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劍聖 2013. 7. 16. 12:16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인터뷰하는 배우의 매력에 끌려 인터뷰 시간 10분이 1분처럼 느껴지는 배우가 있다. 성두섭 배우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함에 있어 솔직 담백한 진국처럼 담아내면서도 인터뷰 시간이 이토록 많이 흘러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배우가 아닐 수 없었다. 연기의 진실성이 무언가를 인터뷰와 무대에서 진솔하게 말할 줄 아는 성두섭 배우를 만났다.

    

- 본인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는 배우다.

 

“창작뮤지컬은 고정화된 작품과는 달리 자신만의 캐릭터를 저만의 색깔로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사람이다 보니 한국 뮤지컬 작품이 정서적으로 더 잘 맞는다. 한국 상황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연기함에 있어 보람을 느낀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든다는 게 한국 창작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재미다. 라이선스 작품도 나름 캐릭터를 해석할 수는 있지만 창작뮤지컬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작뮤지컬의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한 후 연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훤 역할이라면 부담되었을 것 같다.(웃음) 캐릭터만으로 보면 양명에 더 매력을 느꼈다. 관객이 볼 때 이루어지는 사랑보다는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는가. 극적인 면으로 볼 때 양명과 같은 남자가 있어야 훤도 살고 연우도 산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양명이 더욱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 드라마 속 양명보다 비중 있는 양명을 만들고 싶다.”

 

- 다른 인터뷰에서 ‘후배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후배에게 귀감이 되는 연기란 무엇일까.

 

“기본적인 기량이 우선적으로 갖춰 있고 그 다음에 캐릭터를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우선시되어야 할 건 성실함과 겸손이다. 후배에게 본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되는 게 제일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를 지키기 위해 항상 성실하고자 최대한 노력한다.

 

배려할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하다. 지기 자신만 돋보이기 위해 연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튀는 연기보다는 다른 배우와 조화로운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하고 후배를 이끌어주는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쟤는 연기를 잘 하면서도 (혼자 튀게) 욕심 부리지 않는구나’ 하는 배려심이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 가수가 꿈이었다. 가수가 꿈이었다면 대중에게 노래해야 하는 특성 상 외향적이기 쉬울 법한데 반대로 내성적인 면이 강하다.

 

“무대에 오르면 평소의 저와는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어릴 때에는 어느 순간부터 급격하게 성격이 변했다. 친구들을 이끌고 다니는 리더 역할을 많이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쁜 행동도 어린 나이에 일찍 배웠다.

 

하지만 어릴 적의 리더 기질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게 되면서 달라진다. 부모님이 많이 속상한 모습을 보고 깨달은 게 커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철이 들었다. ‘누나가 부모님 속을 크게 썩이는데 나까지 속을 썩이면 큰일 나겠구나’ 하는 심정이 들었다.

 

마음을 바로 잡아야겠다고 결심하던 찰나에 춤을 만났다. 사춘기 때 정말 춤을 만나지 않았다면, 부모님이 제대로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크게 엇나갔을 텐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춤을 추는 제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제정신을 차리게 된다.

 

어릴 시절에 길거리에서 춤을 출 때도 같이 춤을 추는 멤버들에게 ‘우리는 정말로 춤이 좋아서 춤추는 것이니 망나니 소리는 듣지 말게 모범을 보이자’고 할 정도였다. 장애인 단체에 가서 초청 공연을 하는 것처럼 봉사 활동도 열심히 했다.”

    

- 어린 시절의 성장 배경만 놓고 보면 뿜어내는 연기가 강할 듯한데 반대로 서정적인 연기가 주특기이자 장점이다.

 

“캐스팅이 들어오는 게 배우의 이미지를 보고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는 것이다. 제가 아무리 뿜어내는 연기를 하고 싶어도 배역 제의가 들어오지 않으면 못한다. 사춘기라는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긴 덕이다. 어릴 적 친구들이 지금의 저를 보면 깜짝 놀란다. 제가 친구들에게 나쁜 길을 가르쳐줬다. 그런데 정작 나쁜 길로 물들인 제가 쏙 빠져나왔으니 친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웃음)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연기는 기술적으로 연습하면 가능하다. 그렇지만 저만의 색깔이라는 게 있잖은가. 서정적인 제 연기 컬러가 코미디 연기보다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장된 연기보다는 진실된 눈빛이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제가 약간이라도 잘 표현할 수 있는 연기가 서정적인 연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 성두섭이 뮤지컬계 아이돌이다 보니 팬들이 여자 친구에게 질투하지 않는가.

 

“여자 친구가 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오면 인터미션 때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한다. 인터미션 때 공연장 로비에 있을 제 팬들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다녀라, 여자 친구인 걸 다 아는데 뭐 어떠냐’고 해도 여자 친구는 그게 아니다.(기자 주-성두섭은 팬들에게 밝히고 공개 연애를 하고 있다)

 

‘내 입장이 되어봐, 그게 말처럼 되냐’고 난처해한다. 여자 친구에게는 늘 미안하고 팬들에게는 늘 고마울 따름이다. 여자 친구는 제가 보아도 ‘천상 배우다’ 싶을 정도로 연기를 너무나 잘한다.

 

센스가 넘쳐야 감각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데 여자 친구는 능수능란하다. 그런데 연기를 소화함에 있어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연기 동선을 치밀하게 분석하되, 계산하지 않은 것처럼 감쪽같이 연기한다. ‘연기 정말로 잘 한다’는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연기를 소화한다.”

 

- 성두섭의 연기 동선 분석도 여자 친구 못지않게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저는 상대적인 배우다. 제가 같이 연기하는 배우가 어떤 연기 스타일이냐에 따라 제 연기 분석도 상대 배역에 맞게끔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 배역을 통해 받는 연기의 중량에 맞춰 제가 상대 배역에 돌려주는 연기의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하다.

 

연기를 배울 때도 그렇게 배웠고, 또 보수적인지라 어지간하면 공연할 때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다. 애드리브를 칠 때는 한정되어 있다. 정말로 필요할 때, 공연 중 뭔가 매끄럽지 않거나 불의의 사고가 터졌을 때다. 작품을 하면서, 여러 배우를 보며 느끼는 점 가운데 하나는 웃기기 위한 애드리브를 남발하다 보니 기본이 무너진다는 생각이다.

 

상황만 맞는다면 애드리브는 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연기 흐름은 이쪽인데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말장난 같은 애드리브를 한다면 흐름이 저쪽으로 흘러가 버리고 만다. 웃기기 위한 애드리브를 남발하는 장면을 보면 ‘이건 정말로 과한데?’ 혹은 ‘극의 흐름과는 동떨어지는데?’라고 느끼면서 ‘나는 이렇게 연기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각성을 할 때가 있다.

 

즉흥적인 애드리브를 통해 관객은 즐거울 수 있겠지만 배우인 제가 얻는 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누군가는 저처럼 애드리브를 절제하는 배우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필요할 때에만 애드리브를 하려고 노력한다.”

 

- (김)재범이 형과 너무 친한 게 아닌가. 작년부터 계속 연거푸 같이 공연하다가 이제야 따로 떨어져 공연한다.

 

“재범이 형과 떨어지고 싶었다.(웃음) 함께 공연한 <풍월주><형제는 용감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유럽블로그> 이전에도 <김종욱 찾기><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빨래> 등을 계속 같이 공연했다. 무대 위 파트너로는 <풍월주>에서 처음으로 만나서 공연했다.

 

제가 보더라도 둘이서 너무 붙어 다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이 공연할 때 ‘우리 더 이상 붙어 다니지 말고 따로 따로 떨어져서 공연하자’는 말도 많이 나눴다. 재범이 형과 같이 공연하며 배운 점이 너무나도 많았다. 사실 이런 질문들을 너무나도 많이 받았다. 김재범 배우랑 너무 붙어 다니는 게 아니냐고 말이다.

 

사실 붙어 다니고 싶어서 붙어 다닌 건 아님을 밝히고 싶다.(웃음) 재범이 형과 캐스팅이 같이 들어오는 것을, 마치 저희 두 사람이 ‘너가 공연하니까 나도 같이 하지’ 하는 개념으로 보이게 되었다. 재범이 형과 저만 같이 공연하는 게 아니다. 알고 보면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다.“

 

(오마이스타/ 사진: 쇼풀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