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Review

劍聖 2013. 8. 13. 10:44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밑도 끝도 없는 막장 전개를 논할 때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작가가 있다. 작가 임성한이다. 한때는 임성한 월드라 불리울 만큼 막강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만큼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지금의 시청률 추이로만 본다면 임성한 월드의 파급력이 예전만큼 크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임성한 작가의 대본이 예전에 먹힐 수 있었던 요인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빠른 전개력 덕이었다. 그런데 빠른 전개를 위한 전제가 달려 있었으니, 그건 바로 캐릭터를 전개함에 있어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드라마에는 개연성이 존재한다. 가령 A라는 캐릭터가 B라는 행동을 하는 데에는 그에 따른 합당한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 이런 개연성이 드라마에 뒷받침될 때에야만 시청자는 작가의 드라마에 정서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동의하고 이야기 전개에 수긍하고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개연성이 떨어진다면 드라마는 어디로 튈이지 모르는 예측불가의 재미는 시청자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를 납득시키는 것만큼은 그만큼 힘들어지게 된다는 약점을 갖는다.

 

지금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가 이런 판국이다. 드라마 가운데서 박영규-손창민-오대규 세 캐릭터가 무더기로, 그것도 동시다발적으로 하차하는 경우는 한국 드라마 사상 초유로 벌어진 일이다. 임성한 작가가 즐겨 사용하던 ‘돌연사’ 코드는 집단 하자로 변용한 것에 불과하다. 작가가 개연성을 중시했다면 주연급 배우의 무더기 하차는 발생하지 않았을 사태임에 분명했다.

 

이도 모자라 임성한 작가는 드라마를 집필함에 있어 유독 하나의 코드를 즐겨 애용한다. 그건 바로 ‘귀신’이라는 소재를 즐겨 애용한다는 점이다. 죽은 오대산(변희봉 분)이 산 사람 앞에 나타난다는 귀신 설정도 부족했던지 이제는 나타샤(송원근 분)와 왕여옥(임예진 분)의 대화 가운데서 자유로귀신마냥 ‘눈 없는 여자 귀신’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다리가 없는 남자아이’를 대사 가운데 서슴없이 집어넣는다. 극 설정 가운데서 귀신이 나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캐릭터의 대사에 귀신이야기를 삽입한 결과다.

 

임성한 작가의 톡톡 튀는 설정은 그간 다른 드라마 작가와 차별하는 개성으로 존중받아왓다. 하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와 괴담을 즐겨 사용하는 임성한 특유의 코드는 드라마가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처음의 감칠맛이 우러나오기는커녕 엑기스가 다 빠진 사골로 전락한다는 걸 임성한 작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즘의 시청자는 개성 있는 전개를 좋아하지만 시청자가 납득하고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정서가 담긴 이야기를 선호한다는 걸 말이다.

 

(오마이스타 /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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