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劍聖 2013. 8. 8. 10:35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의 드라마다. 조선시대도 아닌 21세기에 본부인과 후첩이 가정을 이루는 구조가 박순상(한진희 분)의 기정에서 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갓 시집온 착한 며느리 정몽현(백진희 분)을 내쫓으려까지 든다.

    

박순상의 아내 장덕희(이혜숙 분)는 박순상보다 더하면 더했지 나을 건 하나도 없다. 맨 처음 막내며느리인 정몽현에게 20억의 위자료를 주고 내쫓으려 든 것도 그의 발상이고, 과거 박현수(연정훈 분)의 친어머니마저도 내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시대 배경만 21세기지 이야기 구조로만 보면조선 시대 양반집의 며느리 수난사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박순상의 가정에서 벌어지는 며느리를 쫓아내고자 하는 패륜은 금전적인 이익과 무관하지 않다. 정몽현이 이혼 위기까지 직면하는 건 그의 남편 박현태(박서준 분)가 아내 아닌 다른 여자와 두 집 살림을 차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집안이 예사롭지 않다. 박순상의 가업인 보석디자인업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거물인 성산그룹이 집안 배경으로 있기에 장덕희가 민영애(금보라 분)를 꾀어 며느리 이혼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이다.

 

정몽현에게 있어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줄 줄로만 알았던 시아버지 박순상도 더 이상 막내 며느리 정몽현의 편이 되어줄 수 없는 건 며느리를 이혼시키게 만드는 패륜보다 성산그룹과의 사돈이 됨으로 얻게 될 수익성과 안정성 때문이다. 박현태와 정몽현이 집을 나와 친정살이를 하게 만든 것도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의 탐욕 때문이다.

 

하지만 박순상과 장덕희에게만 돌을 던질 수만은 없다. 정몽현의 친정어머니 윤심덕(최명길 분)도 탐욕의 비중으로 보면 박순상네 집안과 다를 바 없다. 비록 윤심덕은 며느리를 퇴출하려는 패륜은 저지르지 않았지만 잘 나가는 재벌가와 사돈을 맺기 위해 무리수를 감행한다.

 

서민의 사정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몇 억 원의 빚을 지고 종몽현의 혼수를 준비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다는 건, 만일 재벌가에 시집 가는 딸 정몽현의 혼수가 시댁 사돈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평생 구박덩어리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 윤심덕의 탐욕 때문이다. 집안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몇 억 원의 빚을 지고라도 막내딸의 혼수를 책임지겠다는 탐욕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기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동생의 혼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인공 정몽희(한지혜 분)가 박현수의 아내를 연기해야만 하는 계약이 성립한다. 윤심덕이라는 엄마의 탐욕이 큰 딸에게 피해를 입히는 구조가 발생한다. 탐욕을 일으킨 당사자인 박순상과 장덕희는 막내아들 내외가 가출하는 불상사를 당하고, 윤심덕의 탐욕 역시 큰 딸 정몽희에게까지 피해를 입히게 만든다. 부모의 탐욕이 자식을 얼먹게 만든다.

    

또 하나, <금 나와라 뚝딱!>은 남존여비 사상이 윤심덕으로부터 표출한다. 애지중지 키운 아들인 정몽규(김형준 분)가 누나와 함께 노점상을 여는 것도 극구 반대하고 정몽희와 대립각을 세우기에 바쁘다는 건, 딸인 정몽희는 노점상으로 청춘을 희생해도 좋다고 보지만 반면 아들인 정몽규는 대학물까지 먹은 아들에게만은 노점상을 시킬 수 없다는 윤심덕의 이중적인 태도를 반영한다.

 

업둥이인 정몽희와 내가 낳아 키운 아들인 정몽규는 다르다는 걸 방증하는 윤심덕의 차별인가에 대해서 드라마는 확실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남존여비 사상이 다른 이도 아니고 친엄마인 윤심덕으로부터 발생한다는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들에 대한 사랑은 윤심덕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들 정병후(길용우 분)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시어머니 김필녀(반호정 분)가 며느리의 군기를 잡기 위해 아들의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 또한 아들 정병후를 안쓰러워하는 모심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윤심덕과 김필녀 모두 아들을 사랑하는 건 대를 이어 마찬가지의 모습을 가지지만, 아들과 딸에 대한 공평심을 잃은 것은 윤심덕이다.

 

이런 시선으로 본다면 윤심덕은 재벌가와 사돈을 맺기 위해 큰 딸 정몽희를 박현수와 계약하게 만드는 희생을 감수하게 만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딸 정몽희은 노점상에서 장사할지언정 고이 키운 아들은 절대로 장사할 수 없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심덕에게 있어 정몽희는 아들과 막내딸을 위해 소모해도 괜찮은 소모재에 불과하다. <금 나와라 뚝딱!>은 부모의 탐욕을 보여주는 드라마이자 동시에 친아들과 딸을 위해서라면 업둥이 정몽희를 희생시켜도 좋다는 윤심덕의 이중적인 태도를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오마이스타&미디어스/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