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劍聖 2013. 6. 24. 10:40

<불후의 명곡2>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한 가수가 있었다. <부활>의 정동하다. 오늘 소개하는 정동하는, 기술보다는 본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수라는 걸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노래를 잘 한다는 건 창법보다는 노래에 담긴 참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관객에게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하는 해석에 달려있다고 답변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노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해석을 가미하는가를 느낄 수 있는 인터뷰 자리였다. 노래의 외형보다 본질을 중요시하는 가수 정동하가 연기하는 다니엘이 궁금하지 않는가. <잭더리퍼>에서 주인공 다니엘을 연기하는 정동하를 만났다.     

 

(사진: 엠뮤지컬)

 

- <롤리폴리>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두 작품을 거치고 지금이 세 번째 작품인데 처음보다 진일보한 면이 있는가.

 

“<노트르담 드 파리> 영상을 보며 뮤지컬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뮤지컬 제의가 <롤리폴리>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동안 몇 작품이 들어왔는데 <부활>의 스케줄과 맞지 않아 고사하고 있다가 부활의 예전 멤버인 김재희 형님이 김태원 형님에게 부탁해서 <롤리폴리>로 데뷔하게 되었다.

 

첫 작품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면 두 번째 작품인 <요셉 어메이징>에서는 송스루 뮤지컬이었다. 최선을 다해 연기와 노래를 소화했다. <롤리폴리> 때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해진 반면에 이번에 맡은 <잭더리퍼>는 모험이었다.

 

잘하던 못하던 어정쩡하게 지나가는 공연이 아니라 잘하면 잘하는 게 대번에 보이는 반면에 못하면 못하는 것도 적나라하게 보이는 공연이다. 잘하면 인정받지만 못하면 대놓고 욕을 먹는 상황이라 부담이 많았다. 초반부터는 아니더라도 캐릭터를 소화해서 완성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고 있다.”

 

- <잭더리퍼>가 이전작에 비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얼까.

 

“데뷔작인 <롤리폴리>를 하면서는 잘 못 느꼈는데 <요셉 어메이징>을 하면서는 틀에 갇혀 있다가 조금씩 틀이라는 알을 깨는 느낌이었다. 무대는 관객에게 모든 것이 노출되는 공간이다. 가령, 무대에서 손을 뻗는 연기를 할 때 맨 처음에는 쭈뼛쭈뼛하게 소극적으로 펴다가 좀 더 자연스러워지면 관객 앞에서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에 틀을 깨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은 틀을 깨면서 동시에 정리된 연기를 보여드리고자 애쓰고 있다.”

 

- 세 번째 뮤지컬 작업이다 보니 캐릭터를 잡아가는 눈이 생겼을 것 같다.

 

“캐릭터와 넘버를 아무도 모르게 재해석을 했다.(웃음) 다니엘은 1막에서는 밝지만 2막 들어서선 급격하게 어두워진다. 1막에서는 한없이 밝게 연기하고 싶었다. 대비효과처럼, 1막에서 밝아야 2막에서 어두운 연기를 할 때 돋보일 수 있어서다. 다른 배우의 연기 가운데서 좋은 부분은 제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데 그럼에도 제가 분석하는 캐릭터의 본질은 변하지 않고자 노력한다. 세 명의 다니엘이 모두 똑같으면 관객은 재미없지 않겠는가.”

 

- 다니엘과 정동하가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 10번 정도 공연을 했는데 매번 공연할 때마다 힘든 건 아주 친한 지인이 정말로 죽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면서 울지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극중에서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기분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 제 내면 안에서는 솔직해지고 싶다. 객석의 관객을 속이는 게 아니라 저 한 명만 속이는 것을 추구한다. 그러다보니 2막의 클라이맥스에서는 정말로 미칠 것만 같아서 엄청나게 힘들다.“

 

- 극중에서 감정이입이 너무 심하면 무대가 끝난 후의 실생활에도 감정적인 여파가 크지 않을까.

 

“신기하게도 무대 위에서는 감정에 몰두하다가도 무대를 벗어나면 원래의 밝은 제 모습으로 돌아온다. 무대 위의 저와 무대 밑의 저는 어딘가 다른 점이 있는 사람이다. 무대 위에만 오르면 평소의 제 모습에서는 찾을 수 없는 면이 나온다. 이런 측면으로 본다면 무대 위의 감정에서 헤어 나오는 데에 있어 어려움은 없다.”

 

- <불후의 명곡2>에서 최다 득점이라는 명예로운 기록을 남겼다. 노래를 잘 하는 비결이 따로 있는가.

 

“노래에는 정답이 없다고 본다. 굳이 정답을 찾으라고 한다면 객석에서 느껴지는 감동이라고 본다. 노래를 함에 있어 이건 맞고 저건 틀린 건 없다고 본다. <불후의 명곡2>는 객석의 반응을 바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노래를 잘 한다는 건 넓은 개념이다.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을 큰 감동을 주는 것으로 보면 노래를 잘 한다는 건 노래를 얼마나 해석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노래를 통해 관객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픈 지가 중요하다.

 

가령 ‘이 슬픈 이야기를 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이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을래요?’ 혹은 ‘여러분 많이 힘들죠? 저는 이런 힘든 와중에도 이런 꿈을 꾸고 있어요, 꿈을 이야기해 보아요’와 같은 이야기 말이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노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는 노래를 얼마나 재해석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해석을 잘하려면 노래가 갖는 이야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 노래가 무슨 이야기를 갖는가를 알기 위해 검색하거나 책을 읽는 등의 작업이 중요하다. 노래 안에 담긴 이야기를 알았다면 이 감정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 노래를 나무로 본다면 대개는 나무의 줄기나 가지만 보지만 정동하는 뿌리까지 보려고 노력하는 면이 보인다.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싶어 하는 관점은 언제부터 생겼나.

 

“어려서부터 ‘호기심 천국’일 정도로 사물을 볼 때 호기심이 많았다. 가령 보통의 딸기를 보더라도 ‘이게 왜 딸기지?’ 하고 생각할 정도로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지대하다. 어릴 때 혼자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덕분이 아닐까.”

 

- <잭더리퍼>를 감상한 소감은.

 

“연습할 때에는 몰랐는데 객석에서 보았을 때 조명으로 붉은 피가 흐르는 시각적인 연출과 불타는 장면, 폭발하는 장면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끼며 감탄했다. 이런 일련의 시각적인 연출이 거대한 마술을 보는 것만 같았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딱 맞는 뮤지컬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마이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