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Review

劍聖 2013. 6. 8. 15:56

핑클이 아이돌의 조상이었다면 ‘바람아 멈추어다오’의 이지연은 아이돌의 기원이었다. 1980년대와 90년대, 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세 명이 한 자리에 뭉친 <땡큐>는 이제는 전설이 된 아이돌과 현직 아이돌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무 살이라는 어린 시절에 멋도 모르고 감행한 결혼의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지연, 일반인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고백하는 예은의 고백 등은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사생활을 허물없이 대중에게 공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예은과 이지연의 솔직 발언보다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는 단연 이효리였다. 평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데 있어 거리낌이 없던 이효리는 이날 <땡큐>에서도 과거 핑클이 젝스키스 팬들에게 집단으로 보이콧당한 사연, 채식주의자로 돌아선 후 남자 보는 취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양한 이효리의 사연 가운데서 필자의 주목을 끌었던 건 그가 광고를 찍지 않게 된 동기였다. 이효리의 다이어트 약 광고를 시청한 친구가 아내를 위해 월급의 반을 털어가며 이효리가 광고한 다이어트 약을 구입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이효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잘 나가던 광고를 찍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경제적 주 수입원이 광고 수익에 의지해야 하는 연예인으로서는 경제적인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을 위해 더 이상의 광고 촬영을 고사한다는 건 광고를 통한 금전적인 수익 창출 이전에 양심에 가책을 느끼면서까지 광고를 찍지 않겠다는 이효리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요즘은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전가통신의 가치관이 횡횡하는 시대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가능한 물질만능주의적인 세상에서, 양심의 소리에 거스르지 않게 위해 광고라는 금전적인 수익을 유보하겠다는 이효리의 솔직 발언은 배금주의적인 가치관보다 양심의 소리에 맞춰 살겠다는 이효리의 양심이 빛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이효리가 그동안 평생을 먹고 살 만큼 벌었으니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기 위해 광고를 찍지 않는 것을 유난을 떠는 걸로 바라볼 수도 있다. 모든 광고가 시청자를 속이거나 기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많은 제품의 구매를 위해 광고를 촬영하는 연예인에게 CG나 포샵에 손대는 것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 테니 100% 정직하게 광고를 하는 것 역시 어려운 세상이다.

 

보다 많은 이윤 창출이 가능한 광고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양심의 가책을 받을 만한 광고는 고사하겠다는 이효리의 이날 발언은, 돈이라면 무슨 일이든 가능한 금전만능주의 세태를 각성하게 만드는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돈보다 양심을 따르겠사오니’ 하는 고백이 <땡큐> 가운데서 빛나고 있었다.

 

(오마이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