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이야기

Jay Kim 2012. 6. 4. 10:20

 

지난 토요일 (6 2)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인터넷판  월 스트릿 저널의 기사를 보고 잠시 멍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바로 하루 전인 지난 금요일에 제가 쓴 금요일 모닝커피에서 금값이 떨어지고 있고 투자자들이 금을 팔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바로 다음 날 아침 제가 발견한 기사는 ‘Gold Settles at Three-Week High’, (관련기사; wsj_Gold_3_week_high_6_1_2012) 3주만의 최고 가격에 시장 마감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월 스트릿 저널에 금에 투자자한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있다는 기사- Gold Investors Rush for the Exits-가 실린 것이 5 30일 수요일이었고 (정확한 시각은 우리나라 5 31 0 23)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였다는 기사는 6 1일 금요일 저녁 (정확한 시각은 우리나라 6 2일 오전 7 32)이었으니 불과 이틀 만에 시장이 세상을 바꾼 것입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6월 인도 금 가격은 3.7% ($ 57.90) 상승한 온스(troy ounce) $ 1,620,50에 장을 마쳤다고 합니다. 금 값이 상승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시간) 미국의 실업률 발표가 있었는데 새로운 일자리 (non-farm payroll) 69,000 개가 늘었다는 것이고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55,000에 못 미치는 아주 실망스러운 숫자라는 것입니다. 이로 인하여 실업률은 4월의 8.1%에서 8.2%로 상승하였으며 실업률의 상승은 1년 만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뉴스를 금 시장이 듣고 싶어하던 소식’ (That’s what gold wanted to hear.)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More and more printing is coming,’ , 더 많은 통화 증발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실업률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에 가장 우선시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이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경기 부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자연스럽게 유연한 통화정책을 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부 성급한 시장 분석가들은 Fed QE3 (3차 양적 팽창)이 앞 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합니다. QE3 가 아니라도 적어도 시장에 통화팽창을 유발할 수 있는 조치는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거기에다가 시장에서의 믿음은 금이 인플레이션 하에서 가장 훌륭한 헤지(hedge)의 수단이고 가장 안전한 가치의 보전 (store of value)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어쨌든 지난 금요일의 금 시장에서는 갑자기 금을 사려는 움직임이 시장을 휩쓸면서 가격이 급등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분석이 뒤따랐습니다. 이 날의 사자 세력들은 그 동안 시장에서 금 값 하락을 기대하고 매도 포지션 (short position 혹은 oversold position)을 가지고 있던 시장 참여자들이 자기의 포지션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주를 이루었지 새로운 자금 (new money)의 시장 진입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새로운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 눈을 돌릴 만큼 금 가격의 상승이 기대되지 않는 다는 해석일 수도 있고, 또는 금 값 상승이 급격히 이루어져 미쳐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지난 금요일의 미국 금융, 상품 시장은 많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그에 따라 시장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전하는 월 스트릿 저널의 기사도 많은 읽을 거리를 제공하였습니다. 제목들을 살펴보면 ‘Crude Drops to Eight-Month Low’ (관련기사; wsj_crude_6_1_2012)- 원유가 8 개월 만에 최저가 기록, ‘Ten-Year Treasury Yield Falls Below 1.5%’ (관련기사; wsj_10_tear_treasury_6_1_2012)- 10년 만기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 1.5% 밑으로 추락, ‘Raw Materials in a Free Fall’ (관련기사; wsj_commodity_6_1_2012)- 원재료 가격 자유 낙하, ‘Dow's Drop Is Worst This Year’ (관련기사; wsj_dow_6_1_2012)- 다우 지수 금년 들어 최악의 하락, ‘The New Fear Gauge: Treasury Yield’ (관련기사; wsj_new_fear_gauge_6_1_2012) – 새로운 공포 평가 기준: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 등과 같은 기사들이 넘쳤습니다. 대부분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날의 DJIA(다우 산업지수 평균)은 전 날에 비하여 274.88포인트 (2.22%) 떨어진 12,118.57에 마감하였고, 10년 만기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은 전 날보다 0.114 %포인트 떨어진 1.467% 를 보였습니다.

위의 모든 기사들의 공통점은 실업률 상승 → 경기 침체 → 경기 진작을 위한 통화 팽창 → 이자율 하락의 시나리오를 전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생산활동의 하락은 석유류 제품의 소비를 줄어들게 만들 것이고 이에 따라 유가(油價)는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 경기가 나빠지면 중앙은행(fed)은 경기 진작을 위하여 유연한 통화정책을 사용하여 이자율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 (채권 수익률 하락), 경기 침체는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주가(株價)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정증권 수익률의 하락이 새로운 공포 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에는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코멘트가 있습니다. ‘The market is coming around to the point of view that if rates go lower, that just means they can go even lower from there.’ (시장의 관점에 대한 분위기는 이자율이 낮아지면 이는 이자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미국 만의 일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독일의 10년 만기 재정증권 (Bunds) 수익률은 지난 목요일 시장에서 1.207%에 마감하였습니다. 영국의 국채 (Gilt) 수익률은 1.562%이고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일본 등의 국채 수익률은 미국의 국채 수익률보다도 낮습니다. 독일의 2년 만기 국채는 지난 금요일 시장에서 한 때 -0.001%의 수익률에 거래되어 네가티브 수익률- 역이자(逆利子) 현상 (*: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자를 지급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극심한 안전 우선의 투자 기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자를 받지 못하고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원금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투자 대상을 찾다 보니 믿을 만한 국가의 정부에서 발행단 비교적 단기의 채권에 투자하려다 보니 투자자가 넘쳐나게 되고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일단 돈을 안전한 곳에 맡기겠다는 심리가 표출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정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현상들이 일어나는 현재의 시장 상황은 일부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유럽의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위기감이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It's telling you that there's fear of the events in Europe resulting in a deflationary outcome.) 일부이기는 하나 2년 만기 미국재정증권도 네가티브 수익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 분석가들은 10년 만기 미국재정증권의 수익률이 네가티브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은 배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전문가들은 10년 만기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이 1.2~1.3%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이자율이 낮은 상태에서는 수익률의 작은 변화에도 채권 가격(특히 장기 채권 가격)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론은 실제 시장의 움직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기 미국 국채의 금년도 가격 변동은 4.9%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고, 바클레이즈(Barclays)인덱스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에만 6.7%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금년 1월부터 5 개월 동안의 수익이 4.9% 이고 5월 한 달 동안의 수익이 6.7%이면, 1월부터 4월까지는 손실이 발생하였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의 신문 지면을 요란하게 장식한 기사들은 이러한 결론을 가능하게 합니다;

 현재의 금융 시장은 높은 불확실성 속에 채권 시장 조차도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

우리나라의 증시도 오늘 아침 글로벌 시장의 약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속의 금융 시장에서 보다 현명한 투자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