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劍聖 2013. 7. 16. 12:29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일부러 의도하지 않았지만 뮤지컬 배우들에게 공통되는 경향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가령, 요즘 한 달 간격으로 인터뷰한 <아이다>의 안시하와 <삼총사>의 박진우 배우 같은 경우에는 앙상블로 출발해서 조연도 아닌 주연으로 수직 상승한 ‘준비된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는 배우들이었다.

    

오늘 소개하는 오소연 배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터뷰한 <젊음의 행진>의 이정미 배우가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오디션에 합격한 것처럼 오소연 배우 역시 남들보다 출발이 빠른 배우였다.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데뷔했을 정도니, 이정미와 오소연 배우를 묶는 하나의 공통점은 출발점이 빠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박칼린의 딸 역을 연기하는 오소연 배우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나보았다.

 

- 남들보다 뮤지컬을 시작한 시기가 빨랐다.

 

“첫 출발을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시작하다보니 ‘살면서 이런 대작 공연을 다시 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레미제라블> 오리지널 팀이 와서 공연할 때 영어 넘버로 소화했으니 말이다.

 

제가 데뷔한 첫 공연이 브로드웨이 배우와 공연한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당시에는 그게 얼마나 대단한 공연인가를 실감하지 못했다. 끼 많은 한 소녀가 서울로 올라와서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한없이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무대에 올랐던 것임에 분명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오디션에 매번 낙방해서 힘든 시절을 보낸 적이 있다.

 

“오디션에 낙방할 당시에 일차 오디션에서 떨어졌다면 좌절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최종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당시 부모님의 대단한 독려나 지원은 많지 않았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이 뮤지컬이니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하라’며 반대는 하지 않았다. 만일 오디션에서 매번 낙방하는 힘든 시기에 부모님이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했다면, 지금 저는 뮤지컬 무대에 없었을 지도 모른다.”

 

- 당시 힘든 기간이 어떤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처음엔 마음의 동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왜 닿지 못할까’ 하는 마음의 동요 말이다. 잘 하고자 하는 마음에 욕심이 들어가면 일을 그르치게 마련인데, 보통의 어린 배우가 겪기 마련인 의욕만 앞서지 않았나 싶다. 당시 서울에 상경해서 겪은 맘고생을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 젊은 나이에 비해 연기의 폭이 넓다. <헤어스프레이>나 <벽을 뚫는 남자>, <파리의 연인> 같은 경우에는 보통의 이십 대 배우가 소화할 수 있는 밝고 명랑한 감성을 연기하지만 <스트릿 라이프>에서는 랩을 소화하기도 하며, 심지어 <넥스트 투 노멀>에서는 엄마의 사랑에 목마른 어두운 역할 모두를 소화한다.

 

“대학교 다닐 때에는 주어진 수업 분량을 따라가기 바빴지 열심히 공부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유산은 지금도 중요하다. 그 중 하나가 ‘생활연기론’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5분 동안 무얼 할 것인가, 또는 화장실에서 휴지가 떨어졌을 때 종이 한 장을 갖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실생활에서 창의력을 갖게끔 만드는 수업이 많았다.

 

카리스마 같은 연기를 칭찬하는 수업이 아니라 사실적으로 어떻게 연기를 풀어가느냐에 중점을 둔 수업을 많이 받은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학교 졸업 후 작품을 맡으면서 배운 것들도 많다. 지금 무대에서 선보인 연기가 다가 아니다. 아직 선보이지 않은 연기도 많다.”

    

- 초연 당시 자신의 연기가 궁금하지 않았나.(지금은 딸 역할이 더블캐스팅이지만 초연 당시엔 원캐스팅이었다)

 

“초연 때는 과하게도 덜하게도 아닌 자연스럽게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초연 당시할 때에는 제 캐릭터 라인만 쫓아가며 연기하기 급급했다. 원캐스팅이라 공연을 관객의 입장에서 볼 수가 없었다. 극의 전체 흐름을 보는 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때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 ‘나 <넥스트 투 노멀> 보고 싶다’였다. 이제는 더블캐스팅이라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앞 뒤 상황이라던가 캐릭터들이 각자에게 미치는 역할 등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 작품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 엄마를 연기하는 박칼린과 태국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박칼린 선생님은 체력이 너무나도 좋다. 정신력도 탁월하다. 초연 때도 연기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해도 극을 이끌어가는 능력 역시 훌륭하다. 태국희 언니는 한국 정서에 가까운 엄마 연기를 선보인다.(참고로 <넥스트 투 노멀>은 해외에서 라이선스를 수입한 공연이다) 본업이 배우이다 보니 관객에게 연기의 전달력이 뛰어나다.”

 

- 미래의 오소연은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제가 앞으로 걷게 될 미래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거나 대중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제가 선배님들이 걸어온 길을 걷게 될 때는 어떤 연기를 해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이 역할은 오소연이 아니면 안 돼’ 하는 평가를 받고 싶다.(웃음)”

 

- 그렇다면 관객에게 ‘오소연’ 하면 떠올리게 만들고 싶은 이미지가 있는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은 ‘오소연이 연기하면 믿음이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관객에게 제 연기에 관해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이 예전부터 한결같이 있어왔다. 또한 여배우는 예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지 역을 해도 거지 자체로 예뻐야 한다고 본다. 외모만으로 예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 예쁘게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오마이스타/ 사진: 더프로액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