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주성범(遵主聖範)

권요셉 2014. 12. 19. 13:47

 

준주성범

 

데보티오 모데르나 운동의 시발점이었던 빈데스하임

 

 


 ■  배 경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다는 것은 기독교의 신학, 윤리학, 영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개념과 실천 행위에 대한 언급은 바오로 서간을 비롯한 초기 기독교 문헌에서 볼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근본적인 목적이자 아담으로부터 물려받은 원죄에 대한 치유책으로 여겼다.  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서도 그리스도를 본받고자 하였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마구간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옷이 벗겨진 채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처럼 자신 역시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 복음을 전파하였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은 비잔틴 신학의 주요 주제였으며, 14세기의 책인 《그리스도의 삶》을 보면 니콜라스 카바실라스는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의 근본적인 덕망으로 보았다.

 

유럽 중세 말기에 들면서 네덜란드의 가톨릭 사제 헤르트 호르테는 당시 교회가 수도원의 전통을 점차 잃어가고 있고 성직자들의 도덕적 가치가 떨어져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데보티오 모데르나 운동을 전개하였다. 데보티오 모데르나 운동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초대 교회의 복음적 생활을 지향하는 신앙 쇄신으로서, 신학적 사변(思辨)이나 외면적 신심 형식보다는 영적(靈的) 내면성의 충실 및 수도원 개혁, 믿음이 약화된 성직자들의 재교육이었다. 준주성범은 바로 이 데보티오 모데르나 공동체 안에서 쓰여진 것이다. 데보티오 모데르나 운동은 당시 북유럽에서 크게 성행하였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운동이 추구하던 본래의 정신보다 한발 더 나아가 결국 개신교가 생겨난 종교분열로 종결되고 말았다.


 

 

 

 ■  역 사

 

 

 

최초의 준주성범 책은 1418-1427년경에 네덜란드에서 라틴어로 익명으로 쓰여졌으며, 일반적으로 토마스 아 켐피스가 저자로 인정받고 있다.


라틴어로 씌어진 15세기의 신심서(信心書). 저자는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 1380~1471)로 알려져 있다.

 

모두 4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편의 제목은 `영적 생활에 유익한 훈계'(Admonitiones ad spritualem vitam utiles), 2편의 제목은 `내적 생활을 지도하는 훈계'(Admonitiones ad interna trahentes), 3편의 제목은 `내적 위안을 얻는 법'(Liber internae consolationis), 4편의 제목은 `성체성사에 대한 훈계'(Devota exhortatio ad sacram communionem)이며, 1,2편은 주로 묵상과 기도로 이루어져 있고, 3,4편은 대화(對話)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인 생활의 기본원리들을 명백히 밝혀 주는 영신지도서로서 교회 신심에 많은 영향을 주어 일찍부터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냐시오(Ignatius de Royola)의 《영신수련》에 이용되었고, 또 17세기에 일어난 프로테스탄트의 경건주의(敬虔主義, pietismus)운동에도 영향을 주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활동하던 서양 선교사들이 한역(漢譯)한 《경세금서》(經世金書), 《준주성범》이 전해져 두 책 모두 한글로 번역 필사되었고, 1938년 연길교구의 차일라이스(V. Zeileis, 徐) 신부가 라틴어 원본을 번역한 《준주성범》이 간행되었으며 그 뒤 1954년 윤을수(尹乙洙) 신부가 새로 번역한 《준주성범》이 경향잡지사에서 간행되어 현재까지 널리 읽히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성서 다음 많이 읽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