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劍聖 2012. 9. 3. 11:30

한국을 대표하는 올림픽 스타가 예능에 출사표를 던졌다. 2일 방영된 <런닝맨>은 게스트로 연예인이 아닌 박태환 선수와 손연재 선수가 출연했다. 이날 방영된 <런닝맨>의 컨셉은 ‘춘하추동 전지훈련 레이스’라는 컨셉으로 진행되었다.

 

 

박태환-손연재 선수라는 게스트로 이뤄진 이번 방영분은 몇몇 특징이 눈에 띈다. 맨 처음 언급할 점은 올림픽 스타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손연재 선수가 초등학생 시절 하하에게 사인을 받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장면이나, 손에 땀이 많이 나서 공을 잡다가 공이 장외로 튕겨져 나간 적도 있다고 하는 손연재 선수의 토크는 손연재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손연재 선수가 예능 중간 중간에 ‘토크’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면, 박태환은 ‘승부사적 기질’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손연재 선수는 리듬체조라는 경기 특성 상 무대 가운데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자신과의 승부’가 중요한 선수다.

 

하지만 박태환 선수는 다르다. 물속에서 다른 선수들과 역량을 겨루어야만 하는 레이스에 익숙한 선수인지라 손연재 선수와는 달리 승부사적 기질을 체득한 선수다. 이런 박태환의 승부사적 기질은 김종국과 조우함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부대찌개 재료를 얻기 위해 알까기 게임 가운데에서 매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 인간 컬링 게임에서 최상의 결과를 위해 ‘능력자’ 김종국과 진지하게 상의하고 분석하는 장면은 박태환 선수의 승부사적 기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박태환 선수의 승부사적 기질만 강조한 건 아니었다. 이승기의 별명 가운데 하나는 ‘허당 승기’라는 별명이 있다. 완벽해 보이는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허점을 드러내기에 생긴 별명이다. 박태환은 수영선수이기에 물에 강한 게 사실이다.

 

한데 그 통념이 이번 <런닝맨> 방영분을 통해 균열이 생긴다. 워터볼을 굴려야 하는 미션을 수행함에 있어 박태환 선수는 ‘허당’이 된다. 출연진이 워터볼을 굴리기에 앞서 스태프가 시범으로 워터볼이 잘 굴러가는가를 테스트하는 장면이 있는데, 스태프가 워터볼을 굴리는 것보다도 박태환은 워터볼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고 적잖이 당황한다. 마음 먹은대로 워터볼을 굴리지 못함으로 긴장감에 박태환 선수는 땀으로 흠뻑 사우나를 한다.

 

수영 금메달리스트 박태환 선수가 워터볼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는 걸 트집 잡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를 시청자에게 노출함으로 박태환은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승기가 허당 승기가 되는 것처럼 박태환 선수가 워터볼을 굴리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고 친숙함을 느끼도록 하기에 그렇다.

 

박태환 선수의 승부사적 기질과 허당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 손연재 선수의 솔직한 토크는 경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올림픽 스타의 진솔한 인간적인 면모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노래 미션, 워터볼 미션이 박태환 선수와 손연재 선수에게 적합한 미션이었는가는 살짝 의문으로 남는다. 손연재 선수가 리듬체조 선수라는 점을 감안해 트램펄린 위에서 노래를 해야 하는 미션이나, 박태환 선수가 수영 선수임을 감안해 고안한 워터볼 미션은 예능에 수영선수와 체조선수라는 특성을 접목시키고자 한 노고임에 틀림없다.

 

하나 트램펄린과 워터볼 미션이, 이전 박지성 선수가 <런닝맨>에 출연했던 것처럼 해당 선수의 특성을 예능으로 극대화한 것으로 보기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인간적인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주었다는 하나의 성취 다음에 밀려온 약간의 아쉬움은, 선수의 특성을 살린 특화된 미션의 부재함이 아니었나 싶다.

 

(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