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극

음악의 도시 비엔나와 오페라 이야기

궁궐 안의 사대부집 연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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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궁 일화/창덕궁과 비원

2009. 3. 23.

궁궐 안의 사대부집 연경당(演慶堂)


애련지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언덕 중턱에 규모가 큰 저택이 한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연경당(演慶堂)이다. 일반 사대부집을 본따서 만든 거창한 저택이다. 사랑채와 안채로 분리되어 있는 전형적인 양반집이다. 사랑채에는 왕이 기거했고 안채에는 왕비가 기거했다고 한다. 궁궐안에 지은 집이지만 일반 사대부집을 본따서 지엇기 때문에 단청이 없다. 대문도 궁궐 스타일이 아닌 일반집 스타일이다. 하지만 일반 민가와 다른점이 있다. 당시에 일반 사대부집은 아무리 정승집이라고 해도 99칸을 넘지 못했다. 궁궐만이 99칸을 넘었다. 연경당은 사대부집 스타일이면서 120칸이다. 연경당 안에 있는 선향재(善香齋)는 왕실의 도서관 겸 서재이다. 말하자면 왕이 독서를 즐기는 집이었다. 선향재는 청나라풍의 벽돌을 사용하여 지었다. 지붕에는 동판을 씌운 도르래식 차양을 설치했다. 그래서 양반집 스타일이긴 하지만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후원 높은 곳에 있는 농수정(濃繡亭)은 마치 매가 날개를 편것 같이 날렵한 모습이다. 연경당은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가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고 의례를 행하기 위해 지었다. 효명세자는 연경당을 지은 이듬해에 어머니 순원왕후의 40세를 기념하여 파티를 베풀었다. 고종은 연경당에서 외국 공사들을 접견하고 환담을 나누며 연회를 베푸는 등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했다. 외국 공사들은 연회에 참석키 위해 자동차를 타고 왔을까? 아니면 걸어왔을까? 만일 걸어서 왔다가 걸어서 돌아갔다면 돈화문에 이르렀을 때 쯤에 이미 배가 꺼졌을 것이다.  

 

깊은 산속에 한적하게 자리잡은 연경당. 고종은 간혹 이곳에서 외국 공사들을 위한 연회를 베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