다. 뉴욕 타임즈 신문 기사를 보면 지난 2020년 4월에 일자리가 2천 2백만 개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일자리 숫자가 회복을 해와서 2022년 3월 말 현재로는 2020년 4월보다 불과 160만 개의 일자리만 줄어든 상태라고 합니다. 이를 보면 최소한 일자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적지 않게 회복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일관성 있게 꾸준히 조사하고 발표하여 그 가치를 높입니다. 과거의 통계와 비교하여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통계의 일관성에서 문제점을 노출하였습니다. 각종 통계의 기준과 방식을 바꾸면서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관련기사: 비정규직 없애겠다던 文정부서 비정규직 800만명 첫 돌파_hankyung.com_2021/10/26) 이 기사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통계 기준 개편으로 인해 2018년 이전 자료와 2019년 이후 자료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라고 통계청이 자인하였습니다. 과거의 통계와 비교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리고는 지금의 정부 정책이 효과가 있다고 강변하게 되면 시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체감과 정부의 발표에 괴리가 생깁니다. (관련기사: 대한민국이 독선과 불통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_hankyung.com_2019/9/18) 이 기사의 내용 가운데 “경제 곳곳서 비명 터지는데 정부는 올바른 방향 가고 있다"라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정부가 원하는 입맛대로 통계를 비틀어 놓았으니 통계와 실제 상황 사이에 괴리가 커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는 제대로 된 경제 운용이 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경제와 관련된 많은 통계가 발표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경기와 직결되는 통계 두 가지를 들라고 하면 단연 고용 통계(employment statistics)과 신규 주택 건설(housing starts)입니다. 앞 머리에 이야기한 기사에서는 미국에서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하여도 고용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용 통계는 제가 아는 한에는 수십 년간 산출 방식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같은 방법으로 고용 통계를 작성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미국에서는 Non-farm payroll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는 농장 등 일부 농업 관련 분야를 제외한 봉급 노동자를 의미합니다. 이 통계는 지금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관련 발표: https://tradingeconomics.com/united-states/non-farm-payrolls_Mar. 2022) Non-farm payroll 통계를 보면 지난 1939년 이래로 2022년 3월까지 평균은 12만 1,230 명이고 가장 숫자가 많았던 것은 2020년 6월의 4,846천 명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과 같이 1939년 이래의 통계를 찾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긴 기간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통계는 일관성이라는 면에서는 너무나 많이 부족합니다. 통계가 정치에 휘둘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신규 주택 건설 통계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신규 주택 건설이란 어느 한 달 동안 새로운 주거용 주택 건설이 시작한 숫자입니다. 최근 들어 2006 이래 가장 빠른 추세로 신규 주택 건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U.S. Housing February 2022: Home Construction Rebounds to Highest Since Mid-2006 - Bloomberg_3/17/2022) 이러한 통계를 보면 미국의 경기는 살아나고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상승하게 되면 주택 경기가 조금은 수그러드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은 미국의 이자율도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가 살아남으로서 확실한 경기 진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문들도 전반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것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통계가 현실을 비교적 정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필요에 의하여 통계를 바꾸고 뒤바뀐 통계를 바탕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강변하여도 신문기사는 오히려 회의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미국에서는 생기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취업자 수 22년 만에 최대 폭 증가…절반은 노인일자리_hankyung.com_2022/2/16) 그런데 취업자 통계를 내는 기준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22년 만에 최대 폭 증가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냈을 때에만 과거의 통계와 현재의 통계를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이 들어선 정부에서는 과거와 같은 통계의 왜곡은 없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대통령의 부친은 제가 학창 시절에 통계학을 가르치셨던 분입니다. 그분이 자신의 자식에게 통계학을 가르쳤으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대통령이 통계를 비틀어 왜곡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준엄하게 꾸짖으시는 것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분에게 직접 배운 적은 없으나 그 교수님 강의를 들었던 친구들의 기억은 원칙을 지키는 엄한 교수님이셨습니다. 통계의 원칙을 지키고, 우리나라 경제의 운용이 일관성 있는 통계를 바탕으로 관리되기를 기대합니다.

통계학!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고, 정확해야만
한 점은 계산 방법이 변하지 읺아야 한다!
바로 그것이죠.
문과 속의 이과 과목!
기준이 바뀌면 다 틀어지고 연속성이 없으니까..
어제 산호세 아들 집에 왔어요.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