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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15. 12. 13. 11:00

KTX 여승무원 근로자로 불인정·진보당 해산 ‘올해 최악의 판결’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ㆍ민변 선정 ‘2015 디딤돌·걸림돌 판결’
ㆍ“불법 파견에 면죄부…정치 자유의 어두운 민낯 공개”

KTX 여승무원들의 근로자지위확인 패소 판결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올해 최악의 판결로 선정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015 올해의 디딤돌·걸림돌 판결’ 선정위원회를 열고 KTX 여승무원들의 근로자지위확인 기각 등 2건을 올해 사회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 ‘걸림돌’ 판결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선정위원회는 당초 한 건만을 선정하려 했으나, 두 건 모두를 최악의 판결로 기록에 남기자는 의견이 많아 이같이 선정했다.

KTX 여승무원들의 상고심 재판은 지난 2월에 있었다. 철도공사 자회사인 ‘철도유통’ 소속 KTX 여승무원 34명은 “한국철도공사의 근로자임을 확인해달라”고 소송을 냈고 2심까지 승소했다.

“돌아가리라” 지난달 2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이 7년여 동안 벌였던 법정 공방에서 최종 패소한 뒤 법정 밖으로 나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왼쪽)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은 “법으로는 끝났지만 현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이들과 철도유통 사이의 업무 위탁이 ‘위장도급’이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여승무원 한 명은 재판결과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선정위는 “이 판결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접고용의 문제를 더욱 확산시키고 불법적 파견에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지난해 12월 선고됐다.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8명은 “진보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 등을 벌였다”며 “헌법상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정당해산의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 진보당의 강령에 숨은 목적이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은 소수의견이었다. 선정위는 판결에 대해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자유와 다원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되살리리라” 지난해 12월2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결정을 비판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선정위는 올해 최고의 판결은 선정하지 않았다. 2013년에 이어 3년째다. 선정위는 “일부 하급심 판결을 중심으로 최고의 디딤돌 판결을 선정하자는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하급심에서 의미있는 판결을 내려도 최고법원에서 이런 판결을 폐기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 선정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민변은 2010년부터 ‘올해의 디딤돌·걸림돌 판결’을 선정해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선고된 판결들을 대상으로 각각 10건씩 선정했다. 선정위에는 민변의 이상호 변호사(위원장), 서강대 이호중·임지봉 교수, 서울시립대 신권철 교수, 새사회연대 신수경 공동대표, 참여연대 박근용 협동사무처장, 민변 조영선 사무총장과 최용근 사무차장, 경향신문 박용하 기자가 참여했다