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을 몸소 보여주신 고(故) 김범수 대위,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겁니다” 2014.02.18
“쾅” 그 순간 수류탄은 천지가 무너질 듯한 굉음과 함께 수만개의 파편을 날리며 김 대위의 손 위에서 폭발했다. 당시 현장에는 269명의 훈련병과 교관 등이 있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뻔 했지만 김 대위의 신속한 조치로 모두 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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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범수 대위 1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육군35사단 신병교육대대장을 비롯한 장병들이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최환 공보관
지난 18일 오전 10시, 육군35사단 전역에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교장에 위치한 고(故) 김범수 대위 추모비 앞에 모인 장병들과 노부부의 눈가엔 어느덧 이슬이 맺혔다.
지난 2004년 2월 18일 신병교육대대 수류탄 교장(당시 전주 송천동)에서 훈련병이 두려움에 수류탄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안전조치를 하던 중 산화한 김범수 대위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12번째로 열린 것.
이날 행사에는 사단장과 김 대위의 유가족, 재향군인회 관계자, 대한민국 ROTC 중앙회 전북지구회 관계자, 전북대 ROTC 후보생, 사단 장병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김 대위는 2002년 동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학군장교 40기로 임관했다. 신병교육대대 소대장으로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전역을 4개월 앞두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269명의 훈련병과 교관·조교들이 있어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고인의 살신성인 정신 덕분에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추모사에서 사단장은 “부하와 동료 전우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진 고 김범수 대위의 거룩한 희생은 군인에게 꼭 필요한 용기와 책임 정신을 행동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우리 사단 장병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길이 빛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단은 김 대위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장병 정신교육을 하고 고인을 위해 제작한 기록영화 ‘그대 꽃잎처럼’을 전 장병이 시청하는 등 그의 희생정신을 본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대위는 2004년 3월 3일 중위에서 대위로 추서됐으며, 국가에서는 같은 해 3월 31일 김 대위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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