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브라질 이야기

20년 전부터 브라질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튜브도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월요일에는 탐험가의 요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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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야기

2019. 8. 13.

어제 행사로 탈진 상태인 오늘.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싫어 일찍 월요일 점심 메뉴인 Virado paulista를 먹는다. 평소 한식을 많이 먹는데 가끔 이렇게 브라질 현지식 요리를 먹으면 정말 맛있다.


요리하면 매일 맛있는 거 먹는 줄 아는 데 사실 아니다.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자기가 요리한 것 잘 안 먹고 나는 같이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혼자 먹을 때는 제일 많이 먹는 우리 국민 간식 라면이 최고다.  


월요일에 파는 이 음식은 쌀밥과 돼지갈비 한 점. 옥수수 전분을 넣어 만든 훼이정 팥죽과 달걀튀김. 베이컨을 넣은 케일 볶음과 오겹살 튀김. 바나나 튀김은 맛 끝내기이다. 빠울리스따는 상파울로 출신이라는 뜻이고 비라도는 팥죽을 뜻한다.


이 음식은 역사가 깊다. 17세기 아직 브라질 개척 시대였던 1602년. 상파울로 지방을 개척하던 Nicolau Barreto 탐험가가 남긴 기록에 보면. 이 음식은 가지고 다니는 말린 고기와 있는 재료를 가지고 불을 피워 슆게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당시 아직 미지의 세계였던 밀림과 같았던 내륙 지방. 돼지 소 등 가축동물은 꿈도 꾸지 못했다. 주위 환경에서 식자재를 구할 수 없어 닭과 팥, 소금, 후추 등 몇 가지를 꽁꽁 싸매고 다니며 요리해 먹었다.


깃발은 포르투갈어로 반데이라(bandeira) 이다. 개척당시 먼저 가서 깃발을 세운다 해서 앞에 가는 사람을 반데이란찌(bandeirante)라고 부른다. 여건이 좋지 않아 한번 음식을 만들어 여러 날에 걸쳐 먹고 볶아 먹는 습성이 남았다.


하여간 이 반데이란찌 음식은 인기를 끌며 전국에 퍼져 나갔다. 음식 맛도 그렇고 열량 높아 몸을 많이 쓰는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중남미에서 유일하다시피 흰 쌀밥을 주식으로 먹는 브라질 특히 팥이 꼭 있어 먹으면 포만감이 굉장하다.


여기에 싸고 흔한 고기 그리고 케일 볶음과 같은 채소는 부족한 비타민을 채워준다. 희한하게 단맛을 내는 바나나 튀김. 한국에서는 달콤한 음식을 먹는 게 희한하게 보이겠지만 열량 높은 고지방과 먹으면 포만감도 늘고 입맛도 살아난다.


여러 반찬을 곁들일 수 있지만, 꼭 빼먹지 않고 조금 넣어 먹어야 하는 것은 바로 고추기름이 삐멘따다. 이 소스는 고추기름에 식초와 소금 설탕을 넣어 갈아 만든 것이다. 요즘 브라질도 유행하며 매운 음식이 인기 있는데 한두 방을 먹어도 꽤 세다.


오늘 먹은 것은 5불이 되지 않는다. 한 끼 식사로는 딱 맞고 먹고 나면 꼭 입가심으로 진한 커피도 한 잔 준다. 에스프레소가 아닌 진하게 걸러내어 통에 담아 두고 조금씩 준다. 가끔 한국에서 오신 분이 가득 채워 먹으려고 하는데 커피양이 엄청나다.


한겨울임에도 이상기온으로 오늘도 31도가 넘어간다. 내일모레 최고 16도로 떨어진다는데 날씨는 선선하다. 비가 오지 않아 올여름에 수력 발전소가 멈추지 않을까 걱정이다. 몇 년 전 파동을 겪어 참 위태위태하다. 오늘도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