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Jay Kim 2022. 5. 13. 05:55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산의 상속을 마치 범죄시하고, 부를 상속하는 것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것으로 여기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부를 상속하는 것이 정말 몹쓸 짓이고 하여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일까요? 상속에 대하여 죄악시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기에 상속세는 세금이라기 보다는 징벌적 과징금으로 보입니다. 상속이 이루어지면 기본적으로 50%를 상속세로 부담할 각오를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주주는 30%의 할증(50% 상속세의 30%이므로 상속 재산의 15%)이 부과되어 총 65%의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이러한 상속세를 부담하게 되면 지배적 주주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65% 상속세를 내면서 2대만 내려가면 100% 소유 기업도 12.25% 로 보유 지분이 줄어듭니다. 먼저 100% 지분에 대한 65%의 세금을 내고 나면 35%의 지분만 남게 됩니다. 그 다음 남겨진 35%의 지분에서 다시 남은 지분의 65%에 해당하는 22.75%에 해당하는 지분을 상속세로 내고 나면 남는 지분은 12.25%뿐 입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여기에서 한 번만 더 상속이 된다면 50%의 상속세를 물더라도 6.125%의 지분만 남습니다. 더구나 비상장 기업의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는 국세청의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장부상의 가치는 청산 가치에 불과하므로, 계속 기업의 가치로 국세청이 평가한 금액을 기준으로 65%의 가혹한 상속세를 과세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6. 12. 참조)

만약 주식이 상장되어 있지 않은 기업의 대주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라도 한다면 그의 재산가액을 국세청에서 어떻게 판정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금액의 상속세가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주식을 상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식을 분산하여 특수관계인들의 주식 보유 물량이 50%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는 경우 그 기업에 대한 경영권의 지배가 약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며 각 기업의 처해진 환경에 따라 대처 방안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를 한 가지 해 보겠습니다. 결코 탈세를 하지 않으면서 합법적으로 절세를 하는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A 씨는 비상장 기업 X의 대주주로 약 4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그와 특수관계인으로 간주되는 친인척이 약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지배적 지위의 대주주입니다. X기업의 2대 주주는 약 25%의 지분을 가진 사모펀드로서 꾸준히 X기업의 주식 상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는 상장과 동시에 사모펀드가 25%의 지분을 매각할 것(back log)이라는 우려 때문에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A 씨는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지에 있는 동종 산업의 대기업에게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X기업의 주식을 현금으로 인수하여줄 것을 타진하였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X기업의 대주주인 A 씨에게는 어떤 방법이 가능할까요. X기업에게 가능한 옵션은 주식 상장을 전제로 해외 상장 대기업과 주식교환 스왑(Equity swap)을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상대 기업이 X기업의 실사를 통하여 정확한 기업 가치를 산정(valuation)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교환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거래를 통하여 X기업은 우회상장 (back door listing)을 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X기업의 주식도 해외 상장 대기업의 주식으로 교환될 것이므로 사모펀드는 교환된 주식을 해외 주식시장에서 매각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모펀드의 입장에서는 X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것과 똑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해외 대기업에 의하여 정확한 가치 평가도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A 씨는 해외 대기업의 소액 주주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A 씨 사후에 상속세를 산정할 때에 대주주로 인정되어 30%의 할증을 받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X기업의 경영권의 문제가 남습니다. 이렇게 주식교환 스왑을 통하여 X기업의 주식을 포기하고 해외 대기업의 주식을 가지게 되면 A 씨는 단순히 해외 대기업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X기업에 대한 경영권은 상실하게 됩니다. 만약 A 씨가 X기업의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주식교환 스왑의 조건에 경영권 유지 조항을 삽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정기간 동안 A 씨가 X기업의 경영진으로 경영권을 보유하면서 해외 대기업이 요구하는 조건(covenant) 등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X기업의 자산 수익률 (ROA, Return on Assets)을 모기업인 해외 대기업의 수준 혹은 모기업의 90%, 또는 그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한다던가, 자본 수익률 (ROE, Return on Equity)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것으로 조건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법감시)를 충족하는 조건도 함께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면서 경영권을 유지하고, 우회상장의 효과를 누립니다. 그리고 대주주의 지위를 내려놓으면서 상속세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제도로는 복수 시장 상장(dual listing)이 허용되므로, 해외 시장에 우회상장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X기업의 주식을 국내 주식시장에 다시 상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위의 케이스 스터디에서 X 기업이 선택한 해외 대기업의 시가 총액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A 씨가 보유한 해외 대기업의 주식 지분율이 결정될 것입니다. 만약 X기업 가치의 약 10배 수준의 시가 총액을 가진 기업을 모기업으로 선택하였다면 A 씨가 가진 해외 모기업의 지분율은 약 4% 남짓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상속세를 산정할 때에 대주주의 지위와는 거리가 먼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상속 재산의 평가에 있어서도 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국세청의 주관적인 평가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긍정적인 면은 사모펀드의 경영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사모펀드와 보유 지분의 가치 평가(valuation)로 날을 세우는 일도 피할 수 있습니다. 제 3자 격인 해외의 대기업이 매입자의 입장에서 주식교환을 위한 실사(due diligence)를 통하여 공정한 시장 가치(FMV, fair market value)를 평가하게 되므로 사모펀드가 특별히 반발할 근거가 약합니다.

만약 A 씨가 보유한 지분이 1,000억 원이라면 대략 150억 원 정도의 상속세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1,000억 원의 상속세 50%는 약 5백억 원이고, 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상속세의 30%를 할증 받게 되는데 이는 5백억 원의 30%, 즉 150억 원이 됩니다. 이 금액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실제 금액은 각종 공제 등을 거치면서 이보다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거래는 투자은행을 통하여 경험 많은 전문가를 동원하여 이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거래 비용도 적지 않게 들기는 할 것입니다. 절약할 수 있는 상속세 금액과 예상 거래 비용을 잘 계산하여 실익을 챙길 수 있도록 용의주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투자은행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그러나 투자은행 거래도 잘만 이용하면 많은 이득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거래들이 좀 더 활발히 일어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국제금융 시장의 보편타당한 기준을 바탕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국세청의 상속세 부과에 대하여 국제 수준의 기준으로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이나 유사 대기업도 이런 고민이나, 과정을 거쳐서 지금 상황이 왔겠지요. 아뭏든 징벌적인 과세는 대단히 잘못된 것은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