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묵상글

건강이 2010. 4. 16. 07:30
2010년 4월 16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제1독서 사도행전 5,34-42

그 무렵 34 최고 의회에서 어떤 사람이 일어났다.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율법 교사로서, 가말리엘이라는 바리사이였다. 그는 사도들을 잠깐 밖으로 내보내라고 명령한 뒤, 35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인 여러분, 저 사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잘 생각하십시오. 36 얼마 전에 테우다스가 나서서, 자기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였을 때에 사백 명가량이나 되는 사람이 그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그가 살해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끝장이 났습니다. 37 그 뒤 호적 등록을 할 때에, 갈릴래아 사람 유다가 나서서 백성을 선동하여 자기를 따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게 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버렸습니다.
38 그래서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39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가말리엘의 말에 수긍하고, 40 사도들을 불러들여 매질한 다음,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지시하고서는 놓아주었다. 41 사도들은 그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하며, 최고 의회 앞에서 물러 나왔다.
42 사도들은 날마다 성전에서, 또 이 집 저 집에서 끊임없이 가르치면서 예수님은 메시아시라고 선포하였다.


복음 요한 6,1-5

그때에 1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스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2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라갔다. 그분께서 병자들에게 일으키신 표징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3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앉으셨다. 4 마침 유다인들의 축제인 파스카가 가까운 때였다.
5 예수님께서는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이는 필립보를 시험해 보려고 하신 말씀이다. 그분께서는 당신이 하시려는 일을 이미 잘 알고 계셨다.
7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 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8 그때에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9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0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11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12 그들이 배불리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坍 모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13 그래서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 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疸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14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말하였다. 15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언젠가 월요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이상할 정도로 너무나 한가한 날이었지요. 특별한 약속도 없었고 그래서 하루 종일 사제관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심지어 식사도 귀찮아서 건너뛰면서까지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저녁때가 되니까 배가 너무나 고픈 것입니다.

성당 근처 분식집에 갔습니다. 혼자서 그 분식집에 앉아 먹기에는 너무나 궁상맞은 것 같아서 쫄면, 만두, 김밥을 포장해서 사제관으로 가져왔습니다. 보통 3명이 먹을 분량입니다. 하지만 두 끼를 굶은 상태인지라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세 음식은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이기에 다 먹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이제 사온 것을 펼쳐들고는 무엇을 먼저 먹을까 고민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먹고 싶은 것은 만두였지만, 제일 나중에 먹기로 하고 다른 것부터 먹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맨 마지막에 먹어야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만두는 아직 손도 대지 않았는데, 배가 너무나 부른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입가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두 하나를 입에 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크게 실망했습니다. 가장 기대를 하고 먹은 만두였지만, 배가 불러서인지 너무 맛이 없었거든요.

하긴 예전에 어떤 책에서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이 있으면 맛있는 것을 먼저 먹으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야 최고로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저는 모든 것을 다 먹으려는 욕심 때문에 가장 맛있는 것을 맛있게 먹지 못했던 것입니다.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작은 것을 통해서도 만족할 수 있는 마음에 찾아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 사실을 더욱 더 확실히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따르는 많은 군중들을 배불리 먹이시고 싶으셨지요. 그래서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하고 물으십니다. 그러나 필립보는 합리적인 사고를 즉, 가격을 이야기하며 불가능하다고 답변합니다. 그런데 안드레아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이가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밀지요. 사람들의 수에 비해서 턱 없이 부족한 빵과 물고기를 보고서 저 같으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습니다.

“또 없냐?”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적은 양을 받으시고는 어떻게 하십니까? 적다고 불평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에 나누어주십니다. 그리고 그 결과 그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긴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차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 있어서 많고 적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굳은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함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신 것입니다.

지금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욕심입니까? 믿음입니까?




2010년 4월 16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제1독서 사도행전 5,34-42

그 무렵 34 최고 의회에서 어떤 사람이 일어났다.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율법 교사로서, 가말리엘이라는 바리사이였다. 그는 사도들을 잠깐 밖으로 내보내라고 명령한 뒤, 35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인 여러분, 저 사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잘 생각하십시오. 36 얼마 전에 테우다스가 나서서, 자기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였을 때에 사백 명가량이나 되는 사람이 그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그가 살해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끝장이 났습니다. 37 그 뒤 호적 등록을 할 때에, 갈릴래아 사람 유다가 나서서 백성을 선동하여 자기를 따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게 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버렸습니다.
38 그래서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39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가말리엘의 말에 수긍하고, 40 사도들을 불러들여 매질한 다음,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지시하고서는 놓아주었다. 41 사도들은 그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하며, 최고 의회 앞에서 물러 나왔다.
42 사도들은 날마다 성전에서, 또 이 집 저 집에서 끊임없이 가르치면서 예수님은 메시아시라고 선포하였다.


복음 요한 6,1-5

그때에 1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스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2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라갔다. 그분께서 병자들에게 일으키신 표징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3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앉으셨다. 4 마침 유다인들의 축제인 파스카가 가까운 때였다.
5 예수님께서는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이는 필립보를 시험해 보려고 하신 말씀이다. 그분께서는 당신이 하시려는 일을 이미 잘 알고 계셨다.
7 필립보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 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다.”
8 그때에 제자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9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0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11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12 그들이 배불리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坍 모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13 그래서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 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疸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14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말하였다. 15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언젠가 월요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이상할 정도로 너무나 한가한 날이었지요. 특별한 약속도 없었고 그래서 하루 종일 사제관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심지어 식사도 귀찮아서 건너뛰면서까지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저녁때가 되니까 배가 너무나 고픈 것입니다.

성당 근처 분식집에 갔습니다. 혼자서 그 분식집에 앉아 먹기에는 너무나 궁상맞은 것 같아서 쫄면, 만두, 김밥을 포장해서 사제관으로 가져왔습니다. 보통 3명이 먹을 분량입니다. 하지만 두 끼를 굶은 상태인지라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세 음식은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이기에 다 먹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이제 사온 것을 펼쳐들고는 무엇을 먼저 먹을까 고민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먹고 싶은 것은 만두였지만, 제일 나중에 먹기로 하고 다른 것부터 먹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맨 마지막에 먹어야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만두는 아직 손도 대지 않았는데, 배가 너무나 부른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입가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두 하나를 입에 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크게 실망했습니다. 가장 기대를 하고 먹은 만두였지만, 배가 불러서인지 너무 맛이 없었거든요.

하긴 예전에 어떤 책에서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이 있으면 맛있는 것을 먼저 먹으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야 최고로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저는 모든 것을 다 먹으려는 욕심 때문에 가장 맛있는 것을 맛있게 먹지 못했던 것입니다.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작은 것을 통해서도 만족할 수 있는 마음에 찾아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 사실을 더욱 더 확실히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따르는 많은 군중들을 배불리 먹이시고 싶으셨지요. 그래서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하고 물으십니다. 그러나 필립보는 합리적인 사고를 즉, 가격을 이야기하며 불가능하다고 답변합니다. 그런데 안드레아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이가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밀지요. 사람들의 수에 비해서 턱 없이 부족한 빵과 물고기를 보고서 저 같으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습니다.

“또 없냐?”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적은 양을 받으시고는 어떻게 하십니까? 적다고 불평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에 나누어주십니다. 그리고 그 결과 그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긴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차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 있어서 많고 적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굳은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함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신 것입니다.

지금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욕심입니까? 믿음입니까?




우리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믿겠다고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뉴먼 추기경).



아버지께 대한 믿음('좋은생각' 중에서)

1983년 겨울, 아버지와 스키여행을 떠난 한 소년이 산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놓쳐 혼자 남게 되었다. 아버지는 케이블카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아들이 탄 줄 알고 찾아보지 않았다. 마을에 도착해서야 아버지는 아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부랴부랴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해는 이미 저물어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마을에 무전을 보내 구조대를 요청했다. 90명 이상의 사람들이 소년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구조대원의 손과 발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 잡듯이 산 구석구석을 전등으로 비춰가며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시간이 점점 흐르는데 소년을 찾지 못하자 소년의 가족들과 구조대원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뿌옇게 동쪽하늘이 밝아왔다. 소년이 얼어 죽었을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구조대원의 머리를 스쳤다. 날이 완전히 밝아서야 헬기 두 대가 수색을 지원했다. 헬기는 15분 만에 눈 위에 난 스키자국을 발견했고 그 자국을 따라 가보니 나무 밑에서 웅크리고 있는 소년이 발견되었다. 무전으로 소년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그 즉시 응급차와 의사들을 대기시켰다. 헬기가 산등성이에서 소년을 태우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소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바로 걸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모든 것이 얼어붙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 어린 소년이 어떻게 하루 밤을 무사하게 지낼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버지의 품에 뛰어간 소년이 그간의 일을 똑똑하게 얘기했다.

"저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아버지는 그전에 제게 말씀하셨어요. 산에서 길을 잃으면 나무에 바싹 붙어 나무 가지들로 자기 몸을 덮으라고요. 그러면 한층 덜 추우니까 견디기 쉽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버지를 믿었을 뿐이에요."

위험 속에서 살아난 소년이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을 때 우리의 가슴에 묘한 감격이 밀려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게는 아버지란 존재가 하느님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기에...



아버지께 대한 믿음('좋은생각' 중에서)

1983년 겨울, 아버지와 스키여행을 떠난 한 소년이 산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놓쳐 혼자 남게 되었다. 아버지는 케이블카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아들이 탄 줄 알고 찾아보지 않았다. 마을에 도착해서야 아버지는 아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부랴부랴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해는 이미 저물어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마을에 무전을 보내 구조대를 요청했다. 90명 이상의 사람들이 소년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구조대원의 손과 발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 잡듯이 산 구석구석을 전등으로 비춰가며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시간이 점점 흐르는데 소년을 찾지 못하자 소년의 가족들과 구조대원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뿌옇게 동쪽하늘이 밝아왔다. 소년이 얼어 죽었을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구조대원의 머리를 스쳤다. 날이 완전히 밝아서야 헬기 두 대가 수색을 지원했다. 헬기는 15분 만에 눈 위에 난 스키자국을 발견했고 그 자국을 따라 가보니 나무 밑에서 웅크리고 있는 소년이 발견되었다. 무전으로 소년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그 즉시 응급차와 의사들을 대기시켰다. 헬기가 산등성이에서 소년을 태우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소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바로 걸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모든 것이 얼어붙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 어린 소년이 어떻게 하루 밤을 무사하게 지낼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버지의 품에 뛰어간 소년이 그간의 일을 똑똑하게 얘기했다.

"저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아버지는 그전에 제게 말씀하셨어요. 산에서 길을 잃으면 나무에 바싹 붙어 나무 가지들로 자기 몸을 덮으라고요. 그러면 한층 덜 추우니까 견디기 쉽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버지를 믿었을 뿐이에요."

위험 속에서 살아난 소년이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을 때 우리의 가슴에 묘한 감격이 밀려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게는 아버지란 존재가 하느님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