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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인 2017. 10. 31. 18:35

오드리 이야기 - 그녀가 세상을 보는 방법 

 

 

13장


반년이 지났다. 그녀에게 있던 멍들은 옅어지더니 당시의 기억과 함께 사라졌다.

세 도시국가를 돌아다니며 벌였던 연쇄살인범의 행각은 일대 화제가 되었다.

기자 하나가 책을 출간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버렸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여기 뒷장에 사인 좀 해 봐. 정작 네 얘기는 별로 없지만.”
“인터뷰한 적도 없는 녀석이야. 내용도 엉망이고.”
“그래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건가?”

맥이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나도 그럴 거라 생각했어. 내가 의사 정도는 되는군.”
“그건 왜지?”
“느낌이지. 난 느낌으로 살거든.”
“잘났군.”
“어이쿠. 상담받은 효과가 나는데. 받아치기도 할 줄 알고 말야.”
“최근에 배운 거야. 레인저들이 이렇게 말하거든.”

 

그녀는 맥의 소개로 경찰 특수부대에 들어갔다.

매일 매일이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은 무감정해지는 경우가 많았고 그건 그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예전 회사와는 달리 혼자 있어도,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해도 서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바렛은 다룰 만해?”
“아, 그게-” 바렛은 처음 들어가서 잡았던 라이플이다. 안주로 나온 레몬즙을 빵에 바르며 한입 베어 물었다.

“저격은 관뒀어.”
“왜?” 그의 눈에 궁금증이 떠올랐다. 사격기술에 관한 한 그의 판단은 꽤 정확하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것도 할 만은 했는데 그거보다 더 잘 맞는 걸 찾아 주더라고. 돌격팀이야. 발로 문을 있는 힘껏 차고 들어가서 타탕 타탕 하는 거.”

실제로 쏘는 거 같은 자세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걸 보더니 웃었다.
 

“너 많이 달라졌구나. 치료를 더 받고 있는 거야?”
“글쎄. 그럴 듯하게 보이는 건지, 감정이 조금은 살아난 건지 모르겠어. 사실 이전이나 이후나 별 차이 없어.”
‘그래도 살아있을 만은 해. 친구가 되어줬던 사람이 있었거든. 앞으로도 한 명쯤은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살아.’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빙긋 웃었다. 그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

“웃는 얼굴이 무척 예쁘네.”
그녀는 금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서 마지막 빵 한 조각을 꿀꺽 넘기고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