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Review

劍聖 2013. 4. 10. 11:04

오픈 마인드는 치유를 위한 우선되는 선결요건임에 분명하다.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면 치유가 일어나기란 힘들다. 스스로가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에서는 상대가 아무리 진솔한 이야기나 조언을 해 준다 하더라도 이를 자신의 삶 가운데로 실천하는 적용이 뒤따를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땡큐>는 <힐링캠프> 이상으로 시청자의 가슴을 무장해제 시키는 저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땡큐>가 시청자의 마음 문을 열게 만드는 가장 큰 무기는 자연스러운 환경 가운데서 조성되는 방송인들의 솔직함, 진솔함이다. 출연 연예인 혹은 유명인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은 채 포장되지 않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한 자연스러움은 그 어떤 예능도 따라오지 못할 예능과 힐링의 하이브리드임에 틀림없다.

 

22일 방영된 <땡큐>는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은 김미화와 강수진의 솔직한 민낯을 통해 시청자를 무장해제토록 만들기에 충분한 방영분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보이는 유명인 혹은 연예인이지만 이들이 솔직한 ‘결핍’을 고백함으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린 방영분이었다.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어

강수진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세계 최정상의 발레리나임에도 불구하고 ‘쉬는 건 무덤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하루 열여덟 시간씩 연습한다. <땡큐> 녹화를 마치고 독일에 돌아가면 여독을 풀 여유도 없이 무대에 올라서야 한다. 아마 이런 치열한 열정이 아니었다면 중3에 발레에 처음 입문한 소녀가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발돋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걸어 다니는 발레 교본 강수진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부모와의 거리감이었다. 강수진이 한국에 귀국해도 바쁜 일정으로 부모와 밥 한 끼 같이 먹지 못할 정도로, 심지어 어느 때에는 공항에서 부모를 뵐 정도로 동분서주하는 강수진에게 어머니의 뇌졸중 발병은 못 다한 효도에 대한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끔 만들었다.

 

김미화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큰아들의 발달장애였다. 취직도 해주고 싶고 장가도 보내고픈 엄마의 마음을 숨김없이 노출한다는 건 강수진과 마찬가지로 행복해 보일 것만 같은 한 예능인의 아픔을 감춤 없이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지드래곤 역시 강수진과 김미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 여학생에게 숱하게 딱지 맞은 사연과 연습생 시절의 애환에 관해 언급했다. 나 외의 다른 사람은 행복할 것만 같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 마냥 행복해 보일 것만 같아 보이는 성공한 이들의 진솔한 고백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줄탁동시

지드래곤이 양현석을 향해 최고의 멘토라고 밝힌 건 소속사 사장이라는 인연을 떠나 진정한 줄탁동시가 무언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줄탁동시는 알 속의 병아리가 알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알을 깨는 것과 병아리가 알을 깨는 걸 쉽게 하기 위해 어미 닭이 알 껍질을 쪼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의 빅뱅이 있기 위해서는 빅뱅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에 흘린 피나는 각고의 노력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양현석의 공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지드래곤은 빼놓지 않고 <땡큐>에서 밝힌다.

 

그런데 양현석의 멘토링은 통상의 멘토링이 아니었다. 결혼 후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독설로 지드래곤에게 아픔을 주었다고 한다. 지드래곤이 미워서가 아니라 가수 데뷔 후 겪을 심적 부담에 대한 내공을 키워주기 위한 배려라고 하니 이쯤 되면 줄탁동시가 아닐 수 없다.

 

“세 사람이 가면 그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공자의 말처럼 지드래곤은 양현석의 독설을 독설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마운 약으로 받아들였다. 소속사 사장의 독설을 독설로 받아들이지 않고 세상 속 풍파를 이기게 해주는 고마움으로 생각하는 지드래곤의 마음 씀씀이 역시 돋보이는 방영분이었다.

 

(오마이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