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극

음악의 도시 비엔나와 오페라 이야기

정조의 어수(魚水)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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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궁 일화/창덕궁과 비원

2009. 3. 23.

정조의 어수(魚水) 철학


집의 규모가 2층이면 위층은 루(樓)라고 부르고 아래층은 각(閣)이라고 부른다. 그런 뜻에서 부용지를 내려다보는 곳에 있는 전각의 위층은 주합루(宙合樓)이며 아래층은 규장각(奎章閣)이다. 규장각은 왕실 직속의 도서관이다. 규장각이란 말은 문장을 담당하는 별인 규숙(奎宿)이 빛나는 집이란 뜻이며 주합루는 천지우주와 통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주합루 현판은 정조의 친필이다. 주합루로 올라가는 문은 어수문(魚水門)이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 살수 없다’는 의미이다. 통치자는 항상 백성을 생각하라는 교훈이다. 반면에 물고기인 신하들도 물인 임금을 절대적으로 받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얼마전에 우리나라엔 물대통령이라는 사람도 있었는데...아무튼 어수논(魚水論)은 정조가 항상 주장하는 왕권주의 철학이었다. 어수문은 임금만 통행했다. 신하들은 어수문 양 옆의 작은 문으로 드나들었다. 어수문의 양쪽에는 대나무로 얕은 담장을 둘렀다. 곧은 대나무는 신하들의 충성심을 상징하는 것이다.  봄이 오면 주합루 화계의 꽃들이 장관이다.

 

 

주합루 앞의 어수문. 가운데 어수문으로는 임금만 다닐수 있으며 신하들은 양 옆의 작은 문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