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vie Review

劍聖 2012. 9. 4. 08:48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가운데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 공연>의 바통을 이어 이번에는 속편인 <오페라의 유령 2: 러브 네버 다이>가 개봉한다. 이번 속편은 호주 멜버른 리젠트 극장의 공연 실황을 담은 작품이다.

 

 

전작이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작품이었다면 이번 후속작은 사랑의 찬가가 울려 퍼진 이후의 ‘현실’에 방점을 둔 듯하다. 전작에서 팬텀은 사랑하는 여인을 눈앞에 두고도 자신의 추한 모습에 좌절하는 사랑의 안타까움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하나 이제 팬텀은 사랑에 고뇌하는 외로운 영혼이 아니라 경영인에 가까워보인다. 퍼포먼스 극단을 운영하며 돈과 명예를 손에 쥐는 팬텀은 이전 작품에서 보여주던 고뇌라는 그늘은 먼발치 저편으로 보내버리기에 그렇다.

 

전작에서 한 송이 장미 같던 크리스틴은, 이제는 삶에 찌든 프리마돈나로 보인다.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발돋움하지만 그녀의 발목을 잡는 건 못난 남편이다. 남편 라울은 도박으로 재산을 말아먹기 일쑤인 문제아다.

 

크리스틴이 미국 땅을 밟는 것도, 라울의 도박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다. 전작에서 사랑에 갈팡질팡하던 여린 아가씨는 이제는 남편의 부채를 갚아야만 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이렇게 전작과 후속작은 ‘이상’과 ‘현실’이라는 대비효과를 갖는다.

 

현실 속에서 갇혀 살던 팬텀과 크리스틴이 다시금 사랑으로 불을 붙이기 시작하는 시점은 두 사람의 재회로부터 비롯된다. 팬텀은 꿈에서만 그리던 크리스틴을 십 년 만에 만남으로 감격에 겨워한다. 그녀가 애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은 팬텀에겐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크리스틴은 정반대다. 팬텀이 죽은 줄로만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자신을, 그리고 팬텀을 원망한다.

 

<오페라의 유령 2: 러브 네버 다이>에서 인상적인 건 카메라 앵글이다. 무대는 현장감이 있기는 하지만 시야는 한정적이다. 무대를 일직선으로 바라봐야만 한다. 크리스틴이 처음 미국 땅을 밟을 때, 혹은 크리스틴의 대기실에서 팬텀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무대에서 보면 심심하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 2: 러브 네버 다이>는 영화다. 공연 실황을 담되 카메라 앵글을 자유자재로 담을 수 있다. 크리스튼의 처음 모습을 담되 군중 가운데서 서서히 크리스틴이 등장하는 장소로 앵글을 옮김으로 크리스틴의 등장을 극적으로 이끌어낸다.

 

팬텀의 등장 역시 무대로 보면 심심하게 느낄 법하지만 카메라 앵글 덕에 팬텀의 등장 장면 역시 영화에서는 역동적으로 살아난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빚어내는 다양한 앵글은 무대에서는 맛보지 못할, 영화만이 선사할 수 있는 새로움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