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劍聖 2013. 6. 18. 17:02

더 뮤지컬 어워즈 포토존에서 팔짱을 끼고 나란하게 입장하는 뮤지컬 배우 부부가 있었다. 남다른 금술을 자랑하는 김우형-김선영 배우였다. 작년에 남편 김우형 배우의 <번지점프를 하다> 인터뷰에 이어 올 봄에는 시누이 김아선 배우의 <삼총사>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인터뷰가, 김우형의 아내이자 김아선의 올케인 김선영 배우의 인터뷰다. 내달 선보일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에서 바다와 함께 더블캐스팅으로 마그리트를 연기하는 배우 김선영을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보았다.

 

 

- 여주인공인 마그리트를 연기한다. 아직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마그리트는 혁명에 참여할 정도로 적극적이면서도 사랑을 위해서라면 국경의 차이도 불사하는 사랑 지상주의자 아닌가 싶다.

 

“(불합리한 체제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개혁을 일으키는 일이 혁명이라고 본다. 마그리트는 처음 혁명에 참여했을 때에는 불쌍한 사람,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불합리한 체제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사랑의 마음에서 혁명에 참여한다.

 

하지만 혁명에 참여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변질되기 시작한다. ‘이제는 이들과 함께 혁명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겠구나’ 하는 마그리트의 심정에 공감이 되었다. 사랑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여성이자,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캐릭터가 마그리트다.”

 

- ‘만나고 싶은 정서가 있다’는 제작발표회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일련의 출연작에 있어 만나고픈 정서가 ‘사랑’이라는 답변 말이다.

 

“그동안 연기한 인물은 극 중에서 성장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드라마틱한 신분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맨오브라만차>에서 알돈자는 둘시네아라고 고백을 하고 <지킬앤하이드>에서 지킬이 떠날 때 루시는 ‘당신은 내게 새롭게 살아갈 힘을 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이는 캐릭터가 멋있고 섹시하게 옷을 입고 넘버를 부른다고 해서 우러나오는 게 아니다. 인물 안에 아우라가 녹아있기에 멋있고 드라마틱할 수밖에 없다. 험난한 삶을 사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승화한다.

 

마그리트 역시 혁명을 등진 것이 아니다. 혁명군이 잔인한 살인마로 돌변했기 때문에 ‘나는 이런 살인마들과 동지였던 적이 없다’는 극단적인 선언을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가 아니라면 이를 과감히 방향을 바꾸어서 나아가는 인물이 마그리트다. 마그리트에게 있어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만드는 기준은 사랑이다.

 

사람들이 힐링을 외치지만 힐링이라는 것 또한 사랑받고픈 심리를 반영하는 것 아니겠는가. 영웅 활극이 유치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러나와 사람을 구하고 영웅이 되는 것이기에 영웅이 된다. <스칼렛 핌퍼넬>안에서 관객이 재미와 사랑 두 가지를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기계적인 연기가 아니라 맡은 캐릭터의 감정을 내면에 스며들게 연기한다는 느낌이 드는 배우가 김선영이다. 그러다보니 너무나도 감정에 깊이 이입되어 힘들어 보일 때가 있어보인다..

 

“<엘리자벳> 공연할 때가 힘들었다. 공연을 마치면 그걸로 그만인 줄 알았는데 공연이 끝나도 감정적인 여파가 오더라. 극 중 캐릭터의 삶이 기구하고 비극적이라 하더라도 누군가로부터 구원받고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맞이하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런데 그간 제가 맡은 작품들을 되돌아보니 유독 비극이 많았다. ‘아, 내가 이런 작품들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맨오브라만차>의 알돈자,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등이 구원받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이 역할을 연기하며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99년에 데뷔했으니 뮤지컬 배우로 14년차 배우다.

 

“안타까운 건 데뷔해서 몇 년 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쉽고 외롭다. 이걸 다르게 보면 ‘제가 잘 버티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제가 데뷔 후 지금까지 14년차 배우가 된 건 그동안 잘 버틴 덕이 아닐까.(웃음)

 

처음에 뮤지컬을 시작할 때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열심히 하는 것인가를 몰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건 작품을 맡으면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굉장히 집중한다는 걸 알았다. 작품 섭외가 들어오면 미리 미리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불편해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작품에 보다 몰입하기 위해 자신을 채근하기도 한다.”

 

 

 

- 꼭 창작초연물이 아닐지라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초연작에 많이 출연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가보지 않은 길은 모른다. <살짜기 옵서예> 때도 너무 옛날 공연을 지금에서야 올려서 엄청나게 불안했다. 잘 해야 본전이고, 너무나도 존경하는 패티김 선생님이 연기했던 작품을 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다. 그럼에도 한국 초연작을 연기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 남편 김우형 배우가 결혼하기 전에 언제부터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는가.

 

“처음부터 남자로 보였다. 나이도 저보다 어린 새카만 후배인데 불편했다. 불편함이라는 것이 싫은 불편이 아니라 범접할 수 없는 불편함이었다. 신인임에도 생짜 초보같지 않은 카리스마가 있었다.”

 

- 지금의 남편은 김선영에게 어떤 의미일까.

 

“맞춤형 남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제가 부족한 면이나 혹은 제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남편은 갖고 있다. 그런 면을 남편을 통해 볼 때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게 된다. 제가 답을 찾지 못할 때 남편은 해답을 명쾌하게 던져줄 때가 있다.”

 

- <스칼렛 핌퍼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재미있게 관람했으면 한다. 사랑이 밑바탕이 된 인물들이 어떻게 사랑을 쟁취하는가 하는 과정을 배우와 관객이 모두 행복하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살짜기 옵서예>를 공연할 때 좋았던 게 연습하면서부터 공연을 마칠 때까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고 행복해하는 분위기였다.

 

배우들의 행복한 분위기처럼 관객도 행복해하니 ‘이런 작품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스칼렛 핌퍼넬> 역시 관객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연기하는 배우와 스텝이 다 함께 행복한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 배우와 스텝이 갖는 행복한 에너지는 반드시 관객에게 간다고 본다.”

 

(사진: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