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회의

한국정치의 호프 2016. 12. 25. 18:50

 

Ⅰ. 서론

 

지난 4월 13일에 실시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는 20년만의 '3당체제', 16년만의 '여소야대'가 이뤄지면서 사상초유의 이변이 많았다. 3당체제로 국회가 원내교섭단체로 운영되는 것은 15대 총선 당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후 20년만이며, 여소야대(與小野大)는 16대 국회 이후 16년만이다. 정당별 당선자(지역구+비례대표)의 최종 의석수는 새누리당 122석(105+17), 더불어 민주당은 123석(110+13), 국민의당 38석(25+13), 정의당 6석(2+4), 무소속 11석이다. 게다가 막판에 박근혜 정부 및 집권여당에 대한 응징과 야권표 결집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분열로 '과반의석'을 넘어 '180석'까지 내심 노렸으나 참패할 수밖에 없었고, 전체 의석수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1석이 뒤졌다. 여당의 여유있는 승리와 야당 중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참패가 예견되었던 선거전 분위기와는 달리 새누리당은 과반은커녕 수도권에서 패했고, 경남과 부산에서도 야당에 의석을 내줘 제1당마저 1석차이로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전체 122석의 3분의2에 달하는 80여 곳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호남에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123석으로 새누리당을 밀어내고 원내 1당으로 등극했으며, 국민의당은 호남 23석과 수도권 2석 그리고 비례대표 13석까지 38석을 얻으며 약진했다.

 

여야간 4·13 총선 화두는 서로 쟁점없이 상대를 겨눈 심판이었다. 새누리당은 야당 심판을 외쳤고, 야당은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국민의당은 1당과 2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생산적인 국회 운운하며 19대 국회를 비판했다. 제1야당이 분당돼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라, 새누리당이 개헌 가능선인 180석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개표 결과, 유권자의 표심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실정(失政)과 새누리당의 오만한 공천행태에 대한 심판이었다. 새누리당의 참패는 당 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했으며, 핵심법안 처리는 물론 국정운영과 후계구도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제1당으로의 등극과 신당인 국민의당의 약진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 새로운 정치판도를 예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호남 쟁탈전은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두 대권주자의 명운이 걸린 사안인 만큼 총선 기간 내내 정치권의 ‘핫이슈’중 하나였다. 이에 반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야권분열로 총선에서 절대적 승리를 가져와 개헌문제 및 보수정당의 권력승계로 체제유지를 꾀하려고 했으나, 당내 민주화 부재로 공천파동을 자행해 총선참패로 이어졌으며 차기 대권후보 구도에 난맥상을 보였다.

 

이 논문은 20대 총선에서의 여야 정당의 공천파동 행태가 선거결과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여야당은 공천, 즉 공직후보자 선출과정에서 보여진 계파간의 이전투구 행태가 국민들에게 어떠한 표심을 자극했는지를 보여주는 초점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첫째, 각 정당의 공천파행 이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여야 당 지도부 및 공천심사위원장 등의 행태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둘째, 이러한 공천파행의 행태가 2017년 12월 차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각 정당의 대선후보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견하는 척도로 살펴볼 수 있다. 셋째, 선거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야당 분열과 호남에서의 주도권 문제에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다루고자 한다.

 

여하튼 이번 총선과정에서의 특징은, 대선을 1년 8개월 앞둔 시점에서 그 전초전 양상을 띠었으며, 여야 기득권세력들이 권력획득에 함몰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각 정당의 정책과 이념이 실종되고 국민들의 참여가 배제된 채 오로지 각 정당의 계파별 공천이 파행으로 점철되면서, 유권자인 국민이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실망스런 막장드라마 식의 공천파행이 과연 생산적인 국회로 변모되리라는 희망은 거의 없다. 달리 말하면 각 정당은 대선을 앞둔 길목에서 계파공천을 해놓고 국민들에게 표를 몰아달라는 식의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인 총선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차제에 이러한 계파공천에 의한 선거결과가 대선향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논문의 구성과 대상은 후보자 공천파행을 초래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국민의당 등 3당이 해당된다. 물론 정의당의 경우 선거결과 4당에 위치하고 진보정당이라는 관점에서 전체적인 개괄이 필요하나, 논제와 달리 공천과정에서 파행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그러면 다음으로 당내 민주화가 부재한 여야 정당의 공직후보자 선출 방식을 살펴보고, 여야 정당의 공천파동 행태와 그것이 선거에 미친 결과를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정주신 소장(한국정치사회연구소)

 

 

*이글은 2016년 4월 27일 조선대학교에서 개최하는 '조선대학교 개교70주년기념 국제학술회의 -북핵과 동북아안보의 미래' 발제 논문 중 서론에 해당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