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쌤 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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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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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18.

 

 

송년 기도시 - 평화로 가는길 / 이해인


이 둥근 세계에
평화를 주십사고 기도하지만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멀고도 가까운 나의 이웃에게
가깝고도 먼 내 안의 나에게
맑고 깊고 넓은 평화가 흘러
마침내 하나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울겠습니다

얼마나 더 낮아지고 선해져야
평화의 열매 하나 얻을지
오늘은 꼭 일러주시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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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 나라를 생각하며 / 이해인


 

내가 태어나 숨을 쉬는 땅
겨레와 가족이 있는 땅
부르면 정답게 어머니로 대답하는
나의 나라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마냥 설레고 기쁘지 않은가요

말 없는 겨울산을 보며
우리도 고요해지기로 해요
봄을 감추고 흐르는 강을 보며
기다림의 따뜻함을 배우기로 해요
좀처럼 나라를 위해 기도하지 않고
습관처럼 나무라기만 한 죄를
산과 강이 내게 묻고 있네요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며 고백하렵니다
나라가 있어 진정 고마운 마음
하루에 한 번씩 새롭히겠다고
부끄럽지 않게 사랑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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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 가족을 생각하며 / 이해인

 

 
가족이 그립고
집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집이 있어도 가족은 없는 쓸쓸함
가까운 사람들이 만든 외로움의 추위를
사랑으로 녹여야 할 계절입니다

 

놀러 오라 초대해 놓고도
막상 전화하면
집에 없는 사람들이 많아 슬퍼요
무에 그리 바쁜지 어디로 나갔는지
대답 좀 해 보실래요?

 

함께 웃고 함께 밥 먹는 기쁨으로
평범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주인공이 되세요

 

눈 내리는 12월엔
손님이 머물 빈 방도 하나 준비하며
행복한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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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 용서하기 / 이해인

 

용서해야만 평화를 얻고
행복이 오는 걸 알고 있지만
이 일이 어려워 헤매는 날들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한 시간들
무감동으로 대했던 만남들
무자비했던 언어들
무절제했던 욕심들
하나하나 돌아보며
용서를 청합니다

진정 용서받고 용서해야만
서로가 웃게 되는 삶의 길에서
나도 이제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따지지 않고 남겨두지 않고
일단 용서부터 하는 법을
산타에게 배우는 산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