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초록물고기 2017. 2. 10. 09:30

[사설] 탄핵 두고 민심 선동하는 정치권, 법치가 무너진다

2017년 2월 10일 금요일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에 자신들이 요구하는 대로 결론을 내라는 여야의 겁박은 법치주의의 전복(顚覆)이나 마찬가지다. 이럴 거라면 헌법재판소를 둘 필요가 없다. 헌재는 정치권의 탄핵 결정에 법률적 합리화의 외피를 씌워주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공산주의 국가나 이렇게 했다. 그런 점에서 헌재에 대한 협박`공갈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의 행태는 역사의 반동(反動)이다. 공산주의 초헌법적 발상이다.


탄핵심판 결정이 3월로 미뤄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촛불집회 참석을 위한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1박2일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촛불 집회에 추미애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대부분이 참석한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8일 야 3당은 대표 회동을 갖고 헌재에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을 ‘인용’하라고 못박았다. 용납할 수 없는 삼권분립 원칙의 파괴다.


여권도 이에 맞불을 놓고 있다. 김진태`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등이 11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열리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집회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두 의원은 9일 ‘태극기 민심의 본질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탄핵의 부당성을 집중 거론했다. 이런 행동 역시 ‘태극기 집회’라는 물리력으로 헌재의 결정을 기각으로 몰아가려는 법치주의 파괴이다.


헌재의 결정을 앞두고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충돌하면서 극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은 총소리만 나지 않았지 내전(內戰)을 방불케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찬탄’(贊彈) 측과 ‘반탄’(反彈) 측 모두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근본적인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광장의 목소리를 제도권 내로 흡수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정치권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대립과 갈등을 선동`조장하고 있다.

탄핵 여부는 오롯이 헌재가 증거와 법리, 재판관의 양심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그것이 법이다. 국가는 선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이제 헌재를 가만히 내버려 두라.



탄핵은 반드시 기각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