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건강이 2010. 3. 29. 07:34
 
2010년 3월 29일 성주간 월요일

제1독서 이사야 42,1-7

1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2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3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4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5 하늘을 창조하시고 그것을 펼치신 분, 땅과 거기에서 자라는 온갖 것들을 펴신 분, 그곳에 사는 백성에게 목숨을, 그 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에게 숨을 넣어 주신 분,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6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 만들어, 백성을 위한 계약이 되고,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7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복음 요한 12,1-11

1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가 살고 있었다. 2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4 제자들 가운데 하나로서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이 말하였다. 5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돈을 가로채곤 하였다.
7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8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9 예수님께서 그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많은 유다인들의 무리가 몰려왔다. 예수님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도 보려는 것이었다. 10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11 라자로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떨어져 나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어제 우리 본당에서는 피정이 있었습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 이 피정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찾고자 하는 마음에서 매달 진행되는 월 피정입니다. 솔직히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른 이가 진행하는 피정이 아니라 제가 직접 진행을 하고 직접 강의도 해야 하는 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제가 직접 진행하는 피정인데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 라는 걱정도 사라지지 않더군요. 특히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고(전보다 많이 오시지는 않았지만), 좋은 피정이었다면서 미소 지으며 돌아가시는 분들이 참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피정을 마친 뒤 아쉬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잘했으면 더 좋은 피정이 되었을 것 같고, 이 순간에 이렇게 했더라면 더 괜찮을 것이라는 후회도 많이 생겼거든요.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통해 생겨나는 불평불만들은 지금 당장 버려야 할 내 마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미 지난 일에 대해서 연연하기보다는 늘 감사하면서 지금이라는 시간에 더욱 더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아쉬움보다는 감사의 마음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행복할 수 있었지요.

정말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의 이유를 찾았을 때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불평불만의 이유를 찾았을 때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1950년대 지구촌 사람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은 72가지였고, 절대 필요한 필수품은 18가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2천 년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생필품은 500가지 이상이고, 꼭 필요한 물품만도 5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필요한 생필품을 더 많이 누리며 사는 현대인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더 많이 누리는 현대인들이 5, 60여 년 전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감사할까요? 그렇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두 명의 사람이 분명하게 대비됩니다. 한 명은 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아 드리는 마리아입니다. 그녀는 주님께 너무나 감사해서 최고의 예우를 최하고 있지요. 그에 반해 또 한 명은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그는 이 여인을 향해 불평불만의 이유를 날립니다.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결국 이들의 운명은 후에 완전히 바뀌지요. 한 명은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하는 영광을 얻은 반면, 다른 한 명은 좌절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감사의 이유를 찾고 감사의 행동을 한 사람과 불평불만의 이유만을 찾고 그에 따른 말을 했던 사람의 차이가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까요? 분명해집니다.




어디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다.(올리버 웬델 홈스)



연필의 용도(‘좋은생각’ 중에서)

뉴욕 리치먼드에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었다. 1983년, 논문을 준비하던 파벨 박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학교 졸업생들의 범죄율이 뉴욕에서 가장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뉴욕 시장의 지원을 받아 조사를 시작했다. 이 학교에서 공부했거나 일한 사람 중 연락이 닿는 모두에게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가?”라는 설문지를 보낸 것. 그는 3천 7백여 통의 답장을 받았는데, 그중 74%가 “연필의 용도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았다.”라고 답했다.

의외의 답변에 흥미를 느낀 파벨은 이 학교 출신인 백화점 사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연필은 글 쓰는 데만 사용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연필은 자 대용으로 쓸 수도 있고, 선물해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 수도 있고, 연극할 때 화장품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연필의 용도는 이처럼 무궁무진하지요. 학교에서는 연필처럼 작고 평범한 우리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파벨이 졸업생을 계속 취재한 결과 그들은 낙천적으로 생활하며, 연필의 용도를 20여 가지 이상 이야기할 수 있었다. 조사를 마친 파벨은 뉴욕 시장에게 보고서를 보냈다.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우수한 면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결점만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면 자신이 지닌 빛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