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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외씨버선길 기행, (4) 제4길 장계향디미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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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몽중루님작품과 산행기

2021. 3. 4.

몽중루의 외씨버선길 기행, (4) 제4길 장계향 디미방길

 

 

 

       길을 걷는다. 외씨버선길 낯 선 먼 길을 걷는다. 물길과 들길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을 찾고, 산길을 걸어 넘어 이 고

       을 저 고을을 찾는다. 반드시 가야만 하는 생활전선 일상의 길이 아니라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여행길이다. 끝 없

       는 일상의 길에서는 유행가 가사처럼 걷다가 울다가 때론 서러워서 웃기도 한다지만, 여행길은 언제나 일곱 빛깔 무

       지게가 피는 길이다.  미지의 낯 선 환경이 눈길을 끌어 마음 설레게 하니  흙내음 풀내음 산길의 솔내음들이 향기로

       울 수밖에 없다.  주왕산을 시작으로 진보에 이르기까지 청송군을 지나는 외씨버선길 세 구간을 차례로 걸어와 이제

       다시 영양군으로 이어지는 길을 간다. 외씨버선 제4길, 이름은 장계향디미방길이다.

 

       장계향(張桂香. 1598~1680)은 17세기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음식디미방을 펴낸 요리연구가다.  디미방(知味方. 디는

       지의 옛말)은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란 뜻의 현존하는 한국 최고(最古)의  요리 서라 전한다.  외씨버선 제4길은 석

       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을 지난다. 재령 이씨 집성촌이기도 한 이 마을은 장계향의 부군인 석계(石溪) 이시명이 1640년

       경 영덕에서 분가해 처음 이곳으로 와 터를 잡은 데서 비롯되고, 장계향은 이곳에서 일곱 아들을 모두 훌륭하게 키워

       낸 여중군자로 칭송받는다. 외씨버선 제4길 이름이 장계향디미방길이 된 이유다.

 

       지난 주말 아침, 2월 6일에 이어 2주 만에 다시 진보 고현지를 찾았다. 세한 추위 반짝하던 주 초와 달리 산촌의 깊은

       개울가에도 아침 햇살 포근해  댐 가장자리 수문에 두텁게 달라붙었던 얼음들이  보름 전과 달리 많이 녹아 있었다. 

       지경 고개를 향해 개울을 건너 진시골을 오른다.  나지막한 산 능선 지경리 고개는 청송과 영양을 경계하는,  조선 초

       기 때부터 있어온 옛 고개다.  고개 너머 마을은 영양군 석보면 지경리, 이곳도 청송에서 처럼 언덕배기 밭마다 사과 

       과수원 일색이다. 산골짝 마을을 굽이돌아 두들마을을 찾는다.

 

       동에서 서로 돌아나가는 화매천 북안에 샛강이 흐르고,  물가를 따라 수직 석벽이 길게 이어져 있다. 석계(石溪)라 이

       름한 화매천 하안단구애(河岸段丘崖)다.  언덕 위엔 장계향 유적비(정부인 안동 장씨 유적비)가 위엄 있게 서 있고, 지

       근에 나지막한 담장 두른 석계고택(石溪古宅)이 있다. 장계향이 남편 석계 선생과 처음 이곳에 지은 집이다.  반가(班

       家)의 고택들이 흔히 팔작지붕 거각인데 반해, 안채와 사랑채가 담으로 분리된 소박한 오간 맞배지붕 한옥이 인상적

       이다. 기와만 올렸을 뿐 초옥과 진배없다. 그 집을 보니 일생을 근검(勤儉) 했다던 그분들의 인품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런 집에서도 장씨 부인은 두 분 불천위(不遷位)를 비롯한 일곱 아들 모두를 관직에 오르게 했다 하니 한 번 더 고개

       가 숙여진다. 37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온 두들마을.  이곳저곳을 바삐 돌며 일족의 발자취를 더듬으니 시대를 초월한

       전통의 향기가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누군가는 "풍토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풍토를 가꾼다." 했다. 그래서 그런 걸

       까, 이곳에서 나고 자란(석간 고택) 이문열이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가 된 것도 우연 만은 아니리.

 

       갈길은 아직 반도 더 남았다. 일행들을 따라 아쉬운 발길을 서둘러 송하천 옥계리로 간다. 마을 한가운데에서 다시 북

       서쪽 너부랑 골을 거슬러, 석보면과 입암면 뒷산으로 연결된 임도를 오른다.7km에 이르는 이곳 계곡과 임도를 지나는

       길은 외씨버선길과는 어울리지 않는 산넘이 길,  오직 체력 단련만이 남는 길이다.  그런데 임도길 산마루에 올라서니

       동쪽 멀리에서 낙동정맥(洛東正脈)이 산그리메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태맥(太脈), 태백산맥이다. 그러고 보니 제4 디미

       방길을 산넘이 길로 돌려놓은 숨은 뜻을 알 듯했다. 영양은 저 산맥 이서(而西)의 영서 내륙에 속한다. 백암산, 독경산,

       맹동산, 봉화산을 잇는 마루금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어 동쪽 하늘을 받치고,  수많은 풍력발전기들을 그 머리에 이

       고 서 있다. 한 때는 저 길도 걸었었다.  멀리서 바라보니 시나브로 더 아름답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했다던가. 저 태백산맥이 그렇다. 임도를 따라 내려 반변천 옆 입암면 사무소로 간다.  17여 km의 여정을

       마친다.

                                                                                                                                  촬영, 2021, 02, 20.

      ▼제4길, 장계향디미방길 들머리 / 청송 진보읍 시량리, 고현지 댐

 

   ▼고현지에서 본 청송 비봉산/ 지난 3구간 김주영객주길 때 지나온 곳

 

   ▼진보 시량리, 진시골/ 지경재 가는 길

 

   ▼진시골 마을과 지경리재

 

   ▼지경리재 쉼터 / 청송 진보와 영양 석보면 경계

 

  ▼ 필자의 지경리재 인증

 

   ▼지경리재의 유래

 

   ▼영양군 석보면 지경리, 구싯골

 

   ▼외씨버선길 지경리 산길

 

 

   ▼ 영양 석보면 원리리, 광로산(匡蘆山) 자락 두들마을

 

   ▼석보면 원리리 앞 화매천 / 반변천 지류

 

  ▼석보 화매천

 

   ▼재령 이씨 집성촌 두들마을 안내 표지석

 

   ▼두들마을 안내도

 

   ▣ 장계향(張桂香) 유적비 

 

     ▣ 두들마을 석계고택(石溪古宅)

 

     ▼석계 이시명, 장계향 부부의 옛집

 

 

  ▼ 석계고택 사랑채

 

   ▼석계고택 사랑채와 안채 / 일반적인 한옥의 팔작지붕과 달리 모두 일자형 맞배지붕임

 

  ▼장계향 음식디미방 체험관 - 1

 

  ▼장계향 음식디미방 체험관 - 2

 

 

     ▣ 광록정(廣麓亭)과 낙기대(樂飢臺)

 

     ▼항재(恒齋) 이숭일(李崇逸. 장계향, 석계 부부 4남)이 지은 광록정(廣麓亭)

 

   ▼ 석계(石溪 인지천) 천변  하안단구애(河岸段丘崖)와 낙기대

      ▣ 항재의 낙기대 석각(石刻)과 시비(詩碑) 

 

     가파른 기슭에 누대를 세우니 스스로 기이한데(因麓爲臺已自奇)

     아침저녁으로 와서 거닐다 보면 굶주림도 즐겁다네(日夕來遊可樂飢)

 

 

   ▣ 석간고택(石澗古宅)과 소설가 이문열

 

   ▼석간고택 / 이문열 선생이 유년기에 살던 집

 

    ▣ 유우당(惟于堂)과 독립운동가, 항일 시인

 

     ▼유우당

 

  ▼ 항일시인 이병각(李秉珏) 시비

 

 

    ▼항일시인 이병철 시비

 

   ▼ 두들마을 공연장

 

   ▼ 공연장 앞 포토존 

 

   

   ▼ 석보면 원리리 앞 들녘과 화매천(花梅川)

 

   ▼석보 송하천 변 옥계리

 

   ▼ 옥계리 너부랑 골 / 옥계저수지와 임도 삼거리 가는 골짜기

 

  ▼ 옥계저수지

  

   ▼고현지로부터 9.8km 걸어온 지점 이정표지판

 

   ▼ 석보면과 입암면 뒷 산을 잇는 임도 삼거리, 제4길 포토존

 

   ▼필자의 인증

 

   ▼ 임도에서 망원랜즈로 당겨본 낙동정맥 맹동산 주변 풍력발전 단지

 

   ▼ 영양군 산하의 바위는 어딜 가나 사암층이다.

 

   ▼ 입암면 신구리 들녘과 반변천 

 

   ▼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면사무소 주변 상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