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Jay Kim 2012. 1. 25. 10:28

오늘은 이번 주를 마감하는 금요일입니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또 다시 여러분들과 모닝 커피를 마시는 기분으로 비 오는 금요일 아침에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의 시작인 지난 월요일은 미국의 Columbus day 였습니다. 이날은 소위 bank holiday 여서 미국의 은행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일부 주(하와이, 알라스카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정부와 연방 정부가 휴일로 지정하여 업무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 있는 것은 이 날이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SEC; Securities & Exchange Commission)에서 지정한 공휴일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날은 은행들은 문을 닫고 쉬는데 증권회사들은 문을 열고 영업을 한다는 것입니다.

공휴일은 영어로 holiday라고 합니다. 거의 30년 전쯤이라고 기억합니다. 제가 처음 미국의 쌘프란씨스코에 있는 Bank of America의 본점에서 근무하던 때의 일입니다. B of A 본점은 쌘프란씨스코의 차이나 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조금만 걸어가면 거의 중국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차이나 타운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 곳 차이나 타운에는 마침 ‘Holiday Inn’이라는 호텔이 있었는데 이 곳 간판에 영어로 暇日酒店이라고 씌여 있었습니다. 하기야 유니온 가스의 ‘76’ 싸인을 한자로 七六이라고 써놓고 ‘YWCA’ 간판이 걸린 건물 입구에 女靑年會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마당에 ‘Holiday Inn’에 한자로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고 하여서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暇日이라는 단어가 익숙치 않아서인지 조금은 생소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지난 월요일은 미국의 은행들이 문을 닫는 bank holiday- 暇日, 우리 말로는 공휴일 이었습니다.

공휴일에 관하여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모두 동일하게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외국의 경우- 특히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지난 월요일 Columbus day도 한 예입니다만, 은행과 증권회사뿐 아니라 각 지역에 따라 학교의 공휴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유대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유대인 명절을 공휴일로 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African American: 과거에는 흑인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을 공휴일로 정하기도 합니다. 공휴일뿐 아니라 이 밖의 여러 관습에도 서로 다른 민족, 생활방식, 경제 규모가 다르고 자유 분방함이 어우러져 있는 여러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어우러져 있는 국제 금융의 관행은 때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국내 금융 관행이나 상식과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한 예를 한 가지 들자면; 국제금융 관행에 따르면 각국의 공휴일은 존중되며 거래 만기일 혹은 이자 납입일 등이 해당 국가의 공휴일에 떨어지게 되면 그 다음 영업일로 미루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대부분의 계약서에는 은행 공휴일 즉 bank holiday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은행이 문을 열고 자금의 수도를 집행하여야만 거래가 이행될 수 있으므로 은행의 공휴일은 피하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은행 공휴일은 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세계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휴일에 만기가 떨어지게 되면 그 다음 영업일로 만기를 미루는 것이 일반적인 금융 관행입니다만, 국제 금융에서는 한 가지 예외적인 관행이 있습니다. 흔히 월말-월말 (monthend-monthend)라고 부르는 관행인데, 거래의 기산일이 월말인 경우 만기일도 해당월의 월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관행은 두 가지로 반영이 됩니다. 첫째는 만기일인 월말이 공휴일인 경우 만기일을 다음 달의 첫 영업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전 영업일- 즉 해당월의 마지막 영업일로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년 10 31일부터 2개월짜리 금융 거래를 한다면 그 거래의 만기일은 금년 12 31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금년 12 31일은 토요일 공휴일이므로 다음 영업일로 미루게 되면 만기일이 내년 1 2일이 되어야 하나 이렇게 되면 달이 바뀌게 되어 월말-월말의 관행에 어긋나게 되므로 국제금융 거래에서는 만기일을 하루 당겨 12 30일 금요일로 하여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원래 만기일은 기산일과 같은 날짜이어야 하지만 기산일이 해당월의 마지막 영업일이었다면 만기일은 예정된 만기일이 들어 있는 달의 마지막 영업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년 7 29일 금요일부터 1년짜리 거래를 하였다면 이 경우의 만기일은 내년 7 31일이 됩니다. 왜냐하면 730일은 토요일, 31일은 일요일이어서 729일 금요일은 금년 7월의 마지막 영업일입니다. 따라서 1년짜리 국제금융 거래의 만기일은 내년 7 29일은 일요일, 7 30일은 월요일이지만, 7 30일이 아닌 20127월의 마지막 영업일, . 7 31 일 화요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관행은 국제금융 거래에서만 사용 되는 것이므로 일반 국내 금융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우리나라의 금융 환경과 외국과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 내부자 거래(inside trade)에 관한 시각입니다. 10 14일 아침 Wall Street Journal에는 최근 내부거래 혐의로 기소 당한 라히 라자라트남’ (Raj Rajaratnam)에 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의 주요 포인트는 과거 1993년부터 1999년까지의 내부 거래자에 대한 재판 결과는 평균 11 1/2 개월이었고 지난 10년간의 평균은 18 개월이었으나 지난 2년간 뉴욕 법원에서 내려진 판결은 평균 2 1/2년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판결에서도 헤지펀드 트레이더인 마이클 키멜만 (Michael Kimelman)에 대한 판결에서도 2 1/2년 형이 선고 되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들어 내부 거래에 대한 처벌의 강도가 과거보다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는 것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내부 거래에 대한 이러한 준엄한 잣대의 적용이 미국의 그 것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선 내부 거래를 증명하는 기준이 미국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증권거래와 관련한 사건은 주로 정권의 교체기에 많이 터져 나왔고 권력의 핵심부 인사에 대한 루머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국의 사건들과 비교하면 그 양상이 많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사건들을 지극히 사무적이고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관련 사건은 곧 바로 XX게이트, OO스캔들 등 정치적인 이슈로 변질되는 것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증권 관련 자격증 시험 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것들 가운데 하나가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도덕 기준과 그 처벌 규정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자질구레하다고 느낄 정도로 설명되어 있는 잘못을 저지르면 $5천 벌금, 조금 중요하다고 열거되어 있는 잘 못은 $5만 벌금, 그리고 그 보다 중()하다고 이름 지어진 죄(felony)에 대하여서는 징역형이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벌금이나 징역형 처벌이 민사상의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미국이라고 이러한 규정을 100% 정확히 적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우리나라보다는 좀더 가혹한, 그리고 분명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이러한 관행이 모든 금융 사건을 똑 같은 시각에서 비교적 엄정한 잣대로 처리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관련자가 집권측인가 혹은 그 반대측인가를 먼저 살피는 묘한 정치적인 판단이 앞서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좀 더 투명하고 명확한 금융 관행이 확립되고, 국제 금융 관행과 상충되지 않는 금융 환경이 이루어지기 기대해 봅니다.

비 오는 금요일에 이번 주말을 즐겁게 보낼 계획들 하시고 계획하신 대로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