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vie Review

劍聖 2012. 9. 1. 11:19

팩션의 상상력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번에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 알고 보면 뱀파이어 헌터였다는 가정 아래 이야기를 이끌어내니 말이다. 화려한 도끼 신공을 선보이는 링컨이 뱀파이어라면 치를 떠는 까닭은 <블레이드>에서 블레이드가 뱀파이어를 혐오하는 이유와 흡사하다. 링컨이나 블레이드나 모두 어머니를 죽음으로 이끈 원흉이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 뱀파이어이기에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뱀파이어 살육에 몰두하던 링컨은 대통령이 되자 링컨은 전매특허인 도끼를 더 이상 휘두르지 않는다. 이랬던 그가 다시금 도끼를 집어 드는 까닭은 남북전쟁에 뱀파이어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열세에 몰리던 남군이 승승장구하는 건 뱀파이어 군대의 도움을 받아서다. 링컨은 열세에 몰린 북군을 위해 게티스버그에 직접 보급품을 지급하기로 결심한다. 늑대인간도 아니건만, 뱀파이어는 은에 약하다. 미국 북부의 은을 죄다 끌어 모아 은 탄환과 은 포탄을 만든다. 게티스버그에 은 무기들을 지급해야만 뱀파이어에게 도륙당하는 북부군이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링컨이 다시금 도끼를 집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화, 아니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 이쯤 되다보니 팩션의 상상력이 어느 부분만큼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남북전쟁이 지난 지 150년이 넘었건만, 미국 남부인의 정서는 아직까지 북부의 대통령인 링컨 대통령보다 남부의 대통령인 데이비스를 보다 숭앙한다.

 

남부의 장군이던 리 잭슨 역시 남부 정서로는 링컨보다 한 수 높이 떠받드는 분위기다. 전쟁을 끝낸 지가 백여 년을 훌쩍 뛰어넘지만 전쟁이 남긴 심적 상흔은 남부인의 정서 가운데에선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북부와 남부의 정서 갈등이 백 년이 넘도록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남부 정서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남부군이 뱀파이어와 결탁했다는 ‘픽션’으로 말이다. 영화 설정대로라면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은 뱀파이어와 결탁한 ‘악의 축’이요, 이에 맞서는 북군은 악을 몰아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선은 미국 북부요, 악은 미국 남부가 되는 셈이다.

 

이를 우리네 정서로 치환해 보면 한결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가령 <황산벌>과 <평양성>에서 신라와 맞서 싸우는 백제군이나 혹은 고구려군을 뱀파이어와 결탁한 세력이라고 바꿔 생각해보면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가정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상상력인지를 말이다. 이는 팩션이 아니라 ‘역사 왜곡’에 가까운 실소임에 분명하다.

 

 

소재 고갈을 극복하기 위하여 팩션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하는 장르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역사에 팩션을 덧입힘에 있어 분명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성역’은 있다는 걸 지적하고 싶다. 역사적 사실에 ‘반감’을 부추길만한 상상력 말이다.

 

<링컨: 뱀파이어 헌터> 같은 외화에만 역사왜곡이 도사리는 건 아니다. 공연 가운데에는 팩션이라는 명문 아래 계백 장군에 대해 개고기를 즐겨 먹는 인물로 그리고, 화랑 관창에 대해서는 루머나 퍼트리고 다니는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는 연극이 있었다.

 

심지어는 이순신 장군이 입에 육두문자를 달고 다니며 동시에 왜장에게는 포로가 되었다는 설정의 공연도 있다. 이순신 캐릭터를 향한 팩션은, 코미디를 위해서라면 역사왜곡도 기꺼이 감내할 만 하다는 위험한 발상을 품고 있다. 아마 언론시사였다면 끝까지 관람을 포기하고 중간에 뛰쳐나왔을 것이다.

 

팩션이 다가 아니다. 팩션에도 엄연히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성역’은 분명 있다.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그 성역을, 아직도 껄끄러운 남부인의 민감한 정서를 건드리고 만다. 욕지거리하는 이순신이라는 상상력을 덧입힘으로, 이순신의 명성을 왜곡하는 공연처럼 말이다.

 

역사에 상상력을 첨부한다는 발상은 참신하다. 한데 팩트에 참가되는 상상력이 ‘오버’하면 그 상상력은 팩션으로 미화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왜곡’으로 눈살을 찌푸리게끔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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