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劍聖 2013. 6. 11. 08:34

수면부족도 이런 만성적인 수면부족이 없다. 드라마 촬영하느라고 이틀을 꼬박 잠을 못 잔데다가 한꺼번에 뮤지컬을 두 작품이나 준비하는 바람에 인터뷰 바로 전날에도 한 잠도 못 잤을 정도니 말이다. 스케줄도 워낙에 바쁘게 돌아가는지라 시간 단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분 단위로 촉박하게 살고 있는 배우가 박해미였다.    

 

 

그런데 그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피곤한 기색을 얼굴 그 어느 부분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인터뷰하는 필자가 ‘긍정의 힘’을 전달받을 정도로 정력적인 달변과 활기 넘치는 재담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 자리였다. 해미뮤지컬컴퍼니의 대표이자 <메모리즈>와 <하이파이브>의 제작자,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오로라 공주>의 배우 박해미를 만나보았다.

 

- 해미뮤지컬컴퍼니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맨 처음에는 PMC라는 이니셜로 회사 이름을 지었다. 팍스 뮤지컬 컴퍼니(Pax Musical Company)의 이니셜을 모았다. 그랬더니 PMC 프러덕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 이름이 똑같아서다. 그래서 급하게 이름을 바꿔 만든 회사가 제 이름을 딴 해미뮤지커컴퍼니가 되었다.

 

뮤지컬회사에 소속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제가 기획하고 싶은 작품을 올리고 싶었고, 뮤지컬 팬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재능이 넘치는 배우들을 모아서 뮤지컬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올해는 좀 욕심을 내서 세 작품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 다문화 혹은 장애우와 같은 소외계층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뮤지컬이 <하이파이브>다. 힐링이 뮤지컬 작품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힐링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 이런 기획 의도가 나오기는 힘들다고 본다. 평소 힐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가 궁금하다.

 

“저 자신이 주소가 말소되다시피 할 정도의 극단적인 인생을 경험해본 사람이다. ‘내가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으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사람은 똑같이 태어난다. 하지만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힘이 없어 힘들어하지 않는가.

 

학교에서 강의도 하지만 어떤 학생은 힘이 들어 등록금을 감당하는 걸 버거워한다. 어떤 스텝은 하루 하루 버티는 게 힘에 겨운 이도 있다. 제가 해미뮤지컬컴퍼니를 끌고 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들에게 미래를 보장해주고 싶은 심정에서 기인하는 까닭도 있다.

 

더불어 나아간다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따로 잇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 그런 요소가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 아들 중 하나는 동네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끙끙대는 할머니의 짐을 같이 밀어드린다.

 

이건 제가 아들에게 가르치지 않은 부분이다. 힘들어하는 사람과 함께 가야한다는 걸 엄마에게 배우지 않아도 아들 안에 잠재되어 있는 걸 말하고 싶다. 공연에서 나타나는 힐링의 측면도, 제가 어떤 특별한 경험을 통해 힐링에 눈을 뜬 것이 아니라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저 입장에 선다면 무척 힘들고 아플 텐데’ 하는 생각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청소년에게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힐링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 작품이 <하이파이브>다. 세대를 초월해서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일까, 중장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메모리즈>를 만들게 되었다. 세계로 진출해서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기획 중인 작품으로 <샤먼 킹>을 생각하고 있다. 제 작품의 마지막에 담는 의도는 두 가지다. 항상 ‘힐링’과 ‘축제’라는 키워드가 자리한다.”

 

- 요즘은 창작뮤지컬을 만드는 것을 독립운동을 하는 것에 비유할 정도로 창작뮤지컬이 힘든 시기다. 요즘 같은 시기에 창작뮤지컬을 한 작품도 아니고 두 작품을 동시에, 그것도 간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는 유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선보이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는 7월에 공연될 <하이파이브>를 <메모리즈>보다 먼저 선보이려 했다. 그런데 제 맘에 들 때까지 만들다보니 <하이파이브>가 본의 아니게 늦춰지게 되었다. <메모리즈>는 작년에 이미 다 만들어놓은 작품이라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다.”

 

-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비롯하여 <메모리즈>와 <하이파이브> 기획, 드라마 <오로라공주>, 심지어는 강의까지 쉴 새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컨디션은 열정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궁금하다.

 

“제 안의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가는 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남보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도전의식은 엄청나다는 점 말이다. 일중독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하고자 하는 꿈이 있기에 진취적으로 달릴 수 있게 된다.

 

편안하게 안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안주하는 게 그렇게도 싫다. 편안함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에너지를 넘치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제 안에 태생적으로 매너리즘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가령 무대에서 백 회의 공연이 있다고 할 때 똑같은 대사를 반복해야 하지 않는가. 공연할 때마다 앵무새같이 똑같이 공연하기보다는 제 캐릭터의 느낌을 그날마다 다르게 보여주고자 최대한 노력한다. 강의도 마찬가지다. 커리큘럼에 따라 이전에 하던 커리큘럼을 그대로 강의하기보다는 무언가 다른 걸 강의하고자 노력한다.”

 

- 강의할 때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대학생들에게 강의하는가.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뮤지컬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 하고자 하는 열정도 중요하고 뛰어난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제일로 중요한 건 ‘마음’이다. 마음가짐이 우선이 되어야 무대에 올랐을 때 배우가 보이는 것이지 무대나 방송에서 가면을 쓸 수는 없다.

 

짧게 가려면 가면을 써도 상관없다. 하지만 배우가 오래 장수하길 바란다면 가면을 쓰지 말아야 한다. 내 안에 있는 인성과 품격을 높여야 무대에서 인격이 표출될 수 있다.”

 

- 다른 뮤지컬 회사의 작품과는 다른 <메모리즈>와 <하이파이브>만의 색깔이 있다면.

 

“<메모리즈>와 <하이파이브>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성민이라는 이름의 인물인데, 제 아들 이름이 성민이다. 큰아들의 이름을 뮤지컬 인물의 이름으로 넣은 건 해미뮤지컬컴퍼니만이 갖는 색깔이라고 수 있다. 남편 이름도 등장한다. 남편의 영어 이름이 샘인데 극중 인물 가운데서 샘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두 공연의 마지막은 힐링과 축제로 마무리를 맺는다는 점 역시 다른 뮤지컬 회사의 작품과는 차별되는 점이다.”

 

(오마이스타/사진: 해미뮤지컬컴퍼니)

글 잘보고갑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