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vie Review

劍聖 2012. 9. 3. 11:36

제목만 보고 하드고어물이나 슬래셔 무비로 착각하지 마시길 바란다. 사실 이 작품은 영화보다는 공연으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우리나라 공연 팬들에게는 리바이벌 레퍼토리 작품으로 작년 이전부터 무대 위에 올라왔던 작품이기에 그렇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막장 시추에이션을 단 네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소화하는데 영화도 마찬가지다. 단 네 명의 배우만 출연하기에 연극이건 영화건 그만큼 배우의 연기 내공에 크게 빚져야 하는 작품이다.

 

영화 <대학살의 신>은 연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배우들을 한데 모아놓고 이들이 어떻게 막장 시추에이션을 향해 달려가는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교양’이라는 가면을 쓰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모가 대면을 하지만, 이내 이들이 쓰고 있던 가면이 위선이었음을 알게 되기까지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즉 <대학살의 신>은 ‘교양’이란 이름의 가면을 쓴 지식인의 속물근성을 고스란히 까발리는 ‘고발 영화’다. 가해자 부모는 피해자 부모의 집으로 찾아와서 보상 범위와 차후 사과 범위에 대해 논의한다. 이 수순에서만 그치면 영화는 이들 네 명의 부모가 교양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벗어던질 이유가 없다.

 

 

그런데 피해자 부모의 집에서 가해자 부모가 연속하여 두 번이나 재차 방문하면서부터 교양이라는 이름의 가면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이들이 쓰고 잇던 교양의 가면이 벗겨지기 시작하는 계기는 ‘알코올’ 덕이다. 알코올은 예로부터 사람의 행위를 이성적으로 통제하는 ‘초자아’를 무장해제 시키는 신비한 마력이 있지 않던가.

 

위스키를 나눠 마시면서 이들 부부는 서로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비난의 화살을 술의 힘을 빌려 퍼붓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모가 날선 각을 세운다. 그러다가 날선 각이 엉뚱한 상대를 향해 방향을 튼다. 배우자를 향해 말이다.

 

이때부터 가해자 부부와 피해자 부부의 대립각은 남자 대 여자의 대립각으로 바뀐다. 즉, 가해자 남편과 피해자 남편이 같은 편이 되고 가해자 아내와 피해자 아내는 같은 편이 된다. 교양의 가면이 벗겨진 자아가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대상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천한다. 이 점은 <대학살의 신>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참, 부모가 교양이라는 가면이 벗겨질 때 가해자와 피해자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마냥 적대적이기만 할까. 영화 가운데서 아이들은 단 두 장면 밖에 등장하질 않는다. 그것도 맨 처음과 맨 마지막에 수미상응 방식으로 원거리에서 등장한다. 이들 어린이가 마지막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하라. ‘아이보다 못난 어른’이라는 표현은 이 때 아주 적합한 표현이다. 맨 처음과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이들도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저도 아주 흥미롭게 본 영화라 트래백 걸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