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劍聖 2013. 5. 3. 10:59

지난 하반기에 방영된 <메이퀸>은 초반 설정부터 아동 학대 및 구타가 난무하던 드라마였다. 좀 더 심도 있게 따지고 보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만 문제가 있던 건 아니었다. 천해주(한지혜 분)의 아버지를 살해한 철천지 원수 장도현(이덕화 분)이 DNA검사를 통해 알고 보니 천해주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KBS)

 

그동안 천해주가 그토록 친아버지라 믿고 있던 아버지 윤학수(선우재덕 분)은 양아버지였고, 반대로 원수로만 알고 있던 장도현은 친아버지로 돌변한다. <스타 워즈>의 다스베이더가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하는 그 유명한 대사, “아임 유어 파더”(내가 네 아버지다)를 막장으로 패러디한 결과다.

 

그렇다면 천해주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한 셈이 된다. 천해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천해주의 성은 여성이지만 자식이 아버지를 증오한다는 넓은 범위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를 자행하고 만 셈이다.

 

그런데 요즘 주말드라마에서 <메이퀸>의 천해주가 생물학적 아버지를 미워하고 파멸로 몰아간 것과 유사한 패턴이 전개되고 있다. <최고다 이순신>에서 이순신(아이유 분)은 송미령(이미숙 분)에게 개인 연기 레슨을 받을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송미령이 이순신을 향한 태도가 싸늘하게 돌변하기 시작한다.

 

이순신이 이창훈(정동환 분)의 딸이라는 사실을 송미령이 알게 되면서부터다. 이창훈은 송미령 대신 사고를 당한 은인이기도 하지만, 송미령의 관점으로 보면 송미령의 과거 행적을 퍼트리고 다니던 입이 싼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미령의 과거를 퍼트리고 다닌 이는 이창훈이 아니라 황일도(윤다훈 분)였다. 송미령은 뒷담화하고 다닌 이를 이창훈으로 오해하고 있다)

 

송미령이 오디션 전에 일부러 감독에게 전화까지 걸어가며 이순신을 오디션에서 제외시키고, 이순신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일련의 설정은 이순신이 이창훈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순신에게 ‘괘씸죄’를 부여한 결과다.

 

하지만 지금 송미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친딸을 구박하고 있다. 자기의 과거를 함부로 퍼뜨리고 다닌 줄로만 알고 있는 이창훈의 딸 이순신이 사실은 송미령이 젊은 시절에 출산한 친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서 말이다.

 

이 지점으로부터 <최고다 이순신>은 <메이퀸>의 설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 천해주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원수로 착각하고 미워한 것처럼, <최고다 이순신>에서 송미령은 이순신이 자신의 친딸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이순신의 연예계 앞날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가족이 가족을 디스하는 현상은 <내딸 서영이> 혹은 <가문의 귀환>에서도 익히 보어왔던 현상이다. 하지만 자식이 아비를, 어미가 자식을 디스하는 현상은 <최고다 이순신>과 <메이퀸>이 데칼코마니처럼 엮여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오마이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