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al Review

劍聖 2012. 2. 9. 09:06

 

커 피와 와인의 공통점은? 액체라는 점 외에도 ‘중독성’을 들 수 있다. 사랑도 중독될 수 있다. 뮤지컬 <카페인>은 커피 바리스타와 와인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루면서 이들 남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서서히 ‘중독’되어가는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다.

 

 

‘티핑 포인트 Tipping Point’라는 것이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축적되던 것이 어느 한 순간에 다다르면 질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다. 사랑에도 ‘티핑 포인트’가 있다. 결혼에 골인하는 걸 일컫는다.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는 말도 있지만 연애를 ‘티핑 포인트’로 바라보면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서 생기는 결과가 바로 결혼이다. 연애가 축적되어 두 남녀 사이에 사랑이 지속적으로 커지면 평생을 같이해도 될 배우자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에 두 남녀 중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청혼을 받고 최종적으로 결혼에 골인하기 때문이다.

 

카 페 매니저이자 바리스타인 세진은 사랑의 ‘티핑 포인트’가 부족한 아가씨다. 외모도 성격도 어느 하나 나무랄 것 없지만 항상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에 머무르고 만다. 세진에게 사랑의 ‘티핑 포인트’가 있었다면 그녀는 아마 남자친구에게 있어 ‘마지막 여자친구’로 남고 웨딩드레스를 입었을 것이다. 세진에게 절실한 것은 사랑의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게 만들어줄 연애 멘토, 그리고 세진을 ‘마지막 여자친구’로 만들어줄 남자친구, 이 두 가지 모두 절실하다.

 

뮤 지컬 <카페인>은 결정적인 사랑의 ‘티핑 포인트’가 부족한 아가씨에게 필요한 두 가지, 연애 멘토와 남자친구를 한 남자가 동시에 채워주는 동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나는 세진에게 멋있고 이상형으로 다가오는 남자 정민이다. 정민은 세련된 매너로 동화 속 왕자님의 이상을 채워주는 남자다. ‘사랑은 거짓말’이라며 사랑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세진이지만 정민을 바라보면 남자친구로선 적격이다.

 

다 른 하나는 세진이 퇴근할 무렵인 저녁에 출근하는 또다른 매니저 소믈리에 지민이다. 얼굴은 잘 생기지 않았지만 자상하고 따스한 남자다. 여자가 모르는 남자의 심리를 조언함으로 연애 멘토가 되는 동료이자 동시에 지민이 자정에 세진이게 전화를 하더라도 전혀 부담되지 않는 편안한 남자다.

 

하 나 지민과 정민은 서로 다른 남자가 아니다. 지민과 정민은 같은 남자가 다른 남자 행세를 하는 것일 따름이다. 사랑하는 세진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두 남자가 알고 보면 한 남자라는 사실을 고백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동선의 윤활유가 되는 유려한 슬랩스틱 코미디와 흥겨운 선율에 맞춰 경쾌하게 진행되는 탱고는 로맨틱 코미디를 활기차게 만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2008년 초연 이후 장수하는 창작 브랜드로 남는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사진: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